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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마다 기상예보가 달라진다

국내 첫 기상위성 천리안에 거는 기대


7월 5일 오후 10시 10분(한국시간)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위성이 최종 목표궤도에 안착했다.천리안은 적도 상공 3만 6000km에서 24시간 한반도를 관찰하며 기상관측, 해양관측,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독자적인 기상위성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천리안이 기상예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미리 살펴보자.

“2011년 8월 22일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다. 오랜만에 한반도를 찾아 온 초대형 태풍으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기상청의 정확한 예측과 빠른 예보, 적절한 대책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다.” 가상으로 그려 본 상황이지만 천리안위성이 가능하게 해 줄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와 각종 기상이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폭우를 동반하는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기상재해를 겪고 있으며, 최근 들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재해를 일으키는 수준의 극단적인 태풍이나 폭우, 강풍, 폭설, 강추위, 가뭄, 황사 등을 일컬어 ‘위험기상’이라고 부른다.

기상청은 매일의 기상 변화와 함께 위험기상 현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예측한다. 이런 업무는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광범위한 지역의 위험기상을 연속적으로 감시해 날씨를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중요한 관측 장비가 바로 기상위성이다.



기상청은 1970년부터 외국의 기상위성 자료를 받아 예보에 활용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방송통신위원회와 공동으로 통신해양기상위성(Communication, Ocean and Meteorological Satellite, 이하 천리안위성)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6월 27일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기상위성, 천리안을 발사했다.

천리안위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복합위성이다. 지구 적도 상공 3만 6000km, 동경 128.2° 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총 3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천리안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총괄주관연구기관으로 책임을 지고 개발했다. 여기에 프랑스의 아스트리움사와 미국의 ITT가 해외 협력회사로 참여했다.



천리안위성에는 위험기상 현상에 대한 조기대처와 기상예보 지원을 위한 기상탑재체(기상관측장비)가 실려 있다. 지상에서 볼 때 한 곳에 고정된 정지궤도위성이라 24시간 연속으로 기상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기상위성으로서 천리안위성의 임무는 기상탑재체, 기상자료의 송수신·전처리시스템, 기상자료처리시스템의 3개 분야가 나눠 수행한다. 또한 천리안위성의 해양 감시 기능은 정지궤도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한반도 주변의 연안탁수, 적조 등의 해양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통신회사의 상업용 통신위성과 달리 국내 최초로 개발한 Ka 주파수대 위성통신기술을 궤도상에서 시험하는 임무도 띠고 있다.



한 시간에 최대 8번까지 기상관측

천리안위성의 기상탑재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관측한다.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1km×1km의 해상도로, 적외선에서는 4km×4km 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다. 기상탑재체는 365일24시간 끊임없이 지상을 감시해야 하므로 성능은 물론 안정성이 중요하다. 천리안위성에는 미국 ITT사가 만든 기상관측장치(Meteorological Imager)가 담겨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미국의 GOES 시리즈와 일본의 MTSAT-2에 실려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기기다.

천리안위성의 기상탑재체는 지구반면(지구의 한쪽 면)과 북반구, 남반구의 일부 지역,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한반도 부근을 연속적으로 관측한다. 기상탑재체가 지구반면을 관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7분이다. 일반 카메라처럼 순간적인 스냅 샷을 찍는 것이 아니라, 길이가 8km인 선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움직이며 관측하는 주사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천리안위성의 기상관측임무는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른 정규관측과 태풍, 호우와 같은 위험기상 현상이 예상될 때 한반도 주변에 대한 관측빈도를 늘리는 특별관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우리에게 관측자료를 제공하는 일본의 MTSAT-2 위성은 지구반면과 북반구 관측 자료를 시간당 각각 1회씩 보낸다. 기상청은 이 자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상을 추출해 우리나라의 기상 분석에 쓰고 있다. 결국 30분 간격으로 기상위성자료를 받는 것이다. 천리안위성 기상탑재체의 성능은 MTSAT-2와 유사하지만, 관측 일정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그러면 매시간 4차례 정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15분 간격으로 기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약 1분 정도 걸리는 한반도 부근의 국지 영역 관측을 중간에 넣으면 한 시간에 최대 8번 관측할 수 있다.

