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선진국의 가장 앞선 기술을 소화, 자체 엔지니어링 능력으로 건설했다는 광양제철소의 이모저모


지난 5년동안 지구상엔 단 한건의 신규제철소도 세워지지 않았다. 제철소를 갖고 싶어도 후진국은 기술과 자본 때문에 멈칫거렸고, 임금 압박과 공해 시비가 끊이지 않는 선진국에서는 채산성등의 문제로 자신감을 잃었다.

 

철강산업, 사양산업인가.
 

한때 매년 1억t 이상의 철강을 생산하면서 세계제철업을 주도하던 일본도 이젠 생산량이 1억t에 훨씬 밑돌고 있는 형편이며 합리화 계획을 세워 군살빼기에 부심하고있다. 일본철강업계의 막강한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고로 대형화 기술, LD산소 전로법, 연속조조법도 이제는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다. 유에스 스틸이나 신일본제철과 같은 굴지의 제철소들이 타분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철강산업 자체에 대한 어떤 초조감의 결과이다.
 

신소재들의 도전도 만만찮다. 엔지니어링 플래스틱, 뉴 세라믹스로 대표되는 신소재들이 '소재의 왕' 철강을 밀어 낼 수 있는 저력을 키우고 있다. '중후장대'한 산업이 '경박단소'한 산업으로 바뀌는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재의 대조류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철강산업이 아직도 유망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즉 신소재의 대중화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문제이고 철강의 수요는 당분간 계속늘어날 전망이라는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경쟁력 있는 철강산업'이냐 아니냐 하는것이다. 한국의 철강산업이 유망하다고 하는것도 이러한 경쟁성의 논리에서 나온 얘기이다.

 

세계 9위의 철강국으로 발돋음
 

포항제철의 광양제철소는 첨단의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우리 앞에 다가왔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갯벌과 김조릿대가 연상되던 그곳에서 쇳물을 용트림하기 시작했다. 한국제철, 나아가서 세계제철의 신생아 광양제철소가 착공 2년2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광양제철소의 건설에는 내자 1조1천6백59억원을 포철이 자체조달하고 외자 4억7천9백만 달러를 합쳐 총 1조6천4백94억의 공사비가 투입되었다.
 

이제 한국은 전기로 업체생산분 5백45만t을 합쳐 1천7백50만t의 조강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세계9위의 철강생산국이 되었다. 단일회사인 포철의 광양과 포항공장만도 1천1백80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 자유세계 5위의 제철소로 부상했다.
 

광양제철소가 새로 2백70만t의 조강능력을 갖추게 됨에따라 국내 철강자급도는 10% 향상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철강수요 자급도는 84% 수준인데 수요 팽창을 설비 확장이 따르지 못해 지급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쌀' '만가지 기술의 근원'이라고 불리우는 철강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한국이 세계2위의 조선국, 세계7위의 전자제품 생산국, 세계13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된 배경에는 국내 철강업체의 역할도 적지않다. 광양제철소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생산 유발효과는 1조9천4백65억원, 국제수지 개선효과는 3억7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광양제철소는 1기 설비투자의 49.3%에 해당하는 4천6백43억원 상당의 설비를 국산화하여 우리나라 플랜트 기술수준을 높였다. 광양에 적용된 설비 국산화율은 과거 포철1기 때의 12.5%, 포철4기 건설시의 35.4%에 비해 현저히 증가된 수치이다. 특히 설비와 기술을 제공하는 외국회사에게 반드시 국내 설비공급회사를 파트너로 함께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업체들이 한발 앞선 외국기술을 받아들여 축적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국산화된 설비에는 수처리시설, 대형기중기, 테이블롤러, 대형변압기, 플랜트, 수배전설비, 철도설비, 증기설비, 특수기중기 등이 있다.
 

포항4기 공사에 이어 광양1기 공사도 1백% 자체 엔지니어링으로 수행됐다. 엔지니어링이란 제철소의 입지선정, 환경평가로부터 가동후의 품질관리, 기술개발까지를 총괄하는 용어다.
 

