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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에 대한 열망을 보여라

포스텍 수시 일반전형 합격생 인터뷰



“저 ‘포스텍 빠’였어요.”

포스텍 생명과학과 11학번 김다솔 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포스텍 빠’로 불렸다. 동방신기 빠도 아니고 슈퍼주니어 빠도 아닌 ‘포스텍 빠’. 그만큼 다솔 양에게 포스텍은 간절한 목표였다. 그래서 포스텍에 대해 혼자 많은 조사를 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포스텍 주소를 외우고 있었다”며 “조사를 하면 할수록 더욱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한다. 포스텍의 무엇이 그렇게 좋았냐고 물으니 다양한 장학금 혜택과 넓은 유학기회를 꼽는다.

“입학하면 모든 학생이 대통령과학장학금, 국가장학금, 보훈장학금, 지곡장학금 등을 받아요. 모두 8학기 동안 등록금을 받으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등록금 걱정이 없어요. 게다가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서 제가 하고 싶은 생명과학 연구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연구환경이나 학습환경이 좋은 최고의 학교이면서 학비 걱정도 없으니 이미 졸업한 지 오래된 기자에게도 매력적인 학교로 보였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생명과학도를 꿈꾸다

처음부터 포스텍 입학이 다솔 양의 목표는 아니었다. 그저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 사촌동생이 안암에 걸렸어요.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시력을 잃었죠. 그래서 병으로 힘든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유전공학 연구원을 꿈꾸게 됐어요.”

환자와 일대일로 진료하고 병을 치료하는 의사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생명공학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포스텍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목표로 삼았다. 그렇지만 포스텍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만만한 학교는 아니다. 다솔 양은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이 전교 50등 정도였다. 물론 수학, 과학은 1등급을 유지했지만 다른 과목은 2등급이 많았고 3등급도 있었다. ‘포스텍이 목표다’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일단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자 생각하고 공부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고 공부를 하면 오히려 성적이 더 안 나오는 스타일이라 즐겁게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거실의 TV를 치우고 서재를 꾸밀 정도로 학구열이 뜨거운 가족 분위기도 한몫 했다. 결국 2~3학년 때는 내신 평균 1.2등급의 최상위권에 올랐다. “포스텍은 내신점수도 중요하지만 성적이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밤에 잘 자기 위해 학교에서는 절대 잠을 자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도 바로 앞시간 수업을 복습했다. 교실이 시끄러울 때는 좋아하는 수학문제를 풀었다. 좋아하는 과목이라 집중이 잘 돼서 시끄러워도 할 수 있었다.

스펙의 화려함과 능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다솔 양이 가장 많이 한 이야기가 “이 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다. 지방에 살다 보니 수도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과학체험활동 기회와 정보가 부족했다. 소위 말하는 ‘스펙’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교외상은 하나도 없고 교내 수학경시대회에 참여한 것이 전부다. 과학은 흔한 학원도 한번 다녀본 적이 없다. 과외는 물론 받지 않았다.

“일반고에서 포스텍에 오려면 내신이 좋아야 가능성이 높아요. 입학사정관제 설명회에 가서 들어 봐도 정말 국가 대표로 올림피아드에 나갈 정도가 아니면 상이 그렇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희망진로와 크게 관계없는 잡다한 상은 오히려 마이너스일 수도 있대요.”

대신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학년 때는 학교 추천으로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수리논술교육도 받았다. 수리논술 수업을 듣고 토론도 했던 경험이 면접에도 도움이 됐다. 관심분야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다. 도서관에 가면 생명과학 관련 서적이 있는 코너에 가서 쉬운 것부터 어려운 유전공학 책까지 모두 섭렵했다.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열심히 해서 뭔가 성취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넷에 포스텍 입학정보 카페를 들어가보면 다들 이것저것 스펙이 화려해서 많이 겁을 먹었죠. 하지만 입학하고 보니 스펙이 그 사람의 능력을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입학사정관제 설명회는 다 간다

“공부가 너무 재밌어서 공부가 적성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다솔 양은 열정적으로 공부했다. 자신감이 생겼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포스텍을 목표로 잡았다. 그래도 포스텍의 생명과학과는 경쟁률이 높아서 불안했다. 결국 무학과로 지원해서 합격후 생명과학과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에는 입학사정관의 조언이 큰 몫을 했다.

