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전형이 1월 16일에 실시된다. 서울대는 논술 비중이 작년과 같은데다 올해는 쉬운 수능으로 고득점자가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논술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다.
2012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전형은 1단계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순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수능, 논술을 반영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작년에 비해 교과 반영비율이 40%에서 30%로 줄어들고, 수능 반영비율은 20%에서 30%로 늘어났다. 정시에서 내신의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논술 반영비율은 변함없이 30%이다. 특히 올해에는 쉬운 수능으로 점수가 비슷비슷한 상위권 학생이 많이 지원하므로 결국 논술이 당락을 가를 것이다.
과목통합형 논술에 익숙해지자
단순히 답만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 분석, 구성능력과 통합적 추론 능력, 창의력,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알아보려는 것이 서울대 논술 시험이다.
특히 자연계열에서는 수리적, 과학적 사고력을 통합적으로 묻는 문항이 주로 출제된다. 학생들이 서울대 논술을 특히 어려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려대 등에서 출제되는 ‘과목형’ 논술유형은 익숙해서 쉽게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과목통합형’ 논술유형은 많이 접하지 못해 더 어렵게 느낀다. 교과를 넘나드는 소재가 나올 때는 추론으로 답을 얻을 수 있는 장치가 문제에 주어진다. 기출문제를 충분히 풀어서 이런 유형에 익숙해지자.
배경지식이 논술 답안의 질 결정
배경지식의 수준에 따라 논술 답안의 질이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일반물리, 일반화학 등을 배우기 위해 사교육에 기대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대는 사교육비 경감 차원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초한 소재와 제시문을 출제한다고 밝혔다. 출제 교수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시문 자체는 교과서 밖에서 가져오되 풀이는 교과 안의 개념으로 풀 수 있게 출제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어려워 보인다고 위축될 필요 없다. 제시문을 꼼꼼히 보고 충분히 활용하자.
서울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논술로 나올 개념은 다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충분히 분석하자. 나왔던 개념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해서 공부해야 한다. 대다수 대학 홈페이지에는 논술전형 기출문제가 있다. 한 달 반은 기출문제를 충분히 분석하고 풀 수 있는 시간이다. 개념을 잘 정리해 두자.
단순히 암기하지 말자. 암기만 해서는 다양하게 출제되는 광범위한 논제를 통합적으로 추론해 풀 수 없다.
지식이 서말이라도 잘 표현해야 고득점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표현력을 평가한다. 특히 서울대는 표현력에 의한 실질 변별력이 크다. 이미 1단계 전형을 통과한 상위권 학생들의 배경지식의 양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독해능력과 표현력에서는 차이가 많다. 자연계 학생들이 배경지식은 많이 준비하는데 비해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준비는 별로 하지 않는 까닭이다. 물론 지나치게 글쓰기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적절한 근거를 대고 글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관점에서 추론하시오(문항1-논제3)’, ‘본인의 입장을 정하고 서술하시오(문항3-논제3)’와 같은 문제는 논리적 근거가 글에서 얼마나 잘 나타나 있는지를 본다.
글을 논리적으로 잘 전개하려면 개요를 짜는 것이 좋다. 개요를 따로 쓸 시간이 없다면 머릿속으로라도 개요를 그리고 글을 써야한다.
2011학년도 기출문항 해설
문항 1의 논제 3
실생활에서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인 GPS 위성항법시스템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학과 과학 배경지식을 활용해 추론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항 1의 제시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시문 1] GPS항법 시스템의 기본적인 개념이 그림과 함께 제시됐다. 전자기파가 전리층을 통과할 때 굴절로 인해 전자기파가 느려져 생긴 시간지연에 대한 식을 제시했다.
[제시문 2] 위성배열에 따른 위치 정밀도와 DOP를 계산하는 방법이 행렬식으로 주어졌다.
논제 3은 GPS 위성의 배열에 따른 위치 정밀도 변화를 간단한 행렬과 삼각함수를 이용해 식으로 유도하게 했다. 모두 고등학교 수학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이다.
문항 3의 논제 1, 2, 3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학지식과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가보지 못한 행성이나 위성의 현상을 추론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항 3의 제시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시문 1] NASA와 ESA(유럽우주국)의 발표 자료다.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하위헌스를 통해 알게 된 타이탄 환경에 대한 정보와 영상들이 나왔다.
[제시문 2]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 내용이다. 몇 가지 물질의 상평형 그림을 제시하고, 어는점 내림 현상을 설명했다.
[제시문 3] 고등학교 지구과학Ⅰ과 생물Ⅱ 교과서와 과학교양서에서 나왔다. 생명 탄생의 조건을 제시했다.
논제 1은 타이탄과 지구의 대기 분포 차이를 비교한 후 논제 2에서는 타이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유추하게 했다. 논제 3에서는 타이탄에 생명이 있을 가능성을 추론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