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은 유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칼 슈바르츠 박사는 ‘사이언스’ 6월 20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어렸을 때 내향적이고 수줍음을 타던 사람이 자라면서 이를 극복했더라도 내향성을 보여주는 뇌의 감정중추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슈바르츠 박사는 두살 때 내향성 판정을 받은 13명과 외향성 판정이 내려졌던 9명 등 20대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 뇌 감정중추의 편도체 반응을 테스트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뇌 속의 감정중추에는 편도체들이 많이 분포돼 있는데, 이 중 특정 편도체들이 수줍음과 내향적인 성격 등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대상 중 두살 때 내향성을 보인 사람 13명은 나중에 불안장애를 일으킨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춘기가 되면서 내성적인 태도를 극복했다. 즉 실험 대상은 현재 수줍음을 타지 않는 외향적인 사람들이었다.
슈바르츠 박사는 성인이 된 이들에게 인물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어떤 때는 같은 인물을, 다른 때는 새로운 인물사진을 사이사이에 섞어 보여주면서 편도체의 반응을 살폈다.
새로운 인물사진이 제시될 때마다 실험대상 모두에게서 편도체의 반응이 나타났지만 어렸을 때 내향적이었던 사람들은 유독 과잉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더라도 수줍음을 관장하는 유전자는 계속 남아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슈바르츠 박사는“수줍음의 생물학적 원인을 찾아내면 수줍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