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룬드대의 댄 에릭 닐슨 연구팀이 3월 15일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천적인 향유고래를 피해 살아남기 위해 ‘왕눈이’로 진화했다.
어둡고 깊은 바다에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려면 눈이 커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닐슨은 “물의 광학적 특성 때문에 물체와의 거리를 인식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눈이 크다고 시력이 더 좋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로 수심에 따라 눈의 크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어둡고 깊은 바다에서 다가오는 향유고래를 보려면 고래가 움직일 때 주변에 작은 유기물이 교란되면서 나는 빛을 보면 된다. 연구 결과 농구공 크기의 눈은 120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래가 만든 반짝임도 볼 수 있었다. 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하면 선사시대 어룡의 큰 눈도 진화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