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필자는 배와 인연이 많은 사람이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직장은 대한민국 해군이다. 병사들을 지휘하며 전략을 짜는 장교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석사학위도 2005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받았다. 잠수체를 이용한 모형시험을 통해 물살의 흐름(유동)을 계측하는 연구였다. 이 때 잠수체 주위에서 나타나는 물결의 흐름, 즉 실속(Stall) 현상을 더 정확히 연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유동가시화기법(Flow Visualizati on techniques)’이라는 선박 주위의 물결모양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실험을 해 보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실험장비가 부족해 포기했다.

다행히도 4년이 지나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에 발을 들이며 중단했던 연구를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우리 연구실은 국내에서 유체, 유동 연구에 관한한 가장 실력있는 곳이다. 지도교수인 이신형 교수는 유체분야의 유동가시화 기법을 전공한 국내 정상급 전문가로서 모든 연구원들이 존경하고 따르고 있다.

배를 만들 때는 일단 모형선박을 만든다. 그리고 이 모형선박을 수조에 띄우고 인공으로 파도를 만들어 물살의 흐름을 연구한다. 이런 시설을 ‘예인수조’라고 하는데, 입자영상유속계(PIV·Particle Image Velocimetry)를 국내 최초로 예인수조에 도입한 곳이 우리 연구실이다. 필자가 연구실에 들어올 당시, 이 교수는 예인수조에서 유동가시화 실험을 해 보고자 했고, 실험을 맡아 줄 담당연구원이 필요했다. 석사학위 논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던 필자는 국내 최초로 PIV 장비로 실험을 해보고픈 욕심에 선박저항성능 연구실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을 PIV 장비와 뒤엉켜 지냈다. 지난해 9월에는 드디어 첫 번째 모델을 이용해 모형실험을 수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동안의 고생스러움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의 실험 결과지만, 국내 최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금은 두 번째 실험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PIV 실험은 필자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흥미진진한 보물창고다.

물론 이런 연구를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지원과 배려. 그리고 기계 가공전문가인 유극상 연구원과 성실한 연구실 후배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 연구실의 강점은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속에 건실한 연구활동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연구실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이런 연구실 분위기는 높은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선박공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이자 가장 최첨단의 학문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조선산업은 기간산업으로써 그 중요성이 대단히 크다. 과학과 공학을 공부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기대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설동명 기자

🎓️ 진로 추천

  • 조선·해양공학
  • 기계공학
  • 물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