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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청색 종이 위에 나뭇잎을 올려놓고 햇빛에 놓으면 한참 지난 뒤 햇빛을 받은 부위만 더 파랗게 색이 변하는 청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청사진은 사진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방법이다. 청사진은 철(Ⅲ)염의 감광성을 이용하는 사진법으로 시아노타이프(cyanotype)라고도 한다. 1842년 영국의 프레더릭 윌리엄 허셜이 발명했다.

청사진은 비용이 싸고 간단해 토목·건축·기계 등의 도면 복사에 많이 쓰여 왔다. 트레이싱지에 그림을 그린 후, 감광지 위에 올려놓고 아크등이나 고압 수은등으로 빛을 쏘여 청사진을 찍으면 푸른 바탕에 흰 선으로 도면이 나타난다. 지금은 이런 사진법을 사용하지 않지만, ‘신도시 개발 청사진’, ‘고속도로 청사진’과 같은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사용된다.
 


 청사진이 만들어지는 원리




청사진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빛을 가려주는 암실처리다. 영화나 TV를 보면 어두운 방에서 사진을 현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필름을 제대로 감지 않고, 카메라를 열면 빛이 들어가 사진을 다 망친다. 필름에 묻은 감광액이 빛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청사진도 필름만큼 빛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빛에 반응하는 용액이 묻어 있다. 따라서 감광지를 제작할 때나 현상 과정에서는 어둡게 해줘야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 속 은화학 작용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사진을 찍으면 렌즈로 빛이 들어가고, 필름에 묻어있는 감광액이 빛을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그림을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필름의 감광액으로 브롬화은(AgBr)을 이용한다. 가시광선보다 큰 에너지의 빛을 쬐면 브롬화은이 분해돼 미량의 Ag+이 Ag로 환원된다. 이때 환원되는 은은 매우 미량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이를 잠상이라고 한다. 잠상이 생긴 필름을 히드로퀴논 또는 메톨 같은 현상액에 넣으면 Ag+가 Ag로 환원되면서 검은 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현상이라고 하는데, 현상액은 Ag+을 Ag로 환원시키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Ag++e- → Ag


현상이 끝난 필름을 정착액에 담그면, 햇빛과 반응하지 않고 남아있던 브롬화은이 녹아 나온다. 그런데 필름은 햇빛을 받아 반응한 부분이 검고, 햇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투명하다. 즉 실물의 명암과 반대로 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음화라고 한다. 우리가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이 필름 밑에 다시 인화지를 넣고 빛을 비춘 후 현상, 정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카메라는 바늘구멍 사진기다. 보통 바늘구멍 사진기는 두 개의 상자로 이뤄져 있다. 겉 상자에 빛을 받을 수 있는 작은 구멍을 뚫는다. 속 상자에는 상이 맺히도록 기름종이를 놓고 앞뒤로 이동해 초점을 맞춘다.

학교에서 바늘구멍 사진기를 만들면 기름종이에 상이 맺히는 것을 보고 “이게 무슨 사진기야”라고 말하는 학생이 많다. 실제로 바늘구멍 사진기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최초의 사진기가 바로 바늘구멍 사진기였다. 바늘구멍 사진기는 ‘핀홀카메라’ 혹은 ‘카메라 옵스쿠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늘구멍 사진기의 역사는 오래됐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와 유클리드는 버들가지로 만든 바구니의 작은 홈을 통과한 빛이 바깥 풍경의 상을 만드는 것을 관찰한 바 있다. 기원전 5세기 고대 중국의 묵경은 “바늘구멍을 통과해 맺힌 상은 거울을 보듯 뒤집혀 보인다”고 기록했다. 11세기 송나라의 학자 심괄이 처음으로 카메라 옵스쿠라의 특성에 대해 실험을 하기도 했지만, 1820년대 들어서야 서양에서 브롬화은으로 만든 감광지를 이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바늘구멍 사진기의 상이 맺히는 부분에 기름종이 대신 감광지를 넣어 사진을 찍는다. 바늘구멍 사진기는 적은 양의 빛을 오랫동안 받아야 상이 찍히기 때문에 움직이는 물체의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고 초점이 선명하지도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성된 사진의 독특한 느낌 때문에 바늘구멍 사진기만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가도 있다.



우리 주변의 광화학 반응

 

광화학 반응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에게 음식을 제공해주는 광합성도 광화학 반응이다. 광합성은 크게 명반응과 암반응이라는 두 단계로 나뉘는데, 명반응은 빛이 있어야 진행되는 반응이며 암반응은 빛이 없어도 진행되는 반응이다. 명반응이 먼저 일어난 후 암반응이 진행되는데, 명반응에서 ATP와 NADPH2를 생성해 암반응에 공급해야 암반응이 진행될 수 있다.



말의 형태로 저장한다. 초식동물은 광합성으로 만든 양분을 먹고 살며, 초식동물을 먹고 육식동물이 살아간다. 즉 우리는 광화학 반응의 결과로 만들어진 음식물을 먹고 사는 것이다.


또 광화학 반응은 자외선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은 광화학 반응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성층권에는 햇빛에 의해 강한 자외선이 들어오는데, 이 자외선에 의해 산소 분자가 분해돼 산소 원자가 된다. 산소 원자는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산소 분자와 결합해 오존을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해 산소 분자와 산소 원자로 분해되고, 산소 원자는 성층권 내의 오존과 반응해 산소 분자 2개를 형성한다. 오존이 자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지표면으로는 적은 양의 자외선만 도달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를 자외선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오존이 사라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프레온 가스다. 프레온 가스의 정식 이름은 염화플루오르화탄소(CFC)이다. CFC는 색과 냄새가 없고, 인체에 무해하며 폭발성도 없고 불에 타지도 않는다. 안정하기 때문에 냉장고, 에어컨의 냉매제, 반도체 세정제, 분무제 등으로 이용됐다. CFC는 대류권에서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공기 중에 오래 머물러 있다가 성층권까지 올라간다. 성층권은 강한 자외선이 들어오는 곳이므로, 이곳에 도달한 CFC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돼 염소 원자를 내놓는다. 염소 원자는 강력한 산화력을 갖고 있어 성층권의 오존과 반응해 오존을 산소로 되돌리고, 그 결과 오존의 농도가 감소한다.





그런데 이 염소 원자는 반응물이 아닌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실제로 염소 원자 1개는 1만 개 이상의 오존분자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FC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1985년 빈 조약과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CFC의 제조와 수입이 모두 금지됐고, 대체 물질로 HCFC(수소화염화플루오르화탄소)와 HFC(수소화플루오르화탄소)가 개발됐다. 그러나 HCFC는 대류권에서 분해되기 쉬우나 염소 성분을 갖고 있어 CFC보단 덜하지만 역시 오존층을 파괴한다. 그래서 1992년 제6회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규제물질로 포함됐다. HFC는 오존층을 파괴하지는 않지만 이산화탄소에 비해 수백 내지는 수만 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201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지재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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