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드레스를 입고 긴 머리(수건이라는 주장도 있다)를 늘어뜨린 모나리자는 어둑어둑한 풍경을 뒤로 하고 두 손을 다소곳이 모았다. 원화처럼 깊은 눈매와 굳게 다문 듯 미소 짓는 입술을 갖고 싶었다. 너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2008년 봄에 다시 태어난 모나리자는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작았다.
이탈리아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붓 끝에서 태어난 모나리자가 500년 만에 부활한 곳은 영국 햄프셔 주였다. 프랑스 루브르미술관에 걸려 있는 실제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미니어처아티스트 앤드류 니콜스가 ‘미니 모나리자’를 탄생시켰다. 미니 모나리자는 가로세로가 각각 7mm, 11mm로 실제(가로 530mm×세로 770mm)의 7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니콜스는 원래 인형의 집을 장식하는 그림을 주로 그려왔다. 어느 날 그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명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첫 번째로 고른 작품이 바로 모나리자다. 그는 털이 몇 가닥밖에 달리지 않은 0000호 붓과 바늘을 들었다. 돋보기안경을 쓰고 눈물 쏟아내기를 몇 날 며칠(우측 사진), 드디어 우표보다 작은 모나리자를 완성했다.
니콜스는 “깨알보다 작게 그릴 자신도 있었다”면서 “관람객이 현미경 없이 맨눈으로 볼 수 있도록 자유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빈센트 반고흐의 ‘해바라기’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그리고 있다. 물론 돋보기안경을 쓰고 0000호 짜리 붓을 들고 말이다!
이외에도 세상에는 지우개만 한 어항부터 손톱만 한 바이올린까지, 엄청 작고 기발한 작품들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들이 살아 있는 물고기를 키우거나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