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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연구, 즐거운 성취감!

① 부산 구덕고 Art Science반


‘Do! 과학동아’ 독자라면 ‘도전! 자기주도적 창의연구활동’이라는 코너명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 코너를 연재하신 장운태 선생님이 바로 오늘 찾아간 부산 구덕고 아트 사이언스반의 지도 선생님이다.

“탐구활동은 과정이 중요합니다. 과정을 알면 학생들끼리도 스스로 탐구소재를 찾고 활동할 수 있어요.”

장운태 선생님의 탐구활동 지도방법은 특별하다. 학생들이 활동을 하는 중간에는 절대로 끼어들지 않고 학생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도록 옆에서 지켜본다.

“실험을 할 때 교사는 조원이 될 수도, 조장이 될 수도, 방관자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실험 할 때 교사가 조원이나 조장이 되면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고 교사에게 의존해 버리죠. 그러면 학생들은 연구 과정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기회도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탐구활동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의 실험보고서에 예외없이 선생님의 빨간펜이 날아든다. 지적받은 내용을 반영해 다시 실험을 하고 보고서를 쓰다 보면 처음에는 2장 남짓이었던 보고서는 어느새 2장을 훌쩍 넘겨 알차고 수준 높은 보고서가 된다.
교내 창의력 산출물 대회를 휩쓸다

아트 사이언스반 학생들은 교내 창의력 산출물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대상에서 장려상까지 그들의 날이었다. 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배진호, 양정호, 김상현 학생의 조는 ‘빛이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해서 상을 받았다. 시작은 엉뚱했다. “PC방에서 컴퓨터를 하면 집에서 할 때보다 눈이 덜 피곤하거든요. 그런데 모니터 앞 조명이 거의 파란색이었어요. 빛의 색과 눈 건강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을 것 같았어요.”

친구들과 의논 끝에 심리와 빛의 색의 관계를 알아보기로 했다. 상현 학생은 “조도계를 잡고 한 자세로 오래 있으니 허리가 아파왔지만 결과가 나왔을 때는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덕분에 실험 외에 공부를 할 때도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몇 학년 수준의 보고서일까?”


장려상을 받은 김대호, 고충훈, 문찬웅 학생 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컴퓨터 구성 부품의 기능’을 연구했다. 학생들은 컴퓨터의 부품을 하나씩 빼고 작동시켜 보는 방법으로 실험을 했다. 첫 보고서를 본 선생님은 “몇 학년 수준의 보고서인 것 같냐”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품을 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수준의 보고서였던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라는 자체 평가가 내려졌다. 이 때 선생님이 컴퓨터를 인체에 비유하고 부품을 장기에 비유해서 보고서를 써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실험은 중학교 1학년 수준. 그렇게 몇 번의 실험을 반복한 끝에 드디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보고서를 쓸 수 있었다.



즐거운 연구활동, 재밌는 에피소드

공성덕, 김민찬, 손은우 학생 조는 ‘pH농도에 따른 탄소분필 용해 과정’을 연구했다. 음식물 쓰레기 중 생선뼈를 녹여서 없애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런데 실험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콜라, 식초 등 여러 용액을 적정한 농도로 희석해 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 청소당번이 플라스크에 물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를 알 리 없는 학생들이 다시 실험을 하니 결과가 제대로 나올 턱이 없었다. 결국 그 실험은 실패했고 나중에 원인을 알았을 때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트 사이언스반이 헬스장이 된 적도 있었다. ‘눈에 보이는 색에 따른 신체 변화’를 연구한 하안상, 이민찬, 고기선 학생 조는 축구 우승팀 중 유니폼이 붉은 색인 팀이 많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실험 대상이 특정한 색을 보게 하고 자체 제작한 악력 측정기로 힘을 측정했다. 혈기 왕성한 10대 청소년인 만큼 이 실험은 자연스럽게 힘 겨루기 대결이 됐다.

우리는 도전한다


아트 사이언스반 학생들은 처음 들어오면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활동을 쓴다. 그리고 친구들과 의논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1년간 연구한다. 연구활동에 필요한 물품은 학생들이 직접 실험 물품 요구서를 작성해서 선생님께 요청한다. 전과정에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셈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요소다.

물론 비행기를 연구한 백주엽, 김태경, 최준희 학생의 조처럼 처음에 의견이 달라 주제를 정하는 데 힘들었던 조도 있다. 하지만 막상 실험을 시작한 후에는 모두 열성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정기고사가 끝난 마지막 날에도 저녁 8시까지 실험하고 집에 갈 정도였다. 학생들은 연구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의 주인이 된다. 그러니 성취감도 훨씬 크게 느낀다. 시험점수를 잘 받는 것도 성취감이 크지만, 과학보고서라는 눈에 보이는 창조물을 만든 성취감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의 주제와 맥락을 갖고 활동을 이어가는 프로젝트 학습이다. 입학사정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이다. 열정적인 아트 사이언스반의 멋진 미래를 기대한다.


[조도계와 컴퓨터를 이용해 빛 과 심리를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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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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