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7월 14일 채집한 모기 중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2마리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일본뇌염은 치사율이 30%나 되는 무서운 병으로 7~20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두통, 구토 등의 증세를 나타내고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미리 예방 주사를 맞으면 뇌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뇌염 외에도 많은 질병을 백신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고 간염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있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도 나왔다. 이제 암도 주사로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그러나 주사 맞기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주사공포증’을 가진 사람도 있다. 주사를 맞다가 구토를 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쇼크에 빠지는 병으로, 이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뾰족한 주삿바늘이다.
세계는 지금 아프지 않은 주사 개발 중
주사바늘 없이도 몸속에 약물을 넣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과학자들이 이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2007년 9월 미국의 컴퓨터회사 HP는 주사바늘을 지름 1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로 눈에 보이지 않게 제작했다. 이 바늘을 여러 개 박아 패치를 만들면 피부에 붙이기만 해도 약물이 들어간다.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은 피부에 바를 수 있는 크림형태로 만들고 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달하며 과일이나 채소 속에 백신 성분을 넣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7/4554781124e2e97fea0141.jpg)
[플루미스트는 코에 뿌리기만 하면 접종이 끝난다. 특히 주사 바늘을 무서워 하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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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주사 맞기를 무서워 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성인이 돼서도 주삿바늘을 두려워 하는 사람도 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7/5087218904e2e9e97e2bac.jpg)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의 여재익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몸속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바늘 없는 주사기가 나왔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의 여재익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분사하는 방법을 새로 개발했다. 여 교수가 만든 ‘무통주사기’의 용기 중간에는 고무막이 있고 위쪽에는 물이, 아래에는 액체 약물이 들어 있다. 레이저를 용기 위쪽 물에 쏘면 그 안에서 거품이 생겼다가 터진다. 이때 순식간에 압력이 대기압의 1만 배까지 올라가 아래쪽 고무막을 밀고 그 힘으로 약물이 노즐로 나오는 것이다. 여 교수는 “노즐로 나오는 약물 줄기가 주삿바늘보다 가늘어 신경을 건드릴 확률도 낮고 설사 건드려도 약물 줄기의 이동 속도가 초당 100~200m 정도로 워낙 빨라 통증을 느낄 새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온 바늘 없는 주사는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미스트’ 한 가지 뿐이다. 이 주사는 약물을 콧속 점막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약물이 직접 순환기를 통해 들어간다.
플루미스트는 주삿 바늘 없이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좋다. 이희정(경기 성남시 서현동, 30세)씨는 “그동안 주사를 보면 아이들이 무서워 우는 통에 예방접종 때마다 곤란했는데 이제 바늘을 쓰지 않는 백신이 개발돼 예방접종이 훨씬 수월해졌다”며 “다른 백신도 주삿 바늘 없이 쓸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사보다 효과 좋은 스프레이 백신
스프레이 백신은 기존 주사제형 백신보다 약효가 좋다. 주사제형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해 만든 사(死)백신인 반면 플루미스트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약물로 쓰는 151생(生)백신이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주입하면 면역반응이 더 빨리 일어난다.
플루미스트가 기존 주사제보다 효능이 좋다는 사실은 임상시험 결과로도 증명됐다. 지난 2009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의대의 로버트 벨시 박사가 5세 미만의 어린이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을 주사로 맞은 그룹에서는 8.6%가 독감에 걸렸지만 플루미스트를 사용한 그룹은 3.9%만 독감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벨시 박사는 변종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도 플루미스트가 주사보다 현저히 강하다고 밝혔다. 플루미스트가 생백신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생백신은 독성은 없지만 살아 있는 병원체를 약물로 쓰기 때문에 이 약물이 기관지에 묻으면 48시간 안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 사이토카인은 하나의 항원에만 대항하는 항체와 달리 면역체계 전체를 활성화시킨다. 따라서 다양한 바이러스를 공통으로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플루미스트는 효능을 인정받아 지난 2003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2700만 명이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플루미스트를 사용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에는 플루미스트를 신종플루 백신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2009년 가을부터는 녹십자가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정소아청소년과(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정우석 원장은 “코에 뿌리는 간단한 형식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사보다 뿌리는 백신을 선호한다”며 “플루미스트는 국내에서도 이미 많이 사용돼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리 예방 주사를 맞으면 뇌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뇌염 외에도 많은 질병을 백신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고 간염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있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도 나왔다. 이제 암도 주사로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그러나 주사 맞기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주사공포증’을 가진 사람도 있다. 주사를 맞다가 구토를 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쇼크에 빠지는 병으로, 이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뾰족한 주삿바늘이다.
