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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의 적극적인 확장

② 수학 - 대수 분야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주제로 준비한다. 그중에서 수학 - 대수 분야는 평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영재고에 합격한 학생들의 실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며, 나만의 탐구활동을 어떻게 수행할지 고민해보자.



※ 본지에서는 ‘도전!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새롭게 연재하고 있습니다. 실제 영재고, 과학고 합격생들의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서 중등 영재들의 수학, 과학 탐구활동을 돕고 포트폴리오를 더욱 충실하게 만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지난해 영재고에 합격한 학생들의 영재성 포트폴리오 중에서 대수에 관한 것은 많지 않았다. 이제 겨우 이차함수와 이차부등식을 소화하기 시작한 중학생으로서 대수학의 어느 한 분야를 심도 있게 파고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교과 과정에 있는 내용 중에서는 써볼 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는 수학을 즐겁게, 소위 창의적으로 학습하는 사례가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대수 관련 영재성 포트폴리오의 경우 인터넷 자료를 엮어서 손쉽게 작성할 수 있는 자료정리형이나 학원에서 선행학습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수준 있어 보이는 영재성 포트폴리오들은 자신의 독창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분야에서 많이 나타났다. 지금부터 영재고 합격생들의 대수 관련 영재성 포트폴리오에 나타난 몇 가지 유형을 함께 살펴보겠다.



별도의 노력 덧붙이는 자료정리형

대수 관련 주제에 대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정리한 리포트형의 포트폴리오가 있다. 이러한 자료는 대부분 급하게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자기 글로 소화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여기저기서 가져온 자료를 평면적으로 나열해 문맥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정리형을 무조건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다. 인터넷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하나의 ‘탐구활동’이기 때문이다. 실제 합격생의 포트폴리오에는 단순한 자료 수집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후반부에 자신이 독자적으로 실시한 실험이나 여론조사를 덧붙인다면 내용이 더 충실해진다. 예를 들면 ‘황금비’에 대한 자료를 정리한 학생은 정말로 황금비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보기 좋은 비율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자료정리형 - ‘황금비의 실용에 관한 고찰’ 중 일부

황금비는 아름다움과 조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옛날부터 미술, 공예, 건축 등에 널리 활용돼 왔습니다. 배꼽의 위치가 사람의 몸 전체를 황금분할하고, 어깨의 위치가 배꼽 위의 상반신을, 무릎의 위치가 그 하반신을, 코의 위치가 어깨 위의 부분을 각각 황금 분할 할 때, 가장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황금비를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걸까요? 저는 이 사실에 의문을 품어 저희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위의 3가지 삼각형 중 첫번째는 정삼각형, 두번째는 직각이등변삼각형, 세번째는 밑변과 옆변 이 황금비를 이루는 이등변 삼각형입니다. 황금삼각형 외에 정삼각형과 직각 이등변 삼각형을 이용한 이유는 인간이 느끼기에 안정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삼각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3개의 삼각형을 갖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어느 삼각형이 안정적이고, 보기 편한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조사 결과 정삼각형이 약 58%, 직각 삼각형이 25%, 황금 삼각형이 약 17%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정삼각형을 선택한 이유는 ‘정확히 같은 3변이라서 제일 안정적으로 보인다’, 직각삼각형을 선택한 이유는 ‘90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삼각형이란 조건이 황금비에게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생각해서 원의 내부 각도 분할로 황금비에 대해 다시 조사를 해봤습니다. 하나는 안을 정확히 4분할한 원과 나머지 하나는 황금비의 비율로 180도를 분해해서 원을 4개로 나눴습니다. 이번에도 친구들에게 조사한 결과 정확한 4분원이 83%, 황금원이 17%를 차지했습니다.



이 두 개의 조사들을 통해 우리가 꼭 황금비를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비율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황금비에 대해서 가장 이론적인 반응을 보이며 편안하다고 느끼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황금비 보다는 정확한 모양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더 복잡해지면 단순히 정확한 것보다 황금비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만, 일단은 황금비가 무조건적으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설계과정 자세히 기술하는 실험형

대수의 중요한 내용을 실험을 통해 검증해보는 영재성 포트폴리오다. 여기서는 제대로 된 실험설계와 자료해석 과정이 중요하므로, 내용만 수학일 뿐 형식은 과학 탐구보고서와 다름이 없다. 예를 들면 뷔퐁의 바늘 문제를 이용해 수학의 중요한 상수값을 실험을 통해 구해본 사례, 파스칼의 삼각형이 보여주는 확률 배분을 실험을 통해 검증한 사례가 있다.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실험 과정에서 발견한 부적절한 조건을 조정하는 일, 실험의 결과를 분석해 그 의미를 밝히는 일 등은 미래 자연과학자가 되려는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과정이다. 실험형 영재성 포트폴리오의 경우 실험설계에 관한 자세한 과정을 제시해야 하고, 자료해석과 결론, 연구의 한계 등을 제대로 작성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실험형 - ‘뷔퐁의 바늘문제’ 중 일부



1) 연구 계획 및 연구시 주의점

① 떨어뜨리는 물체간 상호작용 감소를 위해 바늘 대신 이쑤시개를 쓴다.

② 이쑤시개는 되도록 일정한 방향이 아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떨어뜨리고 모든 곳에 골고루 뿌린다.

③ 이쑤시개의 길이(L)와 평행선 사이의 거리(d)를 변화시키면서 확률을 얻어낸다. 이를 통해 실제로 수식적으로 구한 뷔퐁의 확률과 같은지 검증한다.



