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환경이 좋지 않으면 동물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부모역할을 잘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즈 퀸즈대 생물학과의 프란시스 모니어 교수는 암컷 청둥제비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의 수치를 측정했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한 종류다. 그 결과 둥지 크기가 두 배인 암컷의 호르몬 수치는 다른 암컷의 두 배로 나타났다.
모든 암컷 청둥제비의 호르몬 수치는 새끼를 낳고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며 더 빨리 증가했다. 따라서 모니어 교수팀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새끼를 더 잘 돌보도록 촉진한다고 생각했다.
모니어 교수팀이 청둥제비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조절했더니 암컷 청둥오리가 자녀를 돌보는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 스트레스 호르몬
이 부모 역할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실험실에 둥지를 마련해 놓고 세대를 거듭하며 기른 청둥제비를 관찰한 결과다. 이전 연구까지 합치면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됐다. 모니어 박사는 “이 연구는 환경, 천적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을 배제한 연구”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온라인판 6월 1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