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지어 살면 질병이 빠르게 퍼지거나 먹이가 순식간에 동이 나기 쉽다. 이처럼 서로간의 경쟁으로 한꺼번에 몰살할 수도 있는 애벌레의 운명은 고독하다. 독립적으로 살아가면서도 포식자에게 걸리지 않고 튼튼한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 애벌레들은 각자 다양한 전략을 선택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대단한 생존법도 애벌레에게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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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에게 경쟁은 따를 수밖에 없는 운명이자 자연 선택의 요인이다. 그리고 대개 같은 종 내에서 가장 격렬하게 일어난다. 대부분이 초식성인 나비목 애벌레들은 한 종류 또는 같은 속(Genus)에 속하는 식물 2~3종만 먹는다. 애벌레들이 만약 떼를 지어 살게 되면 왕성한 식욕 때문에 제한된 먹이식물 전체를 깡그리 먹어 치울 것이고, 먹이가 줄거나 완전히 없어지면 같은 종을 잡아먹는 동종포식(카니발리즘)까지 일어난다. 먹이식물을 완전히 먹어 치우면 식물 자체를 죽여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후대의 먹이까지 없애게 된다. 적당히 먹고 다음 세대를 위해 먹이를 남겨두어야 할 필요도 있다. 또 밀도가 높으면 질병이 빠르게 퍼져 개체군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애벌레는 생존을 위해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애벌레는 식물의 잎을, 어른벌레는 식물의 꽃을 먹이로 한다. 궁극적으로 종 내에서 먹이 자원으로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 세계 70억 명의 인간들끼리 원유, 곡물, 희토류 등 자원을 가지고 전쟁을 벌이는 까닭도 같은 종 내에서 무한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애벌레는 태어날 때부터 같은 종끼리 격렬한 먹이 경쟁을 피하는 사회 행동이 발달했고 그 현명함 때문에 곤충이 오늘날까지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똘똘 뭉쳐 천적의 접근 막는다
그러나 특별한 애벌레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무리지어 산다. 무리 속으로 들어가 그물을 쳐 방어벽을 만들어 스스로 보호한다. 애벌레 수백 마리가 집단으로 하얀색 실을 내 커다란 그물 모양의 집을 만들어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붉나 무를 통째로 먹어치우는 벼슬집명나방은 보기에도 섬뜩해 감히 천적이 접근할 수조차 없다. 쥐똥나무 잎 사이에 그물로 집을 만들고 그 실 위에서 생활하는 별박이자나방이나 회양목을 앙상한 가지만 남기는 회양목명나방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종류들은 존재를 숨기고 살아가는 다른 곤충과 달리 나뭇잎 사이에 집단 둥지를 짜고 밖으로는 방어벽인 그물을 쳐 놓고 바글바글 모여 산다. 정교하고 촘촘하게 짠 방어벽은 아니지만, 끈적끈적한 거미줄 같은 그물은 시각적으로 천적의 접근을 막는다. 집단생활이 단독 생활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어 군집을 이루고 먹이를 함께 먹는 사회성 애벌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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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집(Silk case)’을 가지고 다니는 애벌레도 있다. 옛날 선조들은 비가 올 때 어깨에 두르던, 짚으로 만든 비옷을 도롱이라 했다. 이러한 외형적 특징과 기능을 본따 ‘도롱이벌레’라 부르는 주머니나방 애벌레가 좋은 예다. 도롱이벌레는 대부분 나무의 잎이나 줄기에 매달려 있는데, 집을 들고 다니면서 머리를 내밀고 풀잎이나 나뭇잎을 갉아 먹는다. 주머니처럼 완벽하게 틈 없이 만들어 눈이나 비가 와도 습기가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아주 질겨서 천적인 새가 부리로 쪼아도 끄떡없다.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울려 위장 효과도 있다. 사람이 해체하려고 잡아당겨도 절대 끊어지거나 갈라지지 않으며 칼이나 가위로만 자를 수 있다. 뛰어난 직조술로 주변의 잎이나 줄기 또는 무엇이든지 잘라 붙여 집을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위장하려는 용도이고 집의 주원료는 애벌레가 토해내는 실크다. 끝은 열려 있어 머리를 밖으로 내 먹이를 먹거나 이동할 때 사용하고 집 끝의 구멍으로는 배설물을 버린다. 어른이 돼서도 암컷은 날개를 만들지 않고 단지 페로몬을 뿌려 수컷들을 유인한다. 가장 안전한 집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극단적인 번식 전략이다.
