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는 이유가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새벽족인 사람과 밤늦게까지 활동하다 늦잠 자는 올빼미족인 사람은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서레이대 사이몬 아처 박사팀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이 분야 전문지 ‘수면’(Sleep) 6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백명을 대상으로 잠자는 습관을 조사했다. 그리고 새벽족과 올빼미족인 자원자를 뽑아 뺨에서 세포를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올빼미족인 사람은 새벽족인 사람에 비해 ‘Per3 유전자’가 짧았다. Per3 유전자는 뇌에서 생체시계를 관장하는 부분을 작동시키는데 관여한다.
아처 박사는 “인간의 뇌는 명암 정보를 바탕으로 지구자전주기인 24시간에 생체시계를 맞춘다”며 “매일 인간은 생체시계를 조금씩 다시 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전자로 결정되는 주기가 24시간보다 짧거나 긴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많이 자게 된다.
연구팀은 24시간 주기보다 더 긴 주기를 갖고 있는 수면지연증후군(DSPS)인 환자들의 혈액 샘플도 분석했다. 수면지연증후군인 환자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곯아떨어져 오후에나 정신을 차린다. 조사 결과 75%의 수면증후군환자는 짧은 Per3 유전자 쌍을 갖고 있었다.
인간이 유전자에 따라 다른 생체시계를 갖고 있다는 얘기는 자신에 맞는 적절한 생활스타일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스탠퍼드대 엠마뉴엘 미그놋 박사는“수면에는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과 사회적인 요인도 관련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