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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은 아직 꿈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이번 호에 상담한 중학생 두 명은 모두 꿈이 명확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실현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꿈은 꾸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두 학생의 노력을 함께 봅시다.

사례 1 “아버지를 살린 의사처럼, 의사가 되고 싶어요”
서울 G중학교 3학년 L학생

“생물올림피아드에 참가했었구나?”

“1학년 때 참가했어요.”

“의학을 전공하고 싶어?”

“네, 의사가 되고 싶어요.”

L학생은 많은 학생들이 성적은 좋지만 꿈을 정하지 못해 그냥 의대에 가겠다고 하는 것과는 달랐다. 7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그 때 아버지를 수술한 의사들을 봤는데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의사라는 직업은 받는 돈 이상의 봉사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L학생은 의사가 돼 자신이 도움 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 네 생각대로 의학은 소중한 학문이야. 개업의도 좋지만 의학을 연구하는 연구교수가 되는 것도 좋을 거야. 연구실에서 신기술이나 신약을 개발하는 거야. 다른 학문분야와 융합해서 연구도 하지.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이 산업으로 가. 이런 것이 우리나라 GDP도 높여 줄 수 있어. 이런 게 바로 봉사야. 똑똑한 사람들이 해야 할 봉사라고 할 수 있지.”

어느 직업에서도 인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자신의 직업에 소명의식을 갖고 다른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살다보면 인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인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면접을 보면서 인성을 간접적으로 평가한다. 외국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할 때 인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책은 많이 읽어?”

“어렸을 때 과학 위주로 읽어서 과학책은 많이 읽었어요. 문학 쪽은 흥미가 없어서 잘 안 봤어요.”

“그렇구나. 문학 쪽을 많이 보지 않았지만 괜찮아. 앞으로 읽으면 돼. 훌륭한 의사들 책 많이 읽어. 이태석 신부의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이태석, 생활성서사)’같은 책도 읽어둬.”



“이태석 신부님 영화 ‘울지마 톤즈’도 봤는데 감상문은 쓰지 않았어요.”

“항상 보고나면 감상문을 정리해서 써 놔야해. 지금부터라도 그런 습관을 들여. 그리고 겨울방학 끝날 때까지 책을 10권은 읽어야 해. 지금까지 읽은 것들도 다 써놓자. 그리고 나서 고등학교 가서 제출하면 도움이 될 거야.”

L학생은 원래는 영재고를 준비했지만 떨어졌다. 성적이 상위권이고 준비를 착실히 했기 때문에 결과에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잊고 이후 자율형 사립고에 원서를 냈다. 자율형 사립고 진학이 의대 진학에 도움이 될지 걱정이 많았다.

“일반고를 간다면 의학계열 진학할 때 내신이 상당히 높아야해. 의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은 다 상위권이야. 1% 안에 들어야해.”

“저 자율형 사립고에 원서를 넣었어요.”

“자율형 사립고도 지원자격에 학교내신성적 50%이내라는 항목이 있어. 말하자면 특목고라고도 할 수 있지.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서 1등급을 받기가 쉽지는 않을 거야. 1등급이면 4%를 말하는 거야. 하지만 의학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100점을 생각하고 살아야해.”

L학생은 큰 시험에서 떨려서 실력 발휘를 다 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흔히 시험복 없는 학생이 있다고 하지만 긴장하는 바람에 답 체크를 잘못했을 수도 있다.

“저는 운이 없나봐요. 시험 성적이 공부한 만큼 안 나와요.”

“시험장에 가면 떨려서 실수를 해. 대범해지려면 자신감을 많이 갖는 수밖에 없어.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떨려서 시험을 못 봐.”
자신감이 생기려면 우선 자신을 확실히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부모님이나 주변 친구들의 말이나 행동에 신경쓰다보면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따르게 된다. 그러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자신감 있게, 대범하게 시험을 치려면 떨리지 않을 만큼 공부를 해야 한다. 결국 공부의 질과 양이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저는 영어가 제일 취약해요. 어떻게 공부해야할까요?”

“텝스 성적이나 NEAT성적이 있니?”

“아니오.”

“영어는 단어를 잘 외우는 게 중요해. 그리고 NEAT시험은 스피킹도 있어. 일주일에 2일은 영어에 집중해. 나머지 시간에 수학하고 과학을 공부하는 거야. 고등 경시대회에도 계속 도전해. 자율형 사립고가 좋은 것이 대부분의 학교가 AP과정을 운영해. 이수하면 그 과목 인증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





사례 2 “특기를 살려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대전 M중학교 2학년 P학생


“컴퓨터를 좋아하는구나.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무슨 프로그램을 쓰니?”

“C언어를 써서 프로그래밍을 해요.”

“꿈은 뭐야?”

“로봇공학을 하고 싶어요.”

P학생은 어린 나이인데도 꿈이 확실했다. 상담 선생님은 이런 경우 자신의 목표를 쟁취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P학생은 학교 성적도 전과목 ‘수’를 유지하고 있다. 중학교 입학 후에 카이스트의 IT영재교육원도 수료했다. 하지만 영재교육원에는 컴퓨터를 잘하는 과학고 학생들이 많아서 1학기에는 할 만했지만 2학기 때는 수준이 높아 듣기 힘든 적도 많았다고 한다.

