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기를 원한다. 이와같은 기대는 인류역사가 시작된 태초부터 계속된 끊임없는 바램이기도하다. 건강과 행복은 떼어놓을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인류의 역사가 발전되면서 건강하고자 하는 각종 노력과 행동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 건강이란 무엇이며 모든 사람에게 건강을 주자는 뜻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러 학자들에 의하여 건강에 대한 정의가 수없이 기술되었으나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린 건강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건강이란 단지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데 그치지 않고 신체적 정신적 및 사회적 안녕의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 ”개인 각자의 매일매일 활동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생활이 되게끔 밑거름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매일매일 생활하면서 부딪치는 가벼운 신체적 통증에서부터 어려운 질병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파악해 보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한나라의 국민건강수준을 올바로 파악하여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하고, 국민각자는 스스로 건강해지기 위하여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가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에도 중요하다 하겠다.
더욱이 우리가 부딪친 증상 혹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통적인 치료방법에서 부터 현대적인 치료방법까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또한 중복해서 사용하고 있음을 우리 자신의 경험을 통해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된다.
이러한 여러방법 중에서 특히 전통적으로 어느 한 민족이 독특하게 사용하는 치료법으로서, 가정에서 흔히 행해지는 경험적이고 단순 소박한 치료법인 민속요법이 어느 정도 이용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것은 중요하면서도 매우 관심있는 분야라 하겠다. 민속요법의 이용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결과를 먼저 소개하고 각각의 요법이 어떠한 이론적 근거에 의한 것인지를 살펴보겠다.
80% 가까이 이용 경험
민속요법 이용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가구조사는, 전국의 인구 비례를 도시 농촌으로 구분하여 도시지역 21가구와 농촌지역 9백70가구를 조사대상으로 하였다. 총 3천91가구를 집집마다 방문하여 주부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하였고 분석에 사용된 가구는 2천5백62가구였다. 가구방문을 통하여 직접 조사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의 신뢰성은 상대적으로 높다하겠다.
“댁에서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과 질병들을 병원이나 약국을 이용하지 않고 가정에서 직접쓰고 있는 민속요법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요”라는 질문에 대해, 흔한 증상 1백 92 종류 중 단 한가지의 민속요법이라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가구가 2천28가구나 되었다. 이용분포는 79.2%로 매우 높은 수치였다.(표1)
민속요법의 이용가구가 도시나 농촌이 엇비슷하게 나타난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그동안의 논문에서 민속요법은 도시보다 농촌주민이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주로 일부 농촌지역만을 대상으로 조사되어 마치 농촌에서 민속요법이 이용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또한 지역간(도시 및 농촌), 생활수준 간에 차이가 없이 보편적으로 민속요법이 이용되고있다는 것은 전통적인 문화적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전통적인 의료신념은 조금도 변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의학을 기꺼이 이용하고 있는 의식구조는 단일민족이라는 측면을 크게 부각시킨다 하겠다.
「체했을 때」와「데었을 때」
조사 대상 가구가 1백92개 증상에 이용하고 있는 민속요법의 이용건수는 8천41건이었으며, 이중에서 50건이상 반복해서 사용된 증상 및 질병은 33가지. 이들 33가지가 총 8천 41건 중 80.6%를 차지하고 있었다.(표2)
민속요법을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난 증상은 소화기 계통 질환에 속하는 ‘체했을 때’로 전체 민속요법이용의 14.3%였다.
그다음 순위는 화상, 즉 데었을 때. 3위는 딸국질, 4위 감기, 5위 눈다래끼, 6위 베었을때, 7위 두드러기, 8위 동상, 9위 목에 가시가 걸렸을 때, 그리고 10위 기침 등으로 분류되었다. 민속요법을 이용하고 있는 증상들은 일상생활 중에서 흔하게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도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도시지역에서는 체했을때 데었을때 딸꾹질 감기 눈다래끼 순으로 민속요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농촌지역에서는 체했을때 데었을때 베었을때 딸꾹질 두드러기 등의 순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에 의하여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 내용을 순서대로 선별 정리해보면 50가구 이상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민속요법은 20가지(표3). 흔히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 내용에 대하여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체했을 때‘ 등을 문지른 후 엄지손가락을 따준다’로 조사 대상 가구의 38.7%가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 방법은 여러가지로 변형되어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었는데, 결국 팔을 주물러 훑어 내린뒤 손끝을 실로 감고 바늘로 찔러서 피가 나오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함께 따준다는 경우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인체의 등에는 오장육부(五臟六腑)와 관련된 경혈(經穴)*이 있으며, 등을 문지르게 되면 이 경혈이 자극을 받아 오장육부중 소화기계통, 특히 비장과 위에 기(氣)*의 순환이 잘되어 소화를 촉진시켜준다는 의미이고, 엄지손가락에는 기의 순환과 관련된 폐경락(肺經絡)과 둘째 손가락에는 소화와 관련된 대장경락(大腸經絡)이 있는데, 그 부위나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사이의 손들을 자극하게되면 소화기능이 조절되기 때문에, 체했을 때‘ 등을 문지른후 엄지 손가락을 따준다’는 방법은 한의학적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두번째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은 데었을 때(화상) ‘소주를 바른다’이었고 여섯번째와 열네번째로 집계된 화상치료에는 ‘감자를 갈아서 화상부위에 붙인다’는 내용과 ‘조선간장을 바른다’는 방법이었다.