끊임없이 생존법 고민하는 ‘소시지’
필자는 여섯 달에 걸쳐 애벌레의 많은 생존 전략을 기술했지만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 것도 많다. 생존을 위한 적응 행동과 방어 전략은 다양하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애벌레들은 먹는 시간뿐 아니라 먹는 방법 그리고 심지어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애벌레들은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어 전략을 세우고 또 세운다.
그 많은 방어 전략을 단 몇 번의 예로 간추려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애벌레의 입장에서 천적을 보고 느낀 상황을 나름대로 간추려 정리를 했지만 극히 단편적일 수밖에 없고 거대하고 복잡한 생태계의 일부만을 다뤘다고 생각한다.
몸을 감추고, 도망치고 때로는 맛없게 보이려고 안간힘을 쏟고, 독을 품고 공격하거나 그물을 치고 집을 만드는 생존 전략은 자연선택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생물 간의 적절한 긴장 관계 속에서 다른 많은 생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 또한 애벌레의 주요한 생태적 기능이다. 언제나 벼랑에 서서 극한의 긴장감으로 생존하고 있는 애벌레들이 지금처럼 잘 살아야 생태적 다양성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애벌레의 삶을 넘어서, 생태계가 있고, 환경도 있고, 지구도 있다.
지금까지 이 코너에 실렸던 내용은 15년 간 필자가 애벌레를 직접 채집하고 키우면서 관찰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구성한 것이다. 다음 달부터는 애벌레의 분류 및 채집과 사육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생존 전략의 이야기를 마감하면서 그 동안 독자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을 요약,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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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애벌레는 모든 동물들이 선호할까
애벌레는 전 생애에 걸쳐 사용할 영양분을 축적해야 할 시기다. 번데기처럼 활동하지 않는 상태를 대비해 많은 단백질을 저장한다. 탈피나 휴면, 그리고 실을 내어 고치나 번데기를 만들거나 번데기 속에서 어른벌레의 조직이나 기관을 만들 때 애벌레는 필요한 아미노산을 저장된 단백질에서 얻는다. 또 애벌레는 비섭식기(먹는 양과 활동량이 적어지는 시기)에 사용하기 위한 유충특이단백질을 많이 갖고 있다. 쇠고기나 닭고기에 결코 뒤지지 않는 단백질과 그보다 훨씬 많은 무기질을 가진 최고급 영양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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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근육이나 뼈가 없는 애벌레는 어떤 기관으로 움직일까
곤충은 골격 근육으로 대표되는 액틴이라는 근육섬유를 수축하고 이완하며 움직인다. 곤충 근육은 빨리 수축하는 근육(파리)과 느리게 수축하는 근육(물장군의 공기관)의 종류에 따라 움직이는 정도가 다르다. 특히 애벌레들은 마디 간 골격 근육과 다리 근육으로 이동한다. 불나방 애벌레는 마디 간 골격 근육이 빠르게 수축돼 다른 종류보다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다.