“주로 과학고 학생들 수준의 강의가 많지.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네가 과학고 학생들을 쫓아가야한다는 건 아니야.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게 남는 거야. 청소년기는 과정을 평가하는 시기야. 결과를 평가하는 게 아니지. 예를 들어 수학올림피아드도 마찬가지야. 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갔다, 나는 이런 걸 깨닫고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계속 도전할 것이다. 이런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 꼭 금상을 타야하는 건 아냐. 도전정신이 있는 게 좋아.”

“로봇공학을 전공하려면 지금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요?”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궁금한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막상 꿈은 있는데 지금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희망 분야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목표가 흐지부지 되기 쉽다. 동기부여를 확실히 한 다음 학과공부에 임하도록 하자.

“우선 로봇공학에 네 특기인 프로그래밍을 접목해보면 좋겠구나. 그런데 프로그래밍의 기본은 수학이야. 수학을 잘 알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과 기술만 갖고 누군가의 도표를 보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달라.”

수학이 기본이라는 상담 선생님의 말에 P학생은 수학을 좋아하긴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담 선생님은 꿈을 시작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인 청소년들이 미리 내려지는 평가에 좌절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지금까지 해 놓은 걸 평가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할 것을 얘기할 때라는 것이다.


“로봇공학에 네가 좋아하는 프로그래밍을 접목하려면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는 거야. 수학과를 가거나 컴퓨터공학 대학원을 가도 좋아. 카이스트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 할 수도 있어.”

진로가 확실하고 성적이 좋은 P학생에게 상담 선생님은 영재고나 과학고를 권했다. 그저 성적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P학생의 꿈에 디딤판이 될 학교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인맥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다.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꿈을 꾸면서 함께 공부하고 물리나 수학에 뛰어난 친구들을 알고 지내면 대학 진학 후나, 연구할 때도 인맥이 많아서 좋다. 그런데 영재고는 과학을 준비하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에 P학생은 과학고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했다.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준비는 했니?”

“전혀 안 했어요. 올림피아드는 정보가 없어서요.”

“수학이나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게 좋아. 하지만 경시대회로 꼭 상을 타겠다는 것 보다는 준비과정에서 수학이나 과학을 즐겨서 고등학교 가서도 잘하는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게 문제해결력이나 사고의 폭을 넓히는 의미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거야.”

대부분 영재고나 과학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미리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를 준비한 경우가 많다. 준비가 없는 P학생은 성실성 측면에서 밀릴 수 있다. 하지만 좌절할 일은 아니다. 내신이 좋고 아직 2학년이니 수학, 과학 실력을 쌓을 시간은 충분하다. 과학고에는 과학에 뛰어난 학생들이 많이 온다. 입시에 매달리기보다 과학고에 가서 뒤처지지 않게 과학 실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간혹 영재고나 과학고 준비가 덜된 학생들인데 부모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고액과외 등에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진학에 실패하면 학생들의 상실감이 엄청나다. 준비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P학생은 지금 어떤 공부를 해야 과학고 입시에 도움이 될까?

“과학고는 내신공부를 철저히 해야 해. 자기주도적으로 내신을 관리하는 공부 능력이 있어야 고등학교에 가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아.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이 중요해. 입시 신경 쓰지 말고 즐겁게 공부하도록 해봐. 그럼 스트레스도 덜 받고 공부도 더 잘 될 거야. 자기소개서는 겨울방학 때쯤 준비하면 돼.”

특목고 준비에는 과학동아 같은 과학잡지를 계속 보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기사는 과학적 지식이 전혀 없이는 읽기 힘들다. 기사를 꾸준히 보고 관련된 과학개념을 더 찾아 보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과학 지식이 늘어나면 주옥같은 책들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과학자에 대한 책도 보면 좋다. 과학자 한 사람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본인 인생의 진수를 써 놓은 책을 읽어야 한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꺠달은 것이나 신기한 공식은 꼭 메모해두고 주제별로 정리하면 복습할 때 도움이 된다.

“저는 아침잠이 많아요. 그래서 문제집도 한 번 다 못 풀고 시험 치는 때가 많아요.”

잠이 많아서 걱정인 P학생에게 상담 선생님은 절대 바꿀 필요 없다고 얘기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공부법이 있어. 넌 성적도 좋은 걸 보니 그걸 찾은 것 같아. 혹시 이게 실력이 아니라 벼락치기 혹은 좋은 머리 덕이라 언젠가는 무너질까봐 걱정이 되는 거지?”

“네.”

“불안하다면 공부법을 좀 더 강화해봐. 그렇지만 억지로 공부법을 바꾸지는 마. 아침잠이 많으면 아침에 늦게까지 자. 저녁에 공부하면 돼. 억지로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보다 체질에 맞게 공부하는 게 최우선이야. 자신의 생체리듬을 잘 읽는 사람이 영리한 거야.”
관심 분야인 로봇공학과 특기인 프로그래밍을 접목하겠다는 구체적인 꿈을 가진 P학생. 꿈은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게 너무 많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에 로봇이 많이 쓰일 거야. 멀리 보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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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신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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