화상은 조그마한 부주위로 인하여 흔하게 발생하는 외상질환으로 응급처치가 요구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의 민속요법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화상의 현대 의학적 응급처치 방법은 화상부위를 찬물에 담궈 청결하게 유지시킨 뒤 증상정도에 따라 적절한 처치를 해야 한다.
민속요법에서 소주에 담그는 방법은 화기(火氣)를 빠지게 하고 알콜 성분에 의한 소독작용이 근거. 또한 감자뿌리를 갈아서 즙을 내 화상이나 탕상(湯傷)에 바르면 화기가 빠지는 효과가 있으나 간장에 담그는 방법은 오히려 화상 부위에 손상을 주거나 이물질 또는 세균의 침입이 우려되므로 좋지않은 방법이다.
딸꾹질의 의미
세번째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은 딸꾹질이 있을때 ‘물을 마신다’였다. 딸꾹질은 횡경막의 경련으로 인해 발생되는 일시적인 증상인데, 주로 속이 냉하여 기(氣)가 거꾸로 흐를 때 발생되므로 물, 특히 따뜻한 물을 마심으로써 한냉(寒冷)을 다스려 기(氣)를 순조롭게 아래로 흐르게 하고 경련을 진정시킴으로써 딸꾹질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한의학적 원리와 일치되는 방법이다. 또한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데 ‘호흡조절을 한다’는 방법도 열아홉번째로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네번째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은 몸에 가시가 걸렸을 때 ‘밥이나 나물을 덩어리째 삼키거나 쌈을 싸서 먹는다’이었다. 이 방법은 목에 걸린 가시가 별 고통없이 위로 넘어가게 한다는 의미가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나 현대의학에서는 권장하지 않는 방법.
다섯번째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난 민속요법은 감기증상이 있을때 ‘생강차를 달여 마신다’로 조사 대상 가구의 5.5%를 차지하였다. 생강은 독특한 매운 맛이 있어 체내의 신진대사 기능을 활발히 하여 발한 효과가 있다. 또한 해독효과가 있어 탕약을 달이는데 넣어 한약재의 부작용을 조절하는 약물로 한방에서 이용된다. 생강의 성분에는 미네럴과 비타민이 골고루 배합되어 있다. 또한 생강은 거담작용(가래를 빼어준다) 구토억제 살균작용 등이 있다. 따라서 감기에 생강차를 달여 먹음으로써 땀을 내고, 독을 없애주고, 가래를 빼주어 감기를 치료해 줄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일곱번째로 많이 이용되고있는 민속요법은 입안이 헐었거나 혓바늘이 돋았을때에 ‘아픈부위에 꿀을 발라준다’였다. 꿀은 맛이 달고 위를 보호하며 통증을 멋게하며 독을 풀어주고 구창(口瘡)을 다스리는 자양완화약(滋養緩和藥)으로 입안이 헐었을 때 꿀, 특히 생꿀을 발라주면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덟번째로 부종 특히 산후부종에 ‘늙은 호박의 꼭지를 따고 속을 긁어 낸 후 그 속에 꿀을 넣고 폭 고아서 그 물을 마신다’가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박은 감온무독(甘溫無毒)하며 이뇨작용이있는데 늙은 호박은 이뇨작용이 보다 강하여 부종, 특히 산후부종에 호박을 복용하면 부종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으나, 몸에는 물이 너무 많이 빠져나오게 될 경우 탈진하기 쉬우므로 꿀을 넣어 오장(五臟)을 편하게하고 기를 유익하게 하며 영양보충을 시키는 것.
