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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 DNA를 찾아서

나는 엄마를 닮았을까, 아빠를 닮았을까?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처럼 우리 몸의 형질도 부모의 유전정보를 물려받아 만들어졌다. 따라서 부모의 형질을 닮는다. 이러한 유전정보는 우리 몸의 세포 안 DNA에 저장돼 세대를 거쳐 전달된다. 지금부터 우리 몸속 유전물질, DNA와의 여행을 떠나보자.


 



인간은 어디서 왔을까



오래전부터 인류는 인간이 어떻게 생겨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1679년 네덜란드의 현미경학자 레벤후크는 현미경으로 정액을 관찰하던 중 움직이는 정자를 발견했다. 그의 관찰결과를 토대로 학자들은 이 움직이는 작은 세포를 생명의 기원으로 여겼다. 그 속에는 태어날 아기의 축소판을 뜻하는 ‘호문쿨루스(Homunculus)’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전성설(preformation theory)이라 한다. 즉 생식세포 안에 이미 완전한 개체가 만들어져 들어가 있다는 학설이다. 전성설에 따르면 난자나 정자 중 하나에 호문쿨루스가 있으므로 자손은 부모 중 어느 한 쪽만 닮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손은 부모의 형질을 고루 갖추고 있으므로 이 학설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학설은 17~18세기 동안 지배적이었다. 세포의 발생과정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한 19세기 중엽이 돼서야 단순한 상태부터 복잡한 상태로의 발전이 일어나 구조가 새롭게 생겨난다는 후성설(epigenesis)이 인정됐다.



최초의 DNA 발견



DNA는 1869년 스위스의 생리화학자인 프리드리히 미셰르가 처음 발견했다. 그는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붕대에 묻어 있는 고름의 성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세포의 핵 속에 단백질과는 다른 새로운 물질이 있음을 발견했다. 핵물질(nuclein)이라 불렀던 이것이 최초로 발견한 DNA이다. 하지만 그 당시는 이것이 유전물질임을 알지 못했다. 후에 멘델이 유전법칙을 발표하면서 유전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1928년 영국의 세균학자 그리피스가 형질전환 물질을 발견하면서 유전물질인 DNA가 본격적으로 연구됐다. 그리피스는 S형 폐렴균은 생쥐에 폐렴을 일으키고 R형 폐렴균은 감염성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열을 가해 죽인 S형 폐렴균을 생쥐에 주입했을 때 감염성이 없었으나, 살아있는 R형과 열을 가해 죽인 S형 폐렴균을 섞어서 쥐에 주입했을 경우 폐렴에 감염된다는 사실을 통해 ‘형질전환 물질’이 R형을 S형으로 바꿨음을 알아냈다(<;그림 1>;). 이 실험을 보고 미국의 세균학자 에이버리는 S형 폐렴균을 분리해 얻은 성분을 하나씩 R형 폐렴균에 넣는 실험을 했다. 그중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1953년 영국의 왓슨과 크릭이 윌킨스와 함께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냈다.


 


 

DNA 자세히 들여다보기



DNA는 세포의 핵 속에 염색질(chromatin)의 형태로 존재한다. 염색질의 기본 구조는 DNA와 히스톤 단백질의 복합체인 뉴클레오솜(nucleosome)인데 그 크기가 100Å로 매우 작다. 따라서 전자현미경으로만 뉴클레오솜이 사슬 모양으로 연결된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염색질의 형태로 풀어져 존재하다가 세포가 분열하는 시기가 되면 응축해 염색체가 된다. 염색체의 상태가 되면 현미경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양파에서 염색체를 관찰하는 실험을 생각해보자. 이때 양파의 어느 부분을 사용해 실험할까. 대부분 양파 뿌리털의 생장점 부분을 관찰한다. 생장점에서는 세포분열이 활발하고 DNA가 뭉쳐서 염색체의 형태를 하고 있기에 관찰이 쉽다.


 


 

다시 DNA로 돌아가 기본 구조를 살펴보자. DNA는 인산기, 5탄당, 질소 염기의 세 부분을 기본 구조로 갖고 있다. 이 기본 구조를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라 한다. DNA를 이루는 인산기와 당 분자는 동일하지만 질소 염기는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시토신(cytosone), 티민(thymine)의 4가지 다른 염기를 갖고 있다. 이들 염기가 어떠한 순서로 배열하고 있는가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유전정보를 구성한다.



뉴클레오티드는 바깥쪽에 당-인산 골격을 가지며 안으로는 염기가 위치한다. 염기는 서로 수소결합을 통해 두 가닥의 사슬을 이중나선의 형태로 배열하게 한다. 아데닌은 티민과만 수소결합을 하며, 구아닌은 시토신과만 결합한다. 이렇게 생성된 DNA 이중나선은 폭이 2.0nm이며 3.4nm(10개의 염기쌍)마다 나선이 오른쪽으로 한 바퀴 꼬인 모습을 갖춘다.



범인을 잡아라







DNA는 범죄 수사나 친자 확인 과정에도 등장한다. 이 과정은 DNA의 특정한 염기서열을 인식하고 자르는 제한효소를 이용해 이뤄진다. 범인의 혈액과 용의자의 DNA를 같은 제한효소로 잘랐을 때 같은 DNA 조각이 나타나는 용의자가 바로 범인이다. 이 과정을 RFLP(Restriction enzyme Fragment Length Polymorphisms, 제한효소 절편 길이 다양성)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그림 3>;과 같이 범인과 용의자의 DNA를 같은 제한효소로 잘라 전기영동한 결과를 보자. 누가 유력한 범인일까? RFLP 결과 같은 DNA 조각을 보이는 용의자 4가 가장 유력하게 지목된다. 이 과정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여기에서는 RFLP 중 가장 흔한 형태인 VNTR(Variable Number Tandem Repeat)을 사용한다. 사람의 DNA 중 실제로 단백질을 만들어 유전현상을 나타내는 부위는 전체 DNA 중 1% 정도이며, 여기서 만들어낸 단백질이 사람마다 다른 형질을 나타내게 해준다. DNA의 나머지 99%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아 스페이서 DNA(spacer DNA)라고 한다. 이 쓸모없을 것 같은 스페이서 DNA에 사람마다 다른 염기서열의 특이성이 있어 개인을 식별하게 해준다. 스페이서 DNA에는 일정한 중심염기서열(core sequence)이 반복되는 구조가 나타난다. 이 반복횟수가 사람마다 다르며, 반복되는 염기서열도 다르다. 따라서 제한효소로 처리했을 때 유전자 길이가 다양하게 분포되며 이를 전기영동하면 잘려진 DNA의 길이를 비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친자확인이나 범인 검색에 도움을 준다.


 
 




 

201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허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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