3. 파이프바인(쥐방울덩굴속)이나 밀키위드(박주가리,왕고들빼기속) 같은 독성식물을 먹고도 죽지 않는 애벌레의 비결은 무엇일까
애벌레들은 식물의 독성물질(곤충을 쫓는 물질)을 해독해 그 식물을 먹고 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을 보호하는 물질로 활용한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해 저장하며 배설하는 것이 소화 기관과 부속샘이다. 애벌레는 먹이에 들어 있는 식물의 독성물질을 내부가 특수한 막으로 덮여 있는 소화기관인 중장에서 해독한다. 그러나 천적을 쫓아 버리는 유독성 물질은 분해하지 않고 저장했다가 방어용으로 사용한다. 주로 체내의 혈림프에 지방이나 결합단백질 함량을 높여 유독성 물질을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격리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러한 종들은 애벌레 때뿐만 아니라 다 자라서도 독성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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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에게 경쟁은 따를 수밖에 없는 운명이자 자연 선택의 요인이다. 그리고 대개 같은 종 내에서 가장 격렬하게 일어난다. 대부분이 초식성인 나비목 애벌레들은 한 종류 또는 같은 속(Genus)에 속하는 식물 2~3종만 먹는다. 애벌레들이 만약 떼를 지어 살게 되면 왕성한 식욕 때문에 제한된 먹이식물 전체를 깡그리 먹어 치울 것이고, 먹이가 줄거나 완전히 없어지면 같은 종을 잡아먹는 동종포식(카니발리즘)까지 일어난다. 먹이식물을 완전히 먹어 치우면 식물 자체를 죽여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후대의 먹이까지 없애게 된다. 적당히 먹고 다음 세대를 위해 먹이를 남겨두어야 할 필요도 있다. 또 밀도가 높으면 질병이 빠르게 퍼져 개체군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애벌레는 생존을 위해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애벌레는 식물의 잎을, 어른벌레는 식물의 꽃을 먹이로 한다. 궁극적으로 종 내에서 먹이 자원으로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 세계 70억 명의 인간들끼리 원유, 곡물, 희토류 등 자원을 가지고 전쟁을 벌이는 까닭도 같은 종 내에서 무한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애벌레는 태어날 때부터 같은 종끼리 격렬한 먹이 경쟁을 피하는 사회 행동이 발달했고 그 현명함 때문에 곤충이 오늘날까지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똘똘 뭉쳐 천적의 접근 막는다
그러나 특별한 애벌레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무리지어 산다. 무리 속으로 들어가 그물을 쳐 방어벽을 만들어 스스로 보호한다. 애벌레 수백 마리가 집단으로 하얀색 실을 내 커다란 그물 모양의 집을 만들어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붉나 무를 통째로 먹어치우는 벼슬집명나방은 보기에도 섬뜩해 감히 천적이 접근할 수조차 없다. 쥐똥나무 잎 사이에 그물로 집을 만들고 그 실 위에서 생활하는 별박이자나방이나 회양목을 앙상한 가지만 남기는 회양목명나방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종류들은 존재를 숨기고 살아가는 다른 곤충과 달리 나뭇잎 사이에 집단 둥지를 짜고 밖으로는 방어벽인 그물을 쳐 놓고 바글바글 모여 산다. 정교하고 촘촘하게 짠 방어벽은 아니지만, 끈적끈적한 거미줄 같은 그물은 시각적으로 천적의 접근을 막는다. 집단생활이 단독 생활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어 군집을 이루고 먹이를 함께 먹는 사회성 애벌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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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집(Silk case)’을 가지고 다니는 애벌레도 있다. 옛날 선조들은 비가 올 때 어깨에 두르던, 짚으로 만든 비옷을 도롱이라 했다. 이러한 외형적 특징과 기능을 본따 ‘도롱이벌레’라 부르는 주머니나방 애벌레가 좋은 예다. 도롱이벌레는 대부분 나무의 잎이나 줄기에 매달려 있는데, 집을 들고 다니면서 머리를 내밀고 풀잎이나 나뭇잎을 갉아 먹는다. 주머니처럼 완벽하게 틈 없이 만들어 눈이나 비가 와도 습기가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아주 질겨서 천적인 새가 부리로 쪼아도 끄떡없다.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울려 위장 효과도 있다. 사람이 해체하려고 잡아당겨도 절대 끊어지거나 갈라지지 않으며 칼이나 가위로만 자를 수 있다. 뛰어난 직조술로 주변의 잎이나 줄기 또는 무엇이든지 잘라 붙여 집을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위장하려는 용도이고 집의 주원료는 애벌레가 토해내는 실크다. 끝은 열려 있어 머리를 밖으로 내 먹이를 먹거나 이동할 때 사용하고 집 끝의 구멍으로는 배설물을 버린다. 어른이 돼서도 암컷은 날개를 만들지 않고 단지 페로몬을 뿌려 수컷들을 유인한다. 가장 안전한 집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극단적인 번식 전략이다.
