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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으로 리더십, 학습, 봉사까지 OK!

성균관대 수시 리더십전형 합격생 인터뷰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키운 꿈

성균관대 공대에서는 1학년 때는 ‘창의적 공학설계, 일반물리학실험’과 같은 교양기초 과목을 배우고 2학기 성적이 나오면 전공을 확실히 정한 후 2학년 때부터 전공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학계열인 재훈 군은 현재 기계공학 전공을 희망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공학을 꿈꿨다. 발명가가 되고 싶은 꿈 때문이다.

“발명 연구를 하고 싶어요. 제 좌우명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자’거든요.”

어렸을 때 본 다큐멘터리가 시작이었다. 우연히 본 해외 다큐멘터리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미래 운송 수단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재훈 군은 이를 눈여겨봤다.

“그런 운송수단이 상용화되면 사람들의 생활이 더 편해지잖아요. 저도 저렇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걸 만들고 싶어졌어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만들기를 워낙 좋아하고 잘했거든요.”

나무젓가락과 종이로 만들고 붙이는 수준이었지만 만들기가 재밌었다.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발명’이라는 생각에서 이 길을 택했다. 손 군은 사람들의 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동 및 운송 수단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자전거보다는 휴대하기 편하고, 파워슈트(동력형 외골격)처럼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이동·운송 수단을 만들고 싶어요. 택배 아저씨나 일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공학을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손 군은 대학에서도 발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리더십 전형은 학생회장 전형이 아니다


손재훈 군은 리더십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다(성균관대는 기존의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 전형,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자기추천 전형을 2013학년도부터 ‘성균인재 전형’으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흔히 리더십 전형으로 합격했다고 하면 전교회장을 했거나 고교 3년 동안 반장을 도맡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학급부반장, 2학년 때는 학급반장, 3학년 때는 반장이나 부반장을 하지 않았다. 대신 수학동아리장을 했다. 이 속에 그의 리더십이 드러났다. 권영신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회장이나 이런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리더의 자질이 학교생활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재훈 군도 그런 경우다.

동아리를 이끄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물론 “집단의 대표가 쉬운 게 아니더라”는 그의 말처럼 어려울 때도 있었다.

“점심, 저녁,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수시로 모였어요. 선생님이 과제를 많이 주셨어요. 수학 관련 칼럼이나 주제를 주시면 저희는 그것을 읽고 알아낸 것과 알고 싶은 것을 더 조사해서 쓰고 보고서를 만들었죠. 선생님이 과제를 내면 과제를 걷는 등의 관리는 제가 하거든요. 친구들에게 과제를 내라고 독촉하면 기분 나빠하는 친구도 있어요. 선생님과 친구 사이에 끼어서 곤란한 때가 있죠. 저마저 화를 낼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친구가 기분 나쁘지 않게 다독이고 숙제를 받아내요.”

이렇게 중재를 하다보니 리더에 대한 재훈 군만의 생각이 생겼다.

“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게 제 철학(?)이죠. 친구와 저 사이에도 숙제를 걷는 공적인 일과 사적인 우정이 있잖아요. 기분이 나빠도 동
아리장으로서 할 건 해야하니깐 잘못된 건 정확히 말하죠. 물론 좋게 말하죠(웃음). 그리고 나중에 따로 만나서 풀고 그렇게 했어요.”



수학동아리는 종합선물세트

수학동아리 활동은 손 군에게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였다. 그의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준 장이기도 했지만 학습면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게다가 봉사활동도 이 동아리를 통해서 했고 3년 동안 손 군을 지도한 동아리 선생님이 교사추천서도 써 주셨으니 가히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보고서를 하도 많이 써서 대학에서 과제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경시대회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있다 보니 어려운 경시대회 문제도 친구들과 함께 풀었다.

“기출문제를 구해서 열심히 풀고 친구들끼리 모여요.

어려운 문제를 푼 아이가 칠판에 풀이를 써 가면서 설명하면 서로 자극도 되고 참 좋았어요. 게다가 선생님이 과제로 주신 주제들은 생각할 거리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1+1은 왜 2인가’같은 것은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죠.”

