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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와 염화물이 수명을 단축시킨다

콘크리트 부식의 주범

아파트 수명은 어떻게 결정되나? 철근콘크리트의 부식이 일어나는 원인과 결과 그리고 종합적인 대책을 알아보자.

신도시 파동이 한바탕 휘몰아치고 지나가면서 아파트 분양이 대량 연기 되는 사태를 맞았다. 염분이 많은 바닷모래를 사용해 콘크리트에 부식이 일어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건물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것. 또 강가의 자갈이 아닌 돌산에서 깬 자갈을 썼기 때문에 '알칼리 골재 반응'이 일어나 10년이 지나면 균열 등이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알칼리 골재 반응이란 일반 암석 성분에 포함된 '비 결정질 실리카'가 시멘트의 알칼리 성분과 작용해 콘크리트를 팽창시키는 것. 이를 계기로 콘크리트의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은 어떤 것이며 국내 아파트는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질」이「양」을 못따라와

1960년대 초 마포아파트의 건설로 시작된 공동주택의 건설은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기간인 1977년 이후에 본격화 됐다. 1985년에는 총주택수(6백27만호)가운데 공동주택의 점유율이 20%로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1975년에는 전체 주택수의 1.9%에 불과하던 것이 1985년에는 13.8%를 점유하게 됐다. 이러한 증가추이를 건설량으로 보면 총주택건설량 대비 아파트건설량 비율이 1977년에는 26.5%이던 것이 1935년에는 58.1%, 1989년에는 67.2%인 31만호에 이른다.

이와 같은 양적 증가는 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반영이며, 우리나라와 국토여건상 주택정책이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파트가 양적(量的)으로 증가 했으나 질적(質的)인 면에서 보면 이중 상당수가 조기노후화(早期老朽化) 또는 불량화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10~15년 전에 건설된 공동주택의 상당수가 벌써 주택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시에 지은 공동주택들이 대부분 구조적인 내구성의 문제보다는 내부공간설계 및 설비계획상에 많은 문제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중 한가지가 노후아파트와 재건축을 통한 거주 조건의 개선이다. 이러한 방식은 도시기능의 변화와 주택부족량을 보완하고 주거환경의 개선 및 토지이용률을 높인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나, 토지이용의 고도화라는 명분하에 아직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철거하고 조기 재건축하려는 투기바람을 일으켰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지보수, 관리를 소홀히해 조기에 노후화시키는 악영향까지 불러일으킬 위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20년된 아파트를 재건축함으로써 아파트의 내구연한(耐久年限)이 20년으로 통념화돼 있다는 것이다. 지금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도 20년후에 재건축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철근 콘크리트조 주택의 내구연한이 50년으로 규정돼 있는 법인세법의 시행규칙 제27조와 상충되는데, 이러한 점이 건축전문가와 일반거주자간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주택은 개인적인 소유물이면서 국민의 복지와 직결된 사회적 재화다. 아직 저소득층의 주택문제가 심각한 실정임을 감안할 때 철근콘크리트조 아파트의 내구성을 검토해 재건축 대상 주택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 신도시지역의 콘크리트 내구성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철근콘크리트의 내구성 저하원인은 무엇이며 외관상 징후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고, 보수방법을 소개해 아파트의 수명에 대한 올바른 접근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내구성이 저하되는 이유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구조부재로 사용하는 콘크리트는 다른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우월하지만, 자연환경상에서 서서히 내구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구조체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양질의 하천골재의 고갈로 인한 쇄석, 바닷모래의 사용과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급증,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아황산가스 등의 증가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내구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콘크리트의 균열이나 철근부식과 부재변형으로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철근부식(腐蝕)은 (그림1)에서와 같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내구성저하와 직접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철근은 콘크리트속에서는 보호막이 만들어져서 녹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철근을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의 중성화와 염화물의 출현, 균열 등에 따라 부식이 발생한다. 중성화란 공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콘크리트속의 알칼리와 반응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작용은 콘크리트의 표면에서 내부로 진행되며, 진행속도는 공기중의 습도와 콘크리트의 투수성(透水性), 콘크리트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콘크리트인 경우 10년에 12㎜, 50년에 25㎜정도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유사한 과정은 공기중의 이산화황으로도 일어난다. 그러므로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의 복합작용이 일어나므로 중성화작용이 빨라진다. 철근을 둘러싼 콘크리트가 중성화되면 철근이 부식되기 시작한다.

철근부식의 다른 원인으로는 염화물이온에 의한 것인데, 이는 콘크리트배합시 포함 되거나, 시공후 콘크리트균열을 통해서 스며들어 간다. 배합시 들어가는 염화물은 염분이 있는 물, 골재로 사용된 혼합모래, 동계공사에 사용되는 칼슘염화물이 포함된 혼화재가 원인이 될 수 있다
.
콘크리트속에 염화물이 포함되면 알칼리의 철근보호작용을 방해하며, 중성화된 콘크리트에서는 철근의 부식작용이 가속화된다.
 

