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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흘린 커피를 닦지 않고 마르게 내버려두면, 가운데는 옅고 가장자리는 진하게 얼룩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부분마다 농도가 다른 이 현상을 과학자들은 ‘커피 고리 현상’이라고 부른다.

1997년 시드니 나젤 시카고대 교수팀은 이 현상은 물방울이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부터 증발해 들어갈 때 아직 마르지 않은 중앙의 커피입자와 물 분자가 표면장력에 의해 가장자리로 끌려들어가 점차 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이 현상이 인쇄나 코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해결해야 하는 골칫거리다. 입자가 고르게 분포하지 못하고 가장자리에 뭉치면 인쇄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펜실베니아대 연구팀이 입자의 모양을 바꾸는 실험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 대학 아르훈 요드 교수팀이 단순한 구형 입자가 아닌 타원형 입자를 사용하면 얼룩 표면이 균일해진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형 입자는 공기와 물이 맞닿는 표면(막)에서 떨어져 나와 이리저리 옮겨 다녀도 막의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물 분자가 마르는 동안 구형 입자가 가장자리로 끌려가 쌓인다.

하지만 타원형 입자는 막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마치 교통 체증에 걸린 차처럼 옮겨 다니지 못하고 막에 붙어 있다. 물분자가 마를 때까지 막에 걸린 타원형 입자는 전체에 균일하게 분포했다.

연구팀은 전체 구형 입자 중에 타원형 입자를 0.015%만 넣어도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혔다. 이 발견은 극미량의 비구형 입자만 넣어도 표면을 균일하게 코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8월 18일자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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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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