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주지 않고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는 어항’.
조나단 위너의 책‘100년 후 그리고 인간의 선택’에 소개된 에코스피어는 밀봉된 유리구 안에서 생태계가 자가 순환되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외부와 격리된 생태계가 유지되는 방법을 연구했다. 애리조나 주의 하모니 부부가 NASA의 연구 결과를 상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에코스피어다.
먼저 속이 빈 유리구 안에 지구에 해당하는 인공 바닷물과 자갈, 조개껍데기를 넣는다. 그리고 해조류와 새우 3~4마리, 미생물을 넣어주는데 이것은 지구의 생물권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유리구 입구를 녹여서 막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에코스피어는 완벽한 밀봉상태가 된다.
새우는 해조류를 먹고 살며, 새우의 노폐물은 자갈에서 번식하는 미생물이 분해한다. 분해된 새우의 노폐물은 해조류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된다. 해조류는 새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물 속에 산소를 공급한다. 즉 에코스피어 속의 생태계는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먹이를 주지 않고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새우가 살 수 있다.
그러나 빛을 일정한 주기로 쬐어주어야 한다. 해조류와 미생물은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직사광선은 해조류가 빨리 성장하도록 해 물의 산성도가 높아질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실내등을 이용해야 한다. 적조현상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생존조건을 잘 맞춰주었을 때 새우의 평균수명은 2~5년이다.
예술과 과학이 조합된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에코스피어는 미국과 유럽에서 선물용, 인테리어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먹이사슬과 에너지의 생산, 분해 등 생태계 순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에코스피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소중한 이유를 이 작은 유리구 안에서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