2) 연구 목적

실험을 통해 뷔퐁의 바늘 문제를 직접 검증한다.



3) 연구 과정





① 서로 다른 길이(6.5cm, 9.9cm)의 이쑤시개를 준비한다. 4절지 6장에 각각 이쑤시개 길이의 1배, 1.5배(13cm, 19.8cm), 2배(19.5cm, 29.7cm)가 되도록 평행선을 긋는다(방향은 상관없음).

② 4절지에 이쑤시개를 20개 무질서하게 떨어뜨리고, 평행선에 걸치는 개수를 센다. 이를 11번 반복한다(범위 밖으로 나간 이쑤시개는 제외시키거나 다시 던진다).

③ 4절지와 이쑤시개를 바꿔가며 실험을 반복한다.

④ 실험으로 얻어낸 값을 이용해 뷔퐁의 바늘 문제를 증명, 검증한다.



4) 연구 결과

실험으로 구한 π값이 2.82~3.19 정도로 실제 값인 3.14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바늘이 평행선과 만날 확률, 즉 (평행선과 만난 바늘의 개수)/(던진 바늘의 개수)=2L/πd임을 알 수 있다.



나만의 관점을 제시한 선행학습형

중학교 과정을 넘어서는 내용을 공부하고 연구해 그 이해를 드러낸 영재성 포트폴리오가 있다. 이런 유형의 경우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누구나 공부하는 내용을 단순히 요약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미적분을 비롯해 고교과정을 훌쩍 뛰어넘어 대학과정까지 공부해 작성한 영재성 포트폴리오도 간혹 나온다. 이런 자료는 대체로 단순히 공부한 내용을 제시하는 데 그친다. 남보다 먼저 어려운 것을 공부했다는 것만으로는 영재성을 인정받을 수는 없다. 또 최종 면접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심층 질문을 받게 될 것이란 점도 생각해야 한다.



영재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부등식을 접해서인지, 합격생의 영재성 포트폴리오 가운데 여러 가지 절대부등식에 대한 자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지원자들 사이에 비슷비슷한 주제의 포트폴리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충실한 연구 수행하는 논문형

교과과정에 속하는 내용에 대해 자신만의 창의적인 탐구결과를 담은 영재성 포트폴리오다. 현장 연구자들의 논문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재고는 실상 영재성 포트폴리오를 통해 이러한 연구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1차부등식, 2차부등식, 고차부등식, 분수부등식, 연립부등식, 절대치 기호 있는 부등식, 가우스 기호 있는 부등식 등의 각종 부등식에 대해 나름의 이해와 요령 있는 자신만의 풀이 방법을 제시한 사례가 있었다.



논문형 - ‘여러 가지 부등식의 탐구’ 중 일부



함수와 그래프이론(부등식의 영역)에 대해 알아보자. 부등식은 함수에서 한 부분의 넓이를 이야기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함수 y=f(x)의 아랫부분을 y<f(x), 윗부분을 y>f(x)이라고 한다. 또한 ≤이나 ≥이 포함되면 y=f(x)부분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두 방정식이나 부등식 y=f(x)와 y=g(x)의 교점이 어떤 방정식이나 부등식의 해 부분이다. 따라서 앞에서 설명한 고차방정식의 네 가지 부등식을 그래프로 그려보자.



1. x(x+1)(x-2)≥0

2. x(x-1)(x+4)≤0

3. (x-1)(x+3)(x+4)>0

4. (x-3)(x+5)(x+1)<0



이번에는 절대값을 포함한 부등식에 대해 알아보자. 절대값이란 어떤 실수의 부호를 무시하고 0과의 거리를 의미한다. 기호는 |(어떤 수)|이다. 절대값을 포함한 부등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수)|≥0인 경우와 |(어떤 수)|≤0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각각 풀이방법을 제시하겠다.





이렇게 절대값은 기호 자체로 음과 양이 함께 존재하므로 두 가지 경우로 나눠 푸는 것이 쉽고 정확하다.



탐구하려는 자세가 중요해

간략하게나마 대수 관련 영재성 포트폴리오의 표준적인 유형을 살펴봤다. 그러나 영재성 포트폴리오에 어떤 정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1년 넘게 공부하며 작성한 수학노트를 영재성 입증 자료로 제출해 합격한 학생도 있고, 인터넷 네이버 지식IN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랫동안 자신이 써왔던 답글을 모아 자료로 제시한 학생도 있다.



학생들 생각과는 달리 교과과정 속에 탐구할 수 있는 주제는 널려 있다. 무엇을 쓸 것인지 주제가 없어서 걱정이라면 소위 ‘공부’만 잘할 뿐 영재로서의 자질을 갖지 못했다는 증거다. 2가 무리수라는 증명을 배우고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증명해보려고 시도해본 일이 있는가? 덧셈의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을 배우고서 d+c+b+a =a+b+c+d가 성립하는 이유를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근사값의 덧셈, 뺄셈에서의 유효숫자를 배우고서 근사값의 곱셈이나 나눗셈에서의 유효숫자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본 일은 있는가?



결국 제대로된 영재성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출발점은 공부하는 자세에 달려 있다. 수학 영재성 포트폴리오 가운데 유독 대수에 관한 주제가 빈약한 이유는 분야의 특수성 때문이 아니라 ‘사고의 빈곤’ 때문이다. 중학교 교과과정에 속한 내용에 대해 자신만의 깊은 사고를 드러낸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면 어설프게 선행학습한 내용을 요약한 포트폴리오에 비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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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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