끊임없이 생존법 고민하는 ‘소시지’
필자는 여섯 달에 걸쳐 애벌레의 많은 생존 전략을 기술했지만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 것도 많다. 생존을 위한 적응 행동과 방어 전략은 다양하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애벌레들은 먹는 시간뿐 아니라 먹는 방법 그리고 심지어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애벌레들은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어 전략을 세우고 또 세운다.
그 많은 방어 전략을 단 몇 번의 예로 간추려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애벌레의 입장에서 천적을 보고 느낀 상황을 나름대로 간추려 정리를 했지만 극히 단편적일 수밖에 없고 거대하고 복잡한 생태계의 일부만을 다뤘다고 생각한다.
몸을 감추고, 도망치고 때로는 맛없게 보이려고 안간힘을 쏟고, 독을 품고 공격하거나 그물을 치고 집을 만드는 생존 전략은 자연선택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생물 간의 적절한 긴장 관계 속에서 다른 많은 생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 또한 애벌레의 주요한 생태적 기능이다. 언제나 벼랑에 서서 극한의 긴장감으로 생존하고 있는 애벌레들이 지금처럼 잘 살아야 생태적 다양성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애벌레의 삶을 넘어서, 생태계가 있고, 환경도 있고, 지구도 있다.
지금까지 이 코너에 실렸던 내용은 15년 간 필자가 애벌레를 직접 채집하고 키우면서 관찰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구성한 것이다. 다음 달부터는 애벌레의 분류 및 채집과 사육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생존 전략의 이야기를 마감하면서 그 동안 독자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을 요약,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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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애벌레는 모든 동물들이 선호할까
애벌레는 전 생애에 걸쳐 사용할 영양분을 축적해야 할 시기다. 번데기처럼 활동하지 않는 상태를 대비해 많은 단백질을 저장한다. 탈피나 휴면, 그리고 실을 내어 고치나 번데기를 만들거나 번데기 속에서 어른벌레의 조직이나 기관을 만들 때 애벌레는 필요한 아미노산을 저장된 단백질에서 얻는다. 또 애벌레는 비섭식기(먹는 양과 활동량이 적어지는 시기)에 사용하기 위한 유충특이단백질을 많이 갖고 있다. 쇠고기나 닭고기에 결코 뒤지지 않는 단백질과 그보다 훨씬 많은 무기질을 가진 최고급 영양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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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근육이나 뼈가 없는 애벌레는 어떤 기관으로 움직일까
곤충은 골격 근육으로 대표되는 액틴이라는 근육섬유를 수축하고 이완하며 움직인다. 곤충 근육은 빨리 수축하는 근육(파리)과 느리게 수축하는 근육(물장군의 공기관)의 종류에 따라 움직이는 정도가 다르다. 특히 애벌레들은 마디 간 골격 근육과 다리 근육으로 이동한다. 불나방 애벌레는 마디 간 골격 근육이 빠르게 수축돼 다른 종류보다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다.
3. 파이프바인(쥐방울덩굴속)이나 밀키위드(박주가리,왕고들빼기속) 같은 독성식물을 먹고도 죽지 않는 애벌레의 비결은 무엇일까
애벌레들은 식물의 독성물질(곤충을 쫓는 물질)을 해독해 그 식물을 먹고 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을 보호하는 물질로 활용한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해 저장하며 배설하는 것이 소화 기관과 부속샘이다. 애벌레는 먹이에 들어 있는 식물의 독성물질을 내부가 특수한 막으로 덮여 있는 소화기관인 중장에서 해독한다. 그러나 천적을 쫓아 버리는 유독성 물질은 분해하지 않고 저장했다가 방어용으로 사용한다. 주로 체내의 혈림프에 지방이나 결합단백질 함량을 높여 유독성 물질을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격리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러한 종들은 애벌레 때뿐만 아니라 다 자라서도 독성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