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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지우개’ 정체 첫 규명

기억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결국 생명까지 잃고 마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기억 장애가 일어나는 원인을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과학자가 알아냈다.

영국 브리스톨대 의대 조광욱 교수와 조지훈 박사 연구팀은 뇌에서 신경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NMDA 수용체가 시냅스에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방해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셀’ 5월 28일자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에 걸리면 눈에 띄게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단순한 건망증처럼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병이 악화될수록 먹고 소화시키고 숨 쉬는 생명활동까지 잃어버리게 되면서 결국 죽음에 이른다.

우리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곳은 대뇌 양쪽 측두엽에 각각 하나씩 있는 해마라는 부위다. 해마에는 신경세포가 분포하고 있는데, 뇌에서 나온 정보는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의 수상돌기 끝에 있는 AMPA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전달된다.

조 교수는 “쥐의 해마를 관찰한 결과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AMPA수용체의 활성을 억제하는 ‘카스파제(caspase-3)’이라는 단백질이 발현됐다”며 “신경세포가 죽는 대신 정보 전달 강도가 낮아지면서 기억 활동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NMDA를 억제하거나 caspase-3이 발현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경우 해마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AMPA가 신경세포의 생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며 “이 연구 결과가 고령화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노인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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