다솔 양은 3학년 때 포스텍 입학사정관제 설명회를 다 찾아다녔다. 입학설명이 끝나고 나서 질의응답시간에 질문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입학사정관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교대나 한의대에 가길 원하셨던 다솔 양의 부모님도 다솔양의 부탁으로 설명회에 갔다가 포스텍에 반했다.

“3학년 1학기 성적표까지 다 뽑아갔어요. 그리고 이 성적이면 생명과학과와 무(無)학과 중에 어디가 합격 가능성이 높은지 물었죠. 그 때 사정관이 무학과로 전략 지원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했어요.”

성적표에는 성적이 등급으로 나와 있었는데 입학사정관은 표준점수가 중요하다며 표준점수와 학교 평균 점수를 물어봤다고 한다. 궁금한 것은 직접 입학사정관제 설명회를 통해 사정관에게 물어 보는 것이 좋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11학번 김다솔 양.]

문을 열어라, 포스텍!

한 달 전부터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자기소개서를 준비했다. 여러 질문 중에 “성격의 장단점을 쓰는 문제가 가장 까다로웠다”고 한다. 다솔 양이 쓴 단점은 ‘게으름’이다. 그냥 솔직하게 썼다. 게으르다고 쓴 것은 단점을 알고 있으니 고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점을 쓰는 걸로 끝나면 안 된다. 대신 그 뒤에 “포스텍은 많은 과제량과 공부량 때문에 게으를 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학교가 원하는 것에 맞춰 역량을 다 발휘하기 위해 게으른 것을 고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솔 양은 “1단계 서류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진심을 담아서 쓰면 신기하게도 읽는 사람도 진심을 느끼더라”고 강조했다.

2단계 잠재력 평가 면접과 수학·과학 심층면접 중, 잠재력평가 면접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분 좋게 받고 나온다. 교수들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잠재력평가 면접은 학생부 확인 차원의 질문이었다. 수학·과학 심층면접은 미리 준비했다. 학교 자습시간에 복도에 나가서 문제를 풀고 혼자 중얼중얼 면접하듯이 설명하면서 준비했다. GIST를 준비했던 친구와 함께 빈 교실에서 모의면접도 했다. 시험 당일, 수학 문제는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제대로 배웠다면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모의고사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다솔 양은 긴장한 탓에 계산 실수를 했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차근차근 풀었다. 교수님에 따라서는 틀리게 풀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지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생물은 면제 받았다.




포스텍에서의 사계절

다솔 양은 고등학교에서 화학Ⅰ, 생물Ⅰ, 지구과학Ⅰ 그리고 생물Ⅱ만 배웠다. 그래서 입학 후 수업을 들을 때 고생을 좀 했다. “포스텍은 공대예요. 수능 선택과목에 상관없이 대학에서의 공부를 생각해서라도 과학Ⅰ·Ⅱ과목은 모두 듣는 게 좋아요.” 포스텍은 1월 경에 열리는 입학 전 교육 프로그램 ‘레미디 과정(Remedy Course)’이 있다. 일반화학입문과 수학을 들을 수 있다. 화학Ⅱ를 배우지 않은 학생은 의무적으로 레미디 과정의 화학과목을 들어야 한다.

다솔 양은 1학년 내내 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신청하면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선배를 멘토로 연결해 준다. 선배들이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이해도 잘 되고 더 편하게 질문할 수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공부량이 만만치 않다. 일주일에 한번씩 물리, 수학 등 각 과목의 퀴즈를 본다. 수업이 빡빡한만큼 과제도 많다. 하지만 생명과학을 공부하기 위한 기초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이제 3, 4학년이 되면 다솔 양은 연구실에서 연구에 참여할 것이다. 언젠가 꿈의 항암제를 개발할 다솔 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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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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