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글씨는 되도록 단정하게 적어라.
②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꼼꼼히 파악하라.
③ 신문 스크랩으로 읽기 연습을 하라.
우리 집 막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고기만 좋아하고 야채는 싫어한다. 어느 날 아이가 문제지를 풀다가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답으로 ‘나물, 김치 등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걸 보고 “너, 야채 안 먹잖아”라고 하자 대답이 기막히다. “아빠도 참, 이건 문제잖아요!”문제를 푸는 것과 행동은 정말 다른 것일까. 시험지에 푸는 ‘문제 따로’, ‘생활 따로’인 교육은 이제 그만 퇴장해야 할 때다. 요즘 학교에서는 수행평가가 강조되고 있다. 문제 잘 푸는 ‘정답 제조기’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려는 취지다. 시험에서 서술형문제가 늘어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배운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 표현하는 힘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서술형 평가다.
이런 답안은 이제 그만
자연계 학생들 대부분은 글쓰기를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몰라서 못 쓰기보다는 알고 있으면서도 글로 못 써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자신이 답안을 작성하는 과정의 문제점을 의식하고 고쳐가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때 자주 범하는 실수들을 통해 좋은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뱀이 기어가는 글씨
글씨를 못 쓰면 감점된다는 채점 기준은 없지만, 적어도 채점자가 무엇을 썼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단정하게 줄을 맞춰서 쓰는 것이 필요하다. 몇 백 장이나 되는 답안지를 하루 종일 보다 보면, 채점자도 사람인지라 엉망인 글씨에는 호의적으로 대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경우 시험지 작성에는 연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연필로 작성한 답안은 누군가가 부정한 의도로 수정할 가능성이 있어서 볼펜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답안지에 답안을 작성하다가 이것저것 틀린 부분을 수정하다 보면 답안지가 지저분해지기 마련이다. 답안지에 작성하기 전에 문제지의 공백에 답안 작성에 필요한 내용의 개요를 작성해 놓거나 수식 전개를 정리한 뒤 답안지에 옮겨 적는 것이 좋다. 그러면 훨씬 깔끔한 답안이 완성된다.
엉뚱한 동문서답
어느 초등학생의 엽기 답안을 소개해 보겠다.
친구를 ‘베기’ 싫어하는 진지함이 우러나오는 답안이다. 하지만 이 학생은 분명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엉뚱한 답을 하고 있다. 박장대소할 답안이지만 초등학생만 이런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무중력 상태와 중력이 0인 상황을 비교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답하라는 문제에 한 고등학생이 다음의 답안을 작성했다.

무중력 상태는 중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성력과 중력의 합력이 0이 되는 상태임을 추론할 수 있도록 관련 지문을 제시했고, 답안 작성 시 반드시 제시문을 참조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이 학생은 별들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다. 무턱대고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문제를 꼼꼼히 읽고 요구하는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간혹 서술형 문제 중에는 학생들에게 답안을 작성하는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일부러 채점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음의 서술형 문항을 살펴보자.

※ 채점기준
1. 속도-시간 그래프를 정확히 그려야 한다.
2. 경로를 구하는 풀이과정이 나타나야 한다.
이 문제에서 학생들은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시간에 대한 자동차의 속도 변화를 그래프로 그릴 것, 그리고 10초 동안 자동차가 이동한 거리를 구하는 것이다. 이동한 거리를 계산할 때에는 풀이과정이 드러나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채점기준을 제시해서 학생들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다시 한 번 상기하도록 하고 있다.
부정확한 개념의 모호한 표현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모호하게 사용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다가 잘못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단열변화는 외부로부터 열의 출입이 차단돼 있거나 부피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열역학적 변화다. 하지만 이 학생은 ‘열의 변화가 없는’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면담 결과, 이 학생은 단열변화에 대해서 알기는 아는데 정확한 개념 정립이 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홍미로운 점은 이 학생에게 단열변화에 관한 객관식 문항을 풀어보게 했더니 모두 정답을 써 냈다는 사실. 하지만 주관식 서술형 문항에서는 명백히 오답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해석한다. 이러한 과학 개념들은 마치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상당 부분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다. 주관식 서술형 문항은 이처럼 내 머릿속 과학 개념을 밖으로 꺼내보는 좋은 계기가 된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순간 모호하고 부정확한 개념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나만 알 수 있는 답
우리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답안을 작성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내가 답을 정확히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채점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음 학생의 답안을 살펴보자.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때 수식이나 그림을 적절히 이용하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글로만 풀어쓰면 어려운 내용이 단 몇 개의 수식만으로 쉽게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식과 기호를 사용할 때는 채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U(내부에너지 변화), P(압력), V(부피), T(온도) 등의 기호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기호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V↑=U↓→T↓’와 같은 표현은 모호하다. 등호나 화살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작성한 본인 이외에는 알 수가 없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답안에 적절한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앞뒤 없는 비논리
주관식 서술형 문항은 객관식 문항을 풀 때와 달리,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의 전개 과정이 드러난다. 답만 맞으면 된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답안을 작성할 때 문제 해결의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부탄가스 연료를 사용해 조리할 때 통이 차가워지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에 대한 학생의 답안을 살펴보자.

답안이 매우 간단하다. 르샤틀리에 원리에 의해 차가워지는 것도 맞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듯하다. 과학적인 논리에는 사실과 사실을 연결하는 고리가 있는데, 이 연결고리는 개별사실을 ‘원인’과 ‘결과’로 연결한다. 연결고리는 법칙이 될 수도 있고 이론 또는 가정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도식화시켜 보겠다.