 


서해 집중호우 피해 줄인다

관측 주기가 짧아지면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이 변화무쌍한 기상현상을 예보하는 데 효과적인 관측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서해에서 발생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를 뿌리는 집중호우는 발생부터 소멸까지 2~3시간 이내에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천리안위성의 관측 자료는 이런 현상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상자료 송수신·전처리 시스템은 천리안위성 지상국의 핵심부분이다. 기상탑재체가 관측한 기상자료를 송수신하는 시스템, 영상전처리 시스템, 사용자 자료생성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각 시스템은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위성센터 및 항공우주연구원에 맞도록 설치됐으며, 전 세계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특히 사용자 자료생성 시스템은 자료를 기상 분야의 표준포맷으로 바꿔 전 세계에 배포한다. 천리안위성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같은 형식으로 제공해 주는 자료를 받아 사용했다. 천리안위성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자료는 영상자료와 기상분석자료다.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는 기상자료 서비스를 담당한다. 먼저 기상탑재체의 센서가 관측한 원시자료를 수신한 뒤, 처리과정을 거친 영상자료를 만든다. 만들어진 자료는1670~1710MHz 대역으로 위성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낸다.

기상예보를 위해서는 위성에서 관측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일은 물론 관측 자료로부터 기상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여기에 쓰이는 소프트웨어가 기상자료처리시스템이다. 천리안위성의 기상관측 영상자료를 이용해 기상예보 및 기후연구, 방재활동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만든다.

천리안위성의 기상자료처리시스템은 강우의 세기, 안개, 구름정보 등 총 16종의 기상 요소를 생산한다. 기상청에서 예보에 활용하려면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하므로 정확도는 물론 안정성이 중요하다. 기상자료처리시스템은 국립기상연구소와 학계가 협력해 개발했으며, 국가기상위성센터에 설치돼 천리안위성이 정식으로 운영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기상관측위성망에 합류하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고, 대기, 해양, 육지 및 생물이 상호작용하는 지구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관측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지구의 기상위성관측망은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GOES(미국), Meteosat(유럽), MTSAT(일본), FY-2(중국), GOMS(러시아), INSAT(인도) 등과 극궤도 위성인 NPP, NPOESS(미국), FY-1/3(중국), Metop(유럽)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정밀한 지구환경 관측을 위해 TRMM(미국), ENVISAT(유럽), GCOM(일본) 등 다양한 지구관측위성도 포함된다. 천리안위성도 여기에 포함될 예정이다.



천리안위성에 이어 우리나라는 2007년 제정된 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후속 위성인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천리안위성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정지궤도기상위성과 관련된 경험 및 기술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위성인 정지궤도복합위성의 기상관측임무를 기획하고, 기상위성 선진국의 계획을 벤치마킹해 최신 정지궤도 관측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천리안위성은 2011년 상반기부터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천리안위성으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상예보를 할 때 지상에 기반을 둔 관측 자료와 위성으로부터 받는 고해상도 자료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상 현상을 더욱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위험기상 현상이 일어났을 때는 특별관측을 통해 기상 현상을 이전보다 4배 이상 자주 관측할 수 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욱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수치예보 분야에서 산악, 해양 등 이전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지역에 대해서도 균질한 해상도의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즉 수치예보 초기 입력 자료를 더욱 폭넓게 모아 수치예보의 예측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위성에서 보내는 자료를 분석해 황사, 안개, 대기오염 등 대기현상에 대한 정보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방재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 신속히 제공하면 각 기관의 방재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름, 해수면 온도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해 우리나라의 기후 정보를 장기적으로 축적할 수 있다. 기후협약과 같은 정부 간 협력과 대응을 위한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천리안위성의 발사로 세계에서 7번째로 기상위성을 보유하게 된 우리나라는 꾸준한 기상관측위성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지구관측위성망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천리안위성을 계기로 위성자료 활용을 위한 활발한 국제협력을 계속해 기상재해로부터 인류의 안전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서애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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