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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모리대 생물학과의 토드 쉬렌키시 교수팀은 초파리 애벌레가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효모나 다른 곰팡이가 발효시킨 과일에서 나온 알코올을 먹는 것이다.

초파리 애벌레가 이렇게 술을 마시는 이유는 자기 몸속 기생충을 죽이기 위해서다. 말벌은 초파리 애벌레 속에 알을 낳는데, 말벌의 유충이 알에서 깨면 초파리 애벌레를 안에서부터 파먹고 밖으로 나온다. 쉬렌키시 박사팀이 여러 초파리 애벌레를 관찰한 결과, 몸속에 말벌의 유충이 들어 있는 초파리가 주로 알코올을 찾는 것을 확인했다. 초파리는 알코올을 기생충 약으로 쓰는 것이다.

실제로 말벌은 알코올 위에 앉아 있는 초파리 애벌레에는 알을 덜 낳는다. 이미 초파리 애벌레 몸속에서 부화한 말벌의 유충도 알코올이 있으면 살지 못한다.

쉬렌키시 박사팀은 술을 먹은 초파리 애벌레를 해부해 그 안에서 말벌의 유충이 죽어 있는 것을 직접 관찰했다. 이어 초파리 애벌레의 면역 세포가 이 유충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의 독성 때문에 말벌의 유충이 죽는다는 것도 밝혔다.
초파리 애벌레는 알코올에 내성을 가지도록 진화했지만 높은 도수의 알코올은 초파리에게도 위험하다. 초파리가 마실 수 있는 술의 도수는 최대 4%. 간혹 4% 이상인 술을 먹으면, 초파리 애벌레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까지 올라간다. 숙취를 겪는 것이다. 쉬렌키쉬 박사팀은 초파리 애벌레가 마치 ‘숙취로 고생할 것인가, 기생충 때문에 죽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 2월 16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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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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