(그림1) 콘크리트에 이상이 생기는 메커니즘
 

진단 즉시 처방

철근부식은 외관상 어떻게 나타날까. 콘크리트 표면에 녹얼룩이 있거나 금이 가거나 또는 조각난 형태가 있으면 철근부식이 일어난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콘크리트표면에 어떤 징후가 없어도 철근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 부식형태는 철근의 굵기, 콘크리트의 피복두께와 품질, 구조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철근부식 초기에는 기둥이나 보의 모서리에 철근을 따라 균열이 일어나며, 벽체는 표면으로 균열이 퍼져나간다. 콘크리트가 조각나는 길이는 철근의 부식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면 부식의 원인과 범위를 조사해야한다. 조사는 부식의 원인과 범위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1차 단계는 부식원인을 판단하는 것이다. 콘크리트가 시공된지 5~15년 정도이고 콘크리트가 두껍다면 부식은 염화물때문에 일어난 것이며 20년 이상 되면 중성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가 있으므로 시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성화에 대한 실험은 현장에서 페놀푸탈레인 지시약을 뿌려서 판단한다. 이 지시약은 중성화되지 않은 콘크리트에 뿌리면 자주색으로 변한다. 그러나 중성화가 발생한 콘크리트에 뿌리면 아무런 색도 나타나지 않는다.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면 다른 곳에 뿌려서 비교할 수 있다. 염화물에 대한 실험은 샘플을 담배곽 크기로 채취해 실험실에서 분석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원인조사와는 별도로 부식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중성화가 주요 원인이면 여러 부위의 콘크리트에서 중성화 깊이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부식발생이 예외적인 원인 때문에 발생한 부분적인 상황이냐, 아니면 전반적인 상황이냐를 판단한다. 염화물이 주요 원인인 곳은 그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외관상 부식의 징후가 없는 부분에서도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다.

이러한 실험을 거쳐 분석을 해보면 철근부식의 원인이 염화물이나 중성화, 또는 두가지 이상의 복합요인으로 나타난다. 분석결과에 따라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판정하게 되는데, 철근부식 정도에 따라 부분적인 보수, 내구성 저하의 진행을 방지하는 전면적인 보수, 내구안전진단이 필요한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염화물 부식, 보수 어려워

콘크리트 보수방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로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조사결과 염화물의 양이 적고, 부식이 중성화 때문인 곳은 효과적인 보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염화물 때문에 부식이 발생한 곳은 보수를 하더라도 다른 곳에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효과적인 보수가 어렵다. 보수작업은 준비작업과 보수작업으로 나누어진다. 준비작업은(그림2)처럼 부식으로 균열이나 조각이 발생한 콘크리트를 철거 한다.

보통 철근주위는 20~25㎜ 정도 틈새를 두도록 하며, 드러난 철근의 녹은 깨끗이 제거해야한다. 그리고 철근에 부식방지 도막을 칠한 다음 먼지와 부스러기를 치운다. 보수용 재료는 콘크리트 수지류 등이 사용될 수 있는데 보통 재료의 강도 외관 비용 등을 고려해서 선정한다.

보수작업 과정은 형틀을 설치하고 준비작업을 한 콘크리트에 시멘트풀칠이나 접착제를 칠한 다음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콘크리트가 굳은 후에는 불투수성 도막을 마감면에 칠한다.
 

(그림2) 보수작업 준비
 

10년이 지나면 반드시 검진

이제까지 철근콘크리트는 반영구적이라는 개념이 일반적이어서 이에 대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희박했다. 그러나 최근에 양질의 모래와 자갈이 부족해 염분제거가 불충분한 바닷모래의 사용때문에 철근부식이 일어나고, 쇄석사용으로 알칼리골재반응이 일어나 장차 균열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내구연한에 대한 재조명과 보수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보통 콘크리트구조체는 건설된지 10~20년 되면 콘크리트의 중성화 철근부식 균열 강도저하 풍화 등으로 광범위한 보수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기에 아무런 보수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내구성이 급격히 저하 된다. 미국이나 유럽 각국, 일본 등지에서는 철근콘크리트부재의 내구성저하원인과 조사 방법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 콘크리트구조체의 성능을 정확히 평가하고 적합한 보수를 함으로써 내구성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막고 의도한 내구연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철근부식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표면을 에폭시로 처리한 철근을 개발해 실용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설후 10년이 넘는 아파트들이 증가되고 있어 내구성의 평가방법, 수선 기준들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 유지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준공시 허가 기준강화와 하자보수 의무의 강화 등으로 책임한계를 제도적으로 강화해 불량시공을 사전에 방지토록 해야 할 것이다.

1백년까지 가능

아파트의 수명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철근콘크리트의 부식문제와 원인 조사방법 수선방법 등에 대하여 설명했다. 아파트의 수명은 경과연수가 진행됨에 따라 주택으로서의 제반성능의 저하와 건물을 구성하는 각 구성부위의 결함상태 때문에 더이상 주거성능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까지의 기간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안전성만 확립되면 설비의 유지관리를 통해 내구연한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술적으로 철근콘크리트 아파트의 물리적 내구연한은 50년 이상으로 보고 있는 데, 최근의 재건축과 불량골재의 문제로 50년이라는 내구연한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와 같은 인식은 주택공급의 관점에서나 국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나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도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철근콘크리트조 아파트가 30년 정도만에 재건축을 하게 되자 이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내구연한을 높인 1백년 주택을 개발 건설하고 있다.

주택부족이 심각하고 사회가용자원이 적은 우리 현실에서 주택이 갖는 사회적 재화로서의 의의는 내구연한의 장기화로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내구연한을 높일 수 있는 계획과 시공, 유지관리가 종합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후한 아파트도 적정한 보수를 하면 수명을 훨씬 연장할 수 있다.
 

1991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임상돈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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