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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주제를 꾸준히 탐구하라

① 포트폴리오 어떻게 만들까

영재고, 과학고 입시에서 ‘영재성 입증 자료(포트폴리오)’는 서류전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다. 지난해 입시전형을 분석해 이 포트폴리오가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자. 또 자신의 수학, 과학 능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유익한 탐구활동을 어떻게 준비할지 함께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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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에서는 이번 호부터 1년간 ‘도전!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실제 영재고, 과학고 합격생들의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서 중등 영재들의 수학, 과학 탐구활동을 돕고 포트폴리오를 더욱 충실하게 만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영재고와 과학고 입시가 크게 바뀌었다. 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고입형 입학사정관제’라 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대폭 확산됐다. 특히 올해 과학고 입시에서는 자기주도학습전형 선발 비율이 50%로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 전망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기본 틀은 서류와 면접이다. 경쟁률이 약 20:1에 이르는 영재고 입시엔 서류전형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 1차 서류전형에서 지원자 2738명 가운데 약 2300명이, 경기과학고 1차 서류전형에서 지원자 2209명 가운데 약 800명이 탈락했다. 대구과학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인 거경전형에서는

지원자 1550명 가운데 약 90명만 2단계 면접평가에 응시할 수 있었다. 서울과학고의 경우 지원자 대다수에게 2단계 전형(영재성 및 사고력 평가) 응시 기회를 줬다. 대신 지원자들이 제출한 서류 평가는 4단계 전형(과학캠프)에서 이어졌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지원자들이 제출하는 서류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란?

영재고, 과학고 지원자가 제출할 서류는 크게 학생기록부, 학습계획서, 교사추천서와 함께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영재성 입증 자료)다. 이 가운데 서류전형에서 변별력이 높은 자료가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다. 지원자들 사이에 교과내신 성적에 큰 차이가 없고, 올림피아드 등 교외 수상실적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자의 수학, 과학에 대한 실력과 열정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란 무엇일까? 지난해 2011학년도 영재고와 과학고 입학전형에서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를 요구한 학교는 총 7곳(영재학교 3곳, 과학고 4곳)이며, 개인별로 3~5건 이내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각 학교 입시요강에서 명시한 내용을 통해 그 의미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 독창적인 자료 ▲ 일관성과 지속성이 담긴 자료 ▲ 수상실적과의 연계되지 않은 자료 ▲ 최근 만든 자료 등이다.



다른 지원자와 차별되는 독창성

‘독창성’은 창의성의 5가지 영역 가운데 하나로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독창적인 자료’ 또는 ‘창의적 산출물’에 대해선 오해를 갖기 쉽다. 영재고나 과학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수학과 과학에 열정과 기본적인 실력이 있을 뿐이다. 이들에게 실제 과학기술 분야 현장 연구자처럼 ‘창의적 산출물’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영재고 입시 전형에서는 ‘다른 지원자와 확연히 차별되는 기록물 또는 자료’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영재고 합격생 이 모군이 제출한 ‘상록수의 잎은 왜 얼지 않을까?’란 탐구보고서는 독창적인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로 볼 수 있다. 이 군은 탐구보고서에서 추운 겨울에도 상록수 잎이 얼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원인을 조사한 후 중학교 교육과정에 나오는 녹말, 포도당 검출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을 다뤘다. 이 군의 탐구보고서는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연구였기에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일관성과 지속성, ‘과제 집착력’

미국 국립영재연구소 렌줄리 소장은 영재성의 3가지 특성으로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 높은 수준의 창의성, 그리고 높은 수준의 과제 집착력을 들었다. 여기서 ‘과제 집착력’은 한 가지 과제나 영역에 오랫동안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흥미, 인내, 지구력, 노력, 자신감 등이 이에 속한다. 렌줄리는 과제 집착력 없이는 높은 성취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영재고나 과학고 입학전형에서도 수학, 과학에 대한 과제 집착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영재고 입시 전형에서 ‘수학, 과학 분야에 있어서 지속적 관심을 갖고 활동해온 산출물’이라고 명시한 것은 영재성 입증자료를 통해 지원자의 과제 집착력을 평가하고자 함이다.



지난해 영재고에 합격한 권 모양은 1년 넘게 정성껏 작성한 생물 노트를 영재성 입증자료로 제출했다. 그 안에는 권 양이 생물을 공부하며 궁금했던 내용들을 문헌조사, 실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한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다. 꾸준한 연구에 대한 성과와 노력을 인정받아 합격할 수 있었다.이처럼 오랫동안 일관된 ‘과제 집착력’은 주요한 변별 기준이다.



수상실적 연계 안된 진정성 있어야

지난해 대구과학고는 “(영재성 입증자료를) 수상실적과 결부시켜 소개할 경우 영재성 입증자료로서 의미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교육을 조장하는 올림피아드 등 교외수상실적은 영재고나 과학고 입시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의지와 맞닿아 있다. 과학탐구대회에 참가했더라도, 대회를 통해 자신이 만든 산출물에 대한 대한 주제, 탐구과정, 탐구결과 등을 소개하거나 그 일련의 과정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영재성 입증자료에선 금상, 은상, 동상 등의 ‘실적’보다 지원자가 자신의 영재성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합격생들의 포트폴리오 분석

지난해 C&I 중등와이즈만에서 영재고와 과학고에 합격한 학생들의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주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었다.



대체로 합격생들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가운데 가장 자신 있는 교과를 택해 그 교과 관련 3개 안팎의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수학 분야에서는 이론탐구(정리형, 실험형), 일상탐구(고대, 현대), 과학 분야에서 이론 탐구(실험실, 야외), 일상탐구, 미래문제해결 등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면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한 합격생이 제출한 포트폴리오 주제들을 살펴보면 ‘뷔퐁의 바늘 문제 확장’,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복권의 기대값 올리기’ 등이었다.





수학, 과학에 대한 열정을 펼쳐라

이처럼 영재성 입증 포트폴리오는 영재고, 과학고 입시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나만의 독창적인 탐구 주제를 선정해야 할 뿐더러,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재고와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1차 관문인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위한 중요한 평가요소인 포트폴리오 준비에 소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길러진 수학, 과학적 사고력과 탐구력은 캠프전형과 면접에서도 발휘할 수있다.



결국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곧 수학, 과학에 대한 열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영재고, 과학고의 합격 여부를 떠나 포트폴리오에 도전하고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이어서 한다면, 입시에도 도움될 뿐더러 과학적 자산이 될 것이다. 후에 본격적인 연구인력이 되는 탄탄한 밑거름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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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조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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