눈다래끼를 없애는 방법
아홉번째로 눈다래끼가 생겼을 때 ‘속눈썹을 뽑는다’였고 열한번째로는 ‘속눈썹을 뽑아 돌위에 얹고 지나가는 사람이 차고가게한다’였다. 즉 눈다래끼는 눈주위나 눈 안쪽에 나타나는 고름이 있는 급성 염증으로 풍열(風熱)이 눈에 뭉쳐져서 형성되며 ‘속눈썹을 뽑는다’는 것은 풍열을 발산시키게 되어 소염(消炎), 해열(解熱), 배농(排膿)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열번째로 베었을 때 피를 멈추기 위해서‘쑥을 찧어 붙인다’였고, 열두번째로 ‘담배를 붙인다’와 스무번째로 ‘갑오징어 뼈를 갈아 붙인다’였다.
쑥은 복통 토사 지혈(피를멈춤)에 효과가 있다. 쑥은 지혈시간과 응고시간을 단축시켜 지혈을 돕고 피부진균에 강한 억제작용을 한다. 갑오징어 뼈에는 지혈(止血)과 제산(制酸)효과가 있어, 상처를 빨리 아물게하는 데에 특히 효과가 있다.
열세번째로 두드러기가 생겼을때 ‘두드러기가 난 부위에 소금을 뿌리고 빗자루로 쓸어준다’고 하였으나 이 방법은 이론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연탄가스를 마셨을때는 ‘김치국물 또는 동치미 국물을 마신다’는 것이 응급치료 방법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가정내에서 응급하게 쓰는 방법이나 연탄가스 중독이 심하여 의식이 없을 때나 삼키기 어려운 상태에서는 오히려 질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더위를 먹었을 때는 ‘익모초 생즙을 마신다’로 응답했는데 더위를 먹어 원기(元氣)가 손상되었을 때 이수청열(利水清熱)시켜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지온(止溫)시킴으로서 독을 제거(除毒)하는 것으로 이론적 근거가 있다.
변비가 있을 때는 ‘아침 공복시에 냉수나 우유를 마신다’였는데 현대의료에서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동상에 걸렸을 때는 ‘콩자루에 동상부위를 담근다’가 치료방법인데, 콩은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하고 저린증상을 다스리며 혈액순환을 도우므로, 콩자루에 동상 부위를 담그는 것은 콩이 청열해독작용을 시켜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체계적 연구 뒤따라야
이상과 같이 흔히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 20가지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대부분이 한방의학적 이론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민속요법에 이용되고 있는 각종 약재들의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한 임상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따라서 민속요법을 건강관리의 분야속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현재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유효성, 안전성, 독성 및 부작용에 대한 임상효과분석이 뒤따라야 하겠다.
민속요법을 누가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용태도는 어떠한가를 알아보았다. 민속요법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응답자 자신인 주부가 이용하고 있다고한 비율이 35.6%로 가장 높았고 식구 모두가 이용하고 있다는 비율이 28.0%였다.
언제부터 이용하고 있는가를 분석한 결과 부모세대 때부터가 48.1%로 가장 높았다. 선조대대로 부터는 17.1%, 즉 현재 이용하고 있는 민속요법의 65.2%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실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경험한 방법이 계승된 것임을 알수 있었다.
민속 요법을 이용해 본 결과 그 효과는 어떠하였는가에 대한 분석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물론 효과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 것이기는 하나 완치되었거나 호전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84.9%이었고 일시적이었거나 효과가 없었다고 한 비율이 13.7%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었다.
각 내용별로 민속요법을 이용하여 본 후 어떠한 부작용을 경험하였는지를 질문한 결과, 부작용을 경험하였다고 한 경우는 1.1%에 불과하였다.
가벼운 증상 치료에 긍정적
이와같은 결과는 현재까지 계속 이용되고 있는 민속요법의 상당부분이 일상생활중에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에 즉각적으로 대처할수있는 방법이고, 활용되는 소재들이 초목(草木)이나 동물등 천연의 재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으로도 동일한 방법의 민속요법을 이용할것인지에 대한 태도를 질문한 결과 ‘계속 이용할것이다’고 응답한 비율은 84.7%이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며 한번 경험해본 경우에는 계속해서 이용할 소지가 크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민속요법을 이용하는데 지출되었던 비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81.3%)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대답을 했다.
결론적으로 주민이 아프다고 느끼거나 불편함이 있을 때 문제해결을 하기 위하여 취하는 각종 행동을 의료이용추구행위라 할 때, 이러한 추구행위는 신체의 여러조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인 조건, 특히 각자가 아팠던 경험, 건강에 대한 나름대로의 신념과 문화적인 관습 및 생각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의료추구행위가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결론지울 수는 없으며 주민 각자가 신체적 정신적 및 사회적 안녕을 위하여 취하는 행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만 효능이 불분명하거나 경험적으로나 이론적인 지식면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방법은 홍보를 통해 사용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