세계는 지금 아프지 않은 주사 개발 중
주사바늘 없이도 몸속에 약물을 넣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과학자들이 이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2007년 9월 미국의 컴퓨터회사 HP는 주사바늘을 지름 1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로 눈에 보이지 않게 제작했다. 이 바늘을 여러 개 박아 패치를 만들면 피부에 붙이기만 해도 약물이 들어간다.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은 피부에 바를 수 있는 크림형태로 만들고 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달하며 과일이나 채소 속에 백신 성분을 넣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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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미스트는 코에 뿌리기만 하면 접종이 끝난다. 특히 주사 바늘을 무서워 하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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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주사 맞기를 무서워 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성인이 돼서도 주삿바늘을 두려워 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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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의 여재익 교수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몸속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바늘 없는 주사기가 나왔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의 여재익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분사하는 방법을 새로 개발했다. 여 교수가 만든 ‘무통주사기’의 용기 중간에는 고무막이 있고 위쪽에는 물이, 아래에는 액체 약물이 들어 있다. 레이저를 용기 위쪽 물에 쏘면 그 안에서 거품이 생겼다가 터진다. 이때 순식간에 압력이 대기압의 1만 배까지 올라가 아래쪽 고무막을 밀고 그 힘으로 약물이 노즐로 나오는 것이다. 여 교수는 “노즐로 나오는 약물 줄기가 주삿바늘보다 가늘어 신경을 건드릴 확률도 낮고 설사 건드려도 약물 줄기의 이동 속도가 초당 100~200m 정도로 워낙 빨라 통증을 느낄 새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온 바늘 없는 주사는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미스트’ 한 가지 뿐이다. 이 주사는 약물을 콧속 점막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약물이 직접 순환기를 통해 들어간다.
플루미스트는 주삿 바늘 없이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좋다. 이희정(경기 성남시 서현동, 30세)씨는 “그동안 주사를 보면 아이들이 무서워 우는 통에 예방접종 때마다 곤란했는데 이제 바늘을 쓰지 않는 백신이 개발돼 예방접종이 훨씬 수월해졌다”며 “다른 백신도 주삿 바늘 없이 쓸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사보다 효과 좋은 스프레이 백신
스프레이 백신은 기존 주사제형 백신보다 약효가 좋다. 주사제형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해 만든 사(死)백신인 반면 플루미스트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약물로 쓰는 151생(生)백신이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주입하면 면역반응이 더 빨리 일어난다.
플루미스트가 기존 주사제보다 효능이 좋다는 사실은 임상시험 결과로도 증명됐다. 지난 2009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의대의 로버트 벨시 박사가 5세 미만의 어린이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을 주사로 맞은 그룹에서는 8.6%가 독감에 걸렸지만 플루미스트를 사용한 그룹은 3.9%만 독감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벨시 박사는 변종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도 플루미스트가 주사보다 현저히 강하다고 밝혔다. 플루미스트가 생백신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생백신은 독성은 없지만 살아 있는 병원체를 약물로 쓰기 때문에 이 약물이 기관지에 묻으면 48시간 안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 사이토카인은 하나의 항원에만 대항하는 항체와 달리 면역체계 전체를 활성화시킨다. 따라서 다양한 바이러스를 공통으로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플루미스트는 효능을 인정받아 지난 2003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2700만 명이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플루미스트를 사용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에는 플루미스트를 신종플루 백신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2009년 가을부터는 녹십자가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정소아청소년과(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정우석 원장은 “코에 뿌리는 간단한 형식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사보다 뿌리는 백신을 선호한다”며 “플루미스트는 국내에서도 이미 많이 사용돼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