25만t의 선박이 접안가능한 부두

 

24만개의 모래 말뚝
 

광양의 건설단가는 철강 t당 6백37달러이다. 10년전에 건설된 브라질의 '투바리오'제철소의 건설단가인 t당 7백달러보다도 낮아서 이 부분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저렴한 설비구매, 치밀한 공정관리, 공사기간 6개월 단축이 기록 갱신을 도왔다. 현재 세계철강업계는 '그린필드 프로젝트'(확장 아닌 신축)의 경우 t당 건설단가가 1천5백달러면 적정선으로 본다.
 

제2제철이 구상된 것은 지난72년 초였으나 제1차 석유파동과 세계 철강경기의 후퇴로 일단 제동이 걸렸다. 78년에 제2종합제철 논의가 재개되면서 국내 재벌들간에 경합이 붙었다. 국영 포철과 민영 현대가 끝까지 겨루다가 포철로 확정되자 이번엔 입지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제2종합제철은 후보지는 건설부가 내세운 아산만, 현대가 제시한 가로림만, 광양만 등이었다.
 

세곳이 모두 임해지역인데 제철원료의 거의전부를 수입하는 우리 입장으로 보아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79년 정부는 아산만을 제2제철소 건설장소로 정했다. 그러나 아산만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아서 대형갑문을 필요로 하는 등 많은 공사비가 추가로 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가 마침내 81년11월에 광양만으로 최종 확정됐다. 물론 여기서도 광양뻘이 엄청나게 무거운 제철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아뭏든 광양만앞 4백50만평의 땅(여의도 광장의 8배)을 메우는 작업은 그리용이한 일은 아니었다. 그중 백미는 연약한 지반의 개량공사때 도입한 모래말뚝공법이다. 매립지 전역에 2~3m 간격으로 암반까지 이르는 길고짧은 모래기둥을 24만여개나 박고 토사를 3~15m쌓아 지반을 단단히 하는 방법이다. 모래기둥을 박으면 메워진 지면의 물과 공기가 모세관현상으로 모래기둥을 타고 나와 주변의 지반이 그만큼 가라앉으면서 지반이 점점 단단해진다는 원리다.
 

총연장 13.6km의 제방을 쌓고 준설작업을 할 때는 국내 준선설의 60%가 광양에 투입되었다. 호안 바깥 쪽의 모래를 퍼올려 호안 안쪽을 메꿈으로써 준설공사와 매립공사를 병행해 공기를 단축 할 수 있었다. 광양공장의 주요 설비는 네나라에서 들려왔다. 고로 등 제선 선비는 영국의 '데이비 매키'사, 제강 설비는 오스트리아의 '페스트 알피네'사, 연속 주조 설비는 서독의 '만데스만 데마그'사, 열간압연 설비는 일본의 '미쓰비시'가 공급했다. 당초 계획은 일본에서 모든 설비를 일괄해서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을 강력한 경쟁상대로 본 일본의 철강업체는 자국내 메이커에 압력을 가해 설비제공을 막았다. 일본업계는 자기들의 협조가 없는한 광양제철소는 건설될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다급해진 포철은 세계를 상대로 설비구매에 나섰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할수 있어서 저렴한 가격, 유리한 차관으로 설비를 사들여 수입선 다변화는 오히려 건설단가를 낮추는 요인이 되었다. 광양제철소는 모든 공정이 한지붕아래에서 이뤄지는 선강 일관제철소다. 고로에서 쇳물이 나와 열연공장에서 최종산물인 열연코일이 나오기까지 8시간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형님격인 포항공장이 4~5일 걸리는 것에 비해 10배이상 빠른 속도다.

 

하루1만1천대의 자동차 생산분
 

광양제철의 생산라인은 원료탄과 철광석이 총 32km에 이르는 컨베어 벨트에 실려서 원료 적치장까지 이동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바닷바람에 날리는 철가루와 탄가루가 문제된다. 그 대책으로 이곳에선 살수기로 석탄과 철광석에 물을 뿌려주거나 표면경화제를 살포함으로써 공해 방지와 원료 손실 방지를 꾀한다.
 

