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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생들은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드라마 등을 보고 꿈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열정적으로 공부하려면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시각을 넓힙시다.
사례 1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는 예민한 중학생
서울 M중학교 2학년 J학생
“흉부외과 의사가 되고 싶어요.”
조심스레 자신의 꿈을 말하는 J학생에게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물었다.
“드라마를 보고 반했어요. 힘들긴 하겠지만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보람이 클 것 같아요.”
그런데 J학생은 걱정이 있다. 비위가 약하다. 그런 J학생에게 상담선생님은 좀 더 다양한 분야를 생각해보길 권했다.
“응급실을 보더라도 의사는 비위가 좋아야 해. 수술도 해야 하니까. 너무 좁게 보지 말고 넓게 생각해. 의학에도 여러 응용분야가 있어.”
“어떤 분야가 있는지 잘 몰라요.”
“책을 많이 보고 거기에서 찾아. 의학을 공부하고 나서 수술이나 처방을 하는 분야도 있지만 신종플루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어. 또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한 의공학도 할 수 있지. 법의학도 있고, 흉부외과도 사람의 심장만 생각할 게 아니라 유전공학을 이용한 돼지 인공장기 분야도 있어. 앞으로는 수술도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지.”
막연히 의사가 꿈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사명감을 갖고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병원을 차려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면 훨씬 많은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근데 의공학이 뭐에요?”
“의학과 공학을 접목한 학문이 의공학이야. 이번 대구 세계육상대회에 의족 스프린터로 육상경기에 참가한 피스토리우스를 봐. 특수 소재 의족을 하고 나왔지? 그것처럼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 것도 의공학이지. 할머니, 할아버지도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아. 집에 레일을 설치하고 리모콘으로 레일을 움직여서 활동을 편하게 할 수도 있어.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상처받은 사람에게 더 가까이 가는 의공학자가 되는 것도 의미가 있어.”
의학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꿈이라면 최근 논의되는 영리의료법인 도입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두자. 면접이나 논술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J학생은 예민한 신경 탓에 시험 기간에 항상 몸이 좋지 않다. 머리가 아프고 매일 설
사를 한단다.
“좋은 컨디션에서 시험 본 적이 없어요.”
“예민하구나. 앞으로 살면서 시험을 100번은 더 볼 거야. 그 때마다 긴장하면 안 돼. 네가 열심히 했고 본인이 그걸 안다면 여유가 생겨. 그냥 깔끔하게 아는 건 맞고 모르는 건 깨끗이 틀리면 돼. 모르는 것 나오면 안 되는데, 모르는 게 나와도 맞아야 하는데 이렇게 욕심을 내면 긴장이 되는 거야. 모르는 것이 없도록 공부를 완벽하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지. 네가 공부한 범위 밖에서 문제가 나오니?”
“아뇨. 공부한 범위 안에서 나와요.”
“그래. 자신감을 가져. 여유를 갖고 학문적으로 잘 알기위해 공부해. 그러면 그것을 응용한 문제가 나와도 잘 할 수 있어. 자신을 믿어.”
현재 J학생은 특목고 입학 준비를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점이 빠르지는 않다. 게다가 연세대 과학영재교육원 일반전형에 합격했는데,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심화과정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J학생은 불안해했다.
“대학 갈 때까지 시간은 충분해. 입시는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야. 물론 그 과정에서 영재학교나 과학고를 가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대화가 즐겁고, 인맥이 좋아져. 하지만 거기에 안 간다고 해서 네 꿈이 달라지거나 이룰 수 없는 게 아냐. 지금 공부를 최선을 다 하면 돼. 불안해 할 필요 없어. 떨어진다고 네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냐. 다만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특목고에 가는 학생들과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놔야 나중에 대학갈 때 유리하겠지.”
특목고 준비를 위해서는 일단 겨울방학에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 놓는 것이 좋다. 미리 써놓고 수정하면서 더 알차게 만드는 것이다. 자칫 내신 성적에 소홀하기 쉽지만 3학년 2학기 성적을 추가로 제출하는 학교가 있으므로 내신 공부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방학을 이용해 자신의 꿈과 관련된 분야로 체험활동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물론 그저 견학만 하고 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전 조사를 하고 견학을 다녀온 후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에 체험활동을 간다면 가기 전에 동위원소와 방사능이 의학에 쓰이는 분야를 조사하고 현장에 가서 강의도 듣고 질문도 하는 것이다.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어?”
“제가 환경 탐사 동아리인데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요. 한강이나 북한산 근처, 시화호 자연탐사하고 환경 정화를 했어요.”
“그런 동아리 활동은 매우 유익해. 활동을 한 것은 반드시 정리해 놓자. 그리고 뭘 느꼈는지를 써서 포트폴리오를 알차게 만들어.”
