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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도 오르는 즐거운 동아리

⑦ 부산 용인고 Y - cuss


“부산 용인고 동아리를 소개해요!”

반가운 e메일이 편집부로 도착했다. 과학중점학교인 용인고는 다양한 과학 수학동아리가 있는데 이들 동아리를 소개하고 싶다는 과학동아 열혈독자 김무열 학생의 e메일이었다. 무열 학생은 Y-cuss라는 동아리를 추천했다. 그런데 무열 학생은 Y-cuss 동아리원이 아니었다. ‘어떤 동아리기에 이렇게 소개하고 싶을까’ 하고 알아보니 작년과 올해 좋은 학교 박람회 체험마당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부산 과학축전에도 해마다 참가하는 등 엄청난 활동력을 갖고 있는 동아리였다. 올해 5월에는 부산YMCA와 부산시교육청이 주최한 ‘제12회 아름다운 학교 공동체 시상식’에서 ‘즐거운 동아리’상을 받았다.

활발한 과학동아리, 시작은 Y-cuss

시작은 단촐했다. 올해 졸업한 5명의 학생이 고교 2학년이던 2010년, 점심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실험을 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자연스레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이름도 ‘왜(Why) 그런지 논해보자(discuss)를 줄여 만든 Y-cuss’로 정했다. 지금도 후배들이 점심, 저녁시간이면 실험실에 모여 실험을 하고 그 원리를 함께 공부한다. 지도교사인 박주희 선생님(담당과목 화학)은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니, 스스로 활동하고 후배들에게도 길을 알려주더라”며 “덕분에 선후배 사이, 학생과 교사 사이에 믿음이 두텁다”고 자랑했다. 선생님의 도움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활동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느끼는 책임감이 크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들이 일궈낸 성과에 대한 만족감도 크고 자부심도 가진다. 이런 자부심을 원동력으로 각종 과학축전에 참여했다. 부산과학축전에는 2011년 닌히드린 반응을 이용한 지문 검출, 2012년 태양 에너지 미니 자동차 만들기를 했다. 반응도 선풍적이었다. 넉넉히 준비한 미니 자동차의 수량이 다 떨어져 우는 아이가 생겼을 정도였다. 뿐만아니라 은거울 반응 실험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유해물질 알데히드 대신 사용할 물질을 찾는 탐구활동을 토대로 2011년 좋은 학교 박람회에서 은거울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2학년 최야곱 학생은 “은거울 만들기 행사 2시간을 위해 일주일 동안 준비했다. 시험기간과 맞물려서 처음엔 다들 당황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2시간 동안 100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갔고 쉬는 시간마저 포기하고 진행한 결과 실수도 거의 하지 않았고 보람도 컸다. 학생들의 눈부신 성과 뒤에는 늘 ‘격이 있는 친구’ 같은 모습의 박주희 선생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Y-cuss 활동을 시작으로 용인고에는 YPF(물리), Y-Bio(생물), Y-Zodiac(천체관측), YSN(과학신문) 등 과학 학습 동아리가 만들어져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다른 이를 돕는 간호학을 공부하고 싶은 김무열 학생은 바로 YPF 소속이다).



“공부를 시험 기간에만 하나요?”


공부시간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성취도는 공부한 시간만으로 가늠할 수 없다. 2학년 최호영 학생은 오히려 “그런 우려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화학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꿈도 갖게 됐다. 이승규 학생도 마찬가지다. “시험 일정과 행사가 겹칠 때도 있지만 공부는 시험 때만 하는 게 아니니까요. 평소에 더 열심히 하면 돼요. 화학 실험은 정량을 딱 맞추지 않으면 실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그러니 꼼꼼해지더라고요. 자연히 생활습관도 좋아져서 공부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박주희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을 대견하다고 했다. “외부 행사활동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교사가 자리는 마련하지만 실제 운영하는 것은 학생이니까요. 행사를 마치고 나면 훌쩍 자라있죠. ‘내가 만들어 가는 동아리, 내가 아는 것을 나눌 수 있는 활동’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소위 잘나가는 동아리가 된 지금도 학생들은 자만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김승원 학생은 “동아리 활동은 나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나를 조금 낮추고 다른 사람과 함께 협력해 일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최야곱 학생은 평소 관심 있었던 화학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앞으로는 더 많은 친구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2학년인 3기 학생들은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볼 수 있도록 새로운 화학Ⅰ교과서의 실험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다. 각종 과학축전에도 참여해 과학이 생소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과학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일종의 학습봉사인 셈이다. 왜(Why) Y-cuss의 미래가 앞으로도 밝은지 논하자면(discuss), 순수한 열정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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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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