어려운 경시대회 문제를 대할 때마다 곰곰이 생각하고 푸는 것이 재밌었다는 손 군은 이렇게 공부해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한 것이 아니다. 물리도 좋아해 3학년 때는 시교육청 주최 과학경시대회 물리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동아리에서 수학 체험전에 갔을 때 ‘정폭도형(폭이 일정한 도형)’을 접했다. 집에 돌아온 후 정폭도형에 대해 조사를 했다. 정폭도형을 그리는 방법 중 정삼각형, 정사각형을 그리는 법은 있는데 일반 삼각형을 그리는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컴퍼스를 들고 연구를 시작했다.

“자료를 찾고 직접 그려보고 하면서 결국 방법을 찾았어요. 이걸 강당에서 학생들 앞에서 발표했죠. 정말 뿌듯했어요. 그 뿌듯함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정폭도형 탐구인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자신 있고 자랑스럽게 열정을 보여줄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폭도형에 대한 발표 자료는 우수성 입증자료로도 제출했다. 정폭도형은 교과과정에는 없는 것이지만 논술 문제로는 기출된 적이 있다.

인근 지역 중학생들을 모아서 수학문제 풀이를 가르쳐 주는 학습 봉사도 했다. 중학생들에게 쉽게 설명을 해주려고 고민하다보니 수학 기초도 튼튼해지고 더 정확하게 내용을 알 수 있어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 수학동아리지만 학교에서 전일제를 하는 날에는 근처 노인정에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벗이 되는 봉사도 했다.

수업시간 집중이 답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학원을 다녔고 입학 후에도 한 달 더 학원을 다녔지만 이후에는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내신평균 1.7등급이라는 높은 성적을 유지했다.

“학원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었어요. 혼자 공부하는 능력도 길러야 하고 또 혼자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예 다니지 않았죠.”

흔히 ‘예습·복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의외로 손 군은 “예·복습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예습은 몰라도 복습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유명한 학자들도 논문을 내는 판국에 무슨 말인가 하고 보니, 안 한 건 아니다.

“수업시간에 정말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어요. 필기도 열심히 하고요. 거창한 복습은 아니고 물리 같은 과목은 재밌어서 책을 다시 보고 수업시간에 풀지 않은 문제를 혼자 풀었죠. 질문도 많이 한 편이고요. 간혹 수업 시간에 다른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별로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하더라고요. 문제는 선생님이 내잖아요.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으면 시험칠 때 떠오르는 것도 있어요.”

그는 철저하게 내신 준비는 교과서와 부교재에 집중했다. 그리고 문제를 풀 때는 “맞은 문제도 다시 봐야한다”

는 말을 했다. “맞은 문제라도 풀이 방법이 다를 수 있으니 답지와 제 풀이를 비교하고 나은 걸 선택하죠. 풀이 순서를 다르게 해서 풀이시간도 줄였어요.”

성균관대로 가는 길

많은 활동을 했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려니 막상 뭘 써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솔직하게 쓰면 된다는데 뭐가 솔직한지 모르겠더라”는 손 군의 이야기에 많은 수험생이 공감할것이다. 손 군이 찾은 방법은 이렇다. 일단 활동하면서 써둔 보고서의 제목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 놓고 그 중에 뭔가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을 생각한 후 자기소개서의 질문과 연결해 썼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 혼난 이야기도 솔직히 썼다. 이를 통해 인성교육을 확실하게 받았다는 걸 드러냈다고 한다. 추천서는 3년 동안 손 군을 지도한 수학동아리 담당 선생님께서 써주셨다.

평소 잘 떨지 않는 손 군이지만, 면접 때는 떨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 표가 나지 않았는지 면접실 조교는 그에게 “떨지도 않고 면접 침착하게 잘하겠네”라고 했단다. 면접관은 해당 전형 공통 질문을 한 후, 한 분은 생활기록부, 제출 자료에 대한 질문을, 다른 한 분은 리더십에 관한 질문을 했다. 총 7분 정도 걸린 면접이었다.

“공통 질문은 ‘리더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였어요. 저는 둘 중 하나에 편중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어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죠.”

기자가 성균관대에서 손 군을 만났을 때는 학교 방학기간이었다. 계절학기를 듣는 것도 아닌데, 부모님이 계신 부산에 가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동아리 작업실이 공간도 넓고 도구도 많아서 뭔가 재밌는 것을 만들어볼 생각에 학교에 남았다”고 한다. 정말 그의 손 끝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뭔가 재밌는 것’이 나올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201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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