원료탄은 코크스 공장으로 가고 철광석은 소결공장으로 옮겨져 가공된 후 고로에서 사용될 때까지 그곳에서 대기한다.
 

소결(소성결합) 공장에선 거친 철광석은 고르게 하는 작업을 한다. 따라서 고로의 원료로 적합하게 부서진 철광석을 소결광이라고 부른다. 광양에서 가장높은 높이 1백 50m되는 소결공장의 굴뚝은 이채롭다. 여기서 하루 1만2천t의 소결광이 나온다. 코크스 공장에서는 고로의 열원이자 철의 환원제 역학을 하는 코크스를 하루 4천t씩 만들어 낸다.
 

광양제철의 본격적인 생산라인은 고로 공장, 제강 공장, 연속주조 공장, 열간압연 공장으로 압축된다.
 

하루에 1만1천대의 자동차를 생산할수 있는 분량의 쇳물(용선)을 토해내는 것이 제1고로이다. 철광석, 코크스등의 주연료와 용융제, 환원제 또는 촉매로도 작용하는 석회석 등 부연료를 넣고 1천2백50℃의 열풍을 불어넣어 코크스를 태우면 고로내의 온도는 2천3백℃를 상회한다. 마침내 그 열에 의해 철광석이 녹고 쇳물이 나온다. 이 반응은 화학적으로 환원반응에 해당하며 생산된 쇳물은 불순물을 다량 함유한다.
 

"제1고로는 높이 40m, 내용적 3천8백㎥의 고성능 용광로입니다. 겉은 두꺼운 철, 안은 내화벽돌로 이루어진 고로는 몇년에 한번씩 불을 끄고 대수리를 하지요. 광양의 것은 적어도 10년은 개수가 불필요하리라는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과거엔 코크스, 벙커c유, 개스, 석탄 등을 고로의 열원으로 사용한데 비해 광양의 것은 코크스만으로 조업이 가능합니다. 값이 불안정한 석유를 적게 쓸수록 고급기술이죠. 또 미분탄 취입기술을 미국 '암코'사로 부터 도입함으로써 영·미기술을 한데 묶은 설비가 되었읍니다"고로의 규모와 도입된 신기술에 관한 용선기술과 조병주 과장의 설명이다.
 

미분탄취입기술(PCI, Pulverized Coal Injection)이란 코크스와 가공하지 않은 석탄의 분탄을 함께 고로에 넣어서 코크스 제조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에너지 절약기술이다. 광양 고로의 설비국인 영국도 개발못한 신기술로 석탄과 코크스의 비율이 노하우다. 미국의 암코식, 화란의 PW식, 일본의 IHI식이 있는데 암코식이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로기술 향상의 주목표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광양고로에는 3가지 설비가 마련되었다. 즉 1천20백50℃의 열풍을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회수설비와 고로의 상부에서 받는 높은 수증기압을 전력으로 바꾸는 노정압 발전기, 발생하는 가스를 모아 공장내 자체 발전소로 보내는 노정 BFG회수 설비가 그것이다.
 

전로에 쇳물을 붓는다

 

고압산소 불어넣는 전로
 

고로에서 생산된 용선은 철과 슬래그(slag)의 비중차를 이용해 일단 슬래그를 걸러낸 뒤 용선 운반차에 옮겨진다. 이곳에서 탈황제(CaΟ+CaF₂+C)와 탈인제(CaΟ+산화철+CaF₂) 를 용선에 분사하여 인과 황을 일부 제거하는 용선 예비처리를 한다. 이어서 전로에 용선을 붓는다.
 

전로는 용선을 용강으로 바꾸는 장치. 전로상부에 설치된 산소랜스를 통해 고압의 산소를 음속의 2배 속도로 약17분간 불어넣어 쇳물의 온도를 1천5백50℃~1천6백50℃까지 높임으로써 쇳물속에 들어있는 유황 인등의 불순물을 태워 제거한다.
 