꿈이 있는 J학생에게 상담선생님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당부했다.
“유명한 의사의 책도 많이 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박경철, 리더스북)’,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이태석, 생활성서사)’같은 책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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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소년
경기도 W중학교 1학년 H학생
느긋한 말투와 여유로운 자세의 학생이 상담실로 들어왔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중에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부터 과학경시대회 준비를 시작했다는 H학생은 벌써 물리의 역학부분과 전자기를 공부한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경시대회 성적이 좋지는 않다.
“영재학교는 2학년에도 조기 입학할 수 있어. 그런데 준비가 안 됐는데 그냥 밀어붙여서 가는 것은 좋지 않아. 영재학교 준비로 2학년 내신을 망치면 과학고도 힘들어. 그럼 막 짜증나고 엄마랑 사이도 나빠질 수 있지. 그러니 차근차근 준비하자.”
간혹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 중에 조기 입학과 조기 졸업에 매달리는 학생이 있다. 그러나 특목고의 경우 대학과 연계해 AP과정(Advanced Placement Course)을 들을 수 있어서 대학 입학 후에 충분히 빠르게 석, 박사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조바심을 갖고 일찍 하려는 것보다는 탄탄하게 공부를 해 놓는 것이 좋다.
“지금 잘하고 있다가 3학년 때 입학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어. H는 꿈이 뭐야?”
“저는 로봇공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로봇공학은 종합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기계공학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 환경에 적응하는 로봇,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했다. 때문에 전기전자분야와 컴퓨터 분야는 물론이고, 뇌공학이나 신소재공학 분야도 함께 쓰인다. 이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은 마치 경영과도 같다. 이 중 어떤 분야를 심화할지는 앞으로 좀 더 생각하면 좋다고 상담 선생님은 말했다.
“로봇공학은 물리와 화학이 중요해. 물리인증제 시험이나 화학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것도 좋아. 지금부터 준비하면 내년 초에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야.”
H학생은 아직 1학년이고 좀 더 충실히 준비할 시간이 있다.
H학생은 느긋한 성격 때문에 공부를 악착같이 하는 편이 아니다. 내신이 중요한 건 알지만 시험을 준비할 때는 문제집 한 권도 다 보지 않고 시험을 치기 일쑤다.
“내신은 그렇게 좋지 않아요. 전체 400명 중에 40등 정도에요. 과학은 1등인데 다른 과목은 힘들어요. 그래서 등수가 낮아져요.”
“꿈이 있다면 열정적으로 노력해야해.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준비해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는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힘들어. 다가오는 겨울방학이 앞으로 2학년과 3학년을 결정할 거야.”
공부를 하다가 이 정도면 됐다 싶어도 두 개만 더 풀자 생각하고 조금 더 하다보면 어느 순간 실력은 올라간다. 실력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쌓인다. 시간은 걸리지만 꾸준히 공부하고 복습하면 어느 순간 벽을 넘어선다. 상담선생님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재나 수재는 100명에 하나 있을까 말까야. 결과가 다른 건 노력의 차이야.”
중요한 것은 복습이다. 틀리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꼭 다시 써보고 이해하고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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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에 적어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두고 자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아리는 뭘 하고 있어?”
“우주소년단이요.”
“그래. 꿈과 잘 연결할 수 있는 동아리구나. 열심히 활동해.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야 해.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야. 1년에 4시간 밖에 못해도 감동적인 봉사를 하는 게 좋아.”
학생들은 꿈을 갖고 있어도 막연한 경우가 많다. H학생도 로봇이 좋아 로봇공학을 꿈꾸긴 하지만 막연한 목표 때문에 열정이 생기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가지려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자유롭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중, 고등학생은 꿈과 관련 있는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쉽게 볼 수 있으면서 사실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에 지적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이런 간접경험이 쌓이면 교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 얻은 상식이 앞으로 공부에도 도움이 돼.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면 지식이 여러 분야에 흩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데 이 지식이 교과에 달라붙어서 응용력이 커지는 거야. 그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서술형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될 거야. 자기주도적 학습이지. 과학도 마찬가지야. 과학 관련 책을 많이 읽으면 이 지식이 학교공부를 할 때 달라붙어.”
학교에서 정해준 책만 보는 것은 올바른 독서법이 아니다.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 대한 책을 스스로 읽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서 간접경험을 많이 하면 관심분야에 대해 더 상세히 알게 되고 목표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자.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해. 목표의식 없이는 달리기 일등은 불가능해. 지금은 1학년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이제 곧 속도를 내야할 때가 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워밍업을 해야 해. 더 열정적으로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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