여기서 용선(iron)과 용강(steel)을 구별해 보자. 둘다 쇳물로 표현되나 용선은 철의 재질을 손상시키는 불순물(탄소 4.3%, 규소 0.4%, 망간 0.45%, 인 0.093%, 황 0.03%)을 많이 포함하고 굳으면 무쇠가 된다. 반면에 용강은 전로의 산화작용 결과 불순물이 훨씬 제거된 액체 강철이다.
 

전로에서는 고로와는 달리 따로 에너지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산소가 첨가되는 산화반응시는 막대한 산화열이 발생돼 그열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제강량은 제철소의 공식 생산 능력을 대변한다. 광양에는 일회 취련용량이 2백50t인 전로 2기가 있어 연간 2백78만t의 용강을 제조하게 된다.

그러면 광양전로의 특징이랄수 있는 상하 복합 취련 방식은 어떤가. 제강기술과 김윤걸 과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전로가 처음 제작될 당시에는 상취라하여 위에서만 산소를 불어넣어 산소가 골고루 퍼지기 어려웠죠. 그래서 위에서는 산소를 불어넣고 아래로는 질소, 아르곤 등 불활성 기체를 분사하는 상저취가 고안되었지요. 이것이 바로 복합 취련 방식입니다. 이 설비를 사용하게 되면 실수율이 0.6~0.8% 향상되고, 합금철과 산소등 부자재가 적게 들어가며, 정련효율을 높여줍니다." 고로와 전로를 거쳐 생산된 액체 강철은 이번엔 다음 공정인 압연공정시 누르기 쉬운 고체강철이 되기위해 연속 주조 공장의 연주기위를 통과하게 된다. 이때 쇳물(용강)은 상하 13m 좌우 35m 되는 연주 라인을 흐르고, 담수에 의해 냉각처리되면서 9백℃ 온도를 갖는 고체상의 슬라브(slab : 판용 강편) 또는 블룸(bloom :대형 강편)이 된다.
 

종래의 조괴나 분괴보다 훨씬 발전된 형태인 연속 주조 방식은 높은 경제성과 우수한 품질을 보장해 선진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그래서 광양제철소의 연주율 1백%는 선진 철강국에게 까지도 부러움을 사고있다.
 

광양의 2기의 연주기와 2대의 연주라인에 쓰이는 신기술에 대한 제철소측 설명을 들어보았다.
 

"품질 예지 기술, 자동 폭 변경 기술을 현장에 활용하고 있읍니다. 품질 예지 기술은 컴퓨터를 이용해 제품의 흠을 찾아내는 기술이지요. 이 기술을 이용해 금년말까지는 무결함 슬라브 제조 기술을 85%까지 끌어올릴 작정입니다. 자동 폭 변경 기술이란 주조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도 유압을 이용한 폭 가변 몰드를 작동시켜 제품의 좌우폭을 5 단계로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현재 상하두께는 고정돼 있지요"
 

연속주조를 거친 슬라브는 열간 압연공장으로 이송된다. 옮겨진 슬라브는 가열로에서 승온된 뒤 압연기에 의해 눌려지고, 끝으로 냉각수 세례를 받으면서 전공정을 마감한다. 다시말해 1천2백℃로 재가열된 슬라브는 3대의 조압연기를 거치면서 바(bar)가 된다. 이어 다듬질 압연기로 통하는 사상 압연기를 통과하면서도 바는 더욱 얇아져 최종산물인 두께 1.2~12.7mm의 열연코일이 생산된다.
 

연주율 100%를 자랑하는 연주공장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술들
 

광양의 열연공장에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페어크로스밀(Pair Cross Mill)을 비롯해 HCR(Hot Charge Rolling)등 새로운 제철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다. 하상욱 열연기술과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무결함 슬라브 제조에 자신이 없을 때는 일단 상온(20℃정도) 방치하여 검사를 해야 합니다. 상온까지 냉각된 슬라브를 다시 압연하기 위해서는 가열로에 넣어 처음부터 재가열하게 되므로 에너지 손실이 엄청나지요. 이런 식의 조업을 CCR(Cold Charge Rolling)이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HCR은 연속주조기에서 갓 나와 9백℃의 온도를 유지한 슬라브를 가열로에 넣어 1천2백℃까지 승온해 압연기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무결함 슬라브를 제조할 능력이 있을 때만 채택할 수 있지요.
 

포항만 해도 슬라브를 누르는 압연기의 상하 4개의 롤이 평행을 이루는 4―하이밀(High Mill)이 사용되고 있읍니다. 그러나 광양의 페어크로스밀은 서로 ±1.5℃의 각도를 유지함으로써 롤의 수명도 늘리고 제품도 한층 정밀하게 되었읍니다. 특히 소재의 가운데 부분이 약간 부푸는 크라운 현상을 없애줍니다. "철강은 직접 생산하는 곳은 아니지만 제철소의 설비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전산 정보 시스팀과 환경 위생 관리 체제다.
 

광양제철소는 전산화를 통한 고도의 생산 관리를 꾀하기 위해 IBM 3081컴퓨터를 구입해 11대의 프로세스 컴퓨터와 연결시켰다. 또 전 공정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온라인―리얼타임 컴퓨터 시스팀과 근거리 통신망을 구축했으며 전용 패키지를 개발해 이용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철강 산업은 구조적인 공해산업은 아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규모가 커서 공해 반대자들의 눈총은 따가운 형편이다. 선진국의 공해 압력은 대단해서 철강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몰아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지만 서양에선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면 유치한 사람은 지역 의원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광양 제철소는 에어 스크리너, 집진 설비, 오수 처리 설비 등 공해 방지 설비에 총 공사비의 12.9%인 1천8백90억원을 투자했고, 내년 10월까지는 모두 2천8백9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섬세한 기술 아직도 취약
 

광양 제철소의 설비는 의심할 바 없는 세계 첨단이다. 광양의 설비 운영 능력 또한 세계수준에 육박하고있다. 상이한 국가로 부터 따로 설비를 들여와 완전히 적응하고 가동한지 23일만에 정상조업에 들어가 세계기록을 세운 것은 이를 입증한다. 만약 설비를 연결시키고 움직일 자신이 없었다면 설비도입선의 다변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연속 자동 공정체제의 제철소가 여러 메이커의 설비를 섞어쓴 것은 평가할만한 일이다. 연속 자동 공정체제는 제품 제조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 외에 한 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공장이 올스톱해야 된다는 위험을 안고있기 때문이다.
 

설비와 경쟁력에서 앞서가는 광양 제철소이지만 전로에서의 첨가제 비율이라든가, 각 공정에서의 냉각기법 등 소위 노하우라 불리우는 섬세한 기술은 선진 철강국과 후진국 수준의 중간쯤을 점하고 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대대로 내려오는 종손댁 며느리가 약밥 빚는 솜씨를 얼핏 보고 흉내내기 어려운 것과 같다. 특히 연속주조와 열간압연에서의 기술은 베일에 쌓인 부분이 많다.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인 신일본제철은 중앙연구소 인원만 2천4백명을 헤아리고 매출액의 2%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 비록 후진 철강국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기술 소화력이 놀랍게 향상되어 기술개발을 둘러싼 공방전은 치열하기만 하다.
 

제철공업의아킬레스건이 되어 버린 기술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포철은 포항공대와 산업 기술 과학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두 현장을 실험장소화 함으로써 첨단 제철기술을 겨냥한 산학연의 협동체제를 구축했다. 모처럼 막대한 자금을 들여 첨단설비를 갖추어 놓은 광양 제철소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국제 기술 경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할 만하다.

198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 진로 추천

  • 기계공학
  • 신소재·재료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