‘부탄의 기화’에서 ‘가스통이 차가워진다’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르샤틀리에 원리를 적용하는 과정은 여러 개의 논리적 사슬로 연결돼 있다.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논리전개 과정이 필요하다.

논리적 전개과정이 드러난 글을 쓴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결고리가 잘 나타나도록 글을 쓴다는 의미다. 이러한 전개과정을 답안으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좋은 답안 쓰려면 평소에 준비하자
무엇이든 그렇듯이 서술형 답안 쓰기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고 주관식 서술형 문항에 대비한 문제집을 따로 구입해서 풀 필요는 없다. 주변에 이미 준비돼 있는 것들을 이용하고 공부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교과서 100% 활용하기
서술형 답안 쓰기를 연습하는 데 교과서만 한 교재가 없다. 지금까지 문제집을 푸느라 교과서를 외면하고 있었다면, 당장 교과서를 꺼내서 펴보길 바란다.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주관식 서술형 문제들이 ‘생각 넓히기’, ‘탐구하기’, ‘과제 연구’라는 이름으로 재미있는 읽을거리와 함께 단원마다 배치돼 있다. 단원을 복습할 때마다 하나씩, 틈나는 대로 교과서를 읽다가 하나씩 풀어보도록 한다. 따로 종이를 마련할 필요 없이 답안을 적을 공란도 여유 있게 만들어져 있다.
[생각 넓히기]
다음 현상을 작용·반작용의 원리로 설명해 보자.
“겨울철 눈으로 덮인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천재교육, 물리1 교과서 중-
[생각 넓히기]
지구의 궤도와 혜성의 궤도가 만나는 곳에서는 혜성이 남기고 간 물질들이 지구의 중력권 내로 들어오는데, 이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 유성우이다. 유성우는 일 년에 수차례나 관찰된다. 1분 동안 많게는 수만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데, 지상에는 유성우의 흔적인 운석이나 운석 구덩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토의해 보자.
-천재교육, 물리1 교과서 중-
[과제 연구]
물의 비열은 다른 물질에 비해 매우 높다. 이러한 물의 특성이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중앙교육, 화학1 교과서 중-
[확인 문제]
물의 정수 과정에서 염소를 투입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중앙교육, 화학1 교과서 중-
이 문제들은 서술형 답안 쓰기를 처음 연습할 때 효과적이다. 대체로 50∼100자 정도 분량으로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를 내 몸이 거부할지 모르지만, 처음이 가장 어렵다. 한 번 두 번 계속 쓰다 보면 점차 자신도 붙고 요령도 생길 것이다.
②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꼼꼼히 파악하라.
③ 신문 스크랩으로 읽기 연습을 하라.
우리 집 막내는 초등학교 1학년인데 고기만 좋아하고 야채는 싫어한다. 어느 날 아이가 문제지를 풀다가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답으로 ‘나물, 김치 등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걸 보고 “너, 야채 안 먹잖아”라고 하자 대답이 기막히다. “아빠도 참, 이건 문제잖아요!”문제를 푸는 것과 행동은 정말 다른 것일까. 시험지에 푸는 ‘문제 따로’, ‘생활 따로’인 교육은 이제 그만 퇴장해야 할 때다. 요즘 학교에서는 수행평가가 강조되고 있다. 문제 잘 푸는 ‘정답 제조기’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려는 취지다. 시험에서 서술형문제가 늘어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배운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 표현하는 힘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서술형 평가다.
이런 답안은 이제 그만
자연계 학생들 대부분은 글쓰기를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몰라서 못 쓰기보다는 알고 있으면서도 글로 못 써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자신이 답안을 작성하는 과정의 문제점을 의식하고 고쳐가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때 자주 범하는 실수들을 통해 좋은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뱀이 기어가는 글씨

대부분의 경우 시험지 작성에는 연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연필로 작성한 답안은 누군가가 부정한 의도로 수정할 가능성이 있어서 볼펜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답안지에 답안을 작성하다가 이것저것 틀린 부분을 수정하다 보면 답안지가 지저분해지기 마련이다. 답안지에 작성하기 전에 문제지의 공백에 답안 작성에 필요한 내용의 개요를 작성해 놓거나 수식 전개를 정리한 뒤 답안지에 옮겨 적는 것이 좋다. 그러면 훨씬 깔끔한 답안이 완성된다.
엉뚱한 동문서답
어느 초등학생의 엽기 답안을 소개해 보겠다.

친구를 ‘베기’ 싫어하는 진지함이 우러나오는 답안이다. 하지만 이 학생은 분명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엉뚱한 답을 하고 있다. 박장대소할 답안이지만 초등학생만 이런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무중력 상태와 중력이 0인 상황을 비교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답하라는 문제에 한 고등학생이 다음의 답안을 작성했다.

무중력 상태는 중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성력과 중력의 합력이 0이 되는 상태임을 추론할 수 있도록 관련 지문을 제시했고, 답안 작성 시 반드시 제시문을 참조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이 학생은 별들이 폭발할지 모른다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다. 무턱대고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문제를 꼼꼼히 읽고 요구하는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간혹 서술형 문제 중에는 학생들에게 답안을 작성하는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일부러 채점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음의 서술형 문항을 살펴보자.

※ 채점기준
1. 속도-시간 그래프를 정확히 그려야 한다.
2. 경로를 구하는 풀이과정이 나타나야 한다.
이 문제에서 학생들은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시간에 대한 자동차의 속도 변화를 그래프로 그릴 것, 그리고 10초 동안 자동차가 이동한 거리를 구하는 것이다. 이동한 거리를 계산할 때에는 풀이과정이 드러나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채점기준을 제시해서 학생들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다시 한 번 상기하도록 하고 있다.
부정확한 개념의 모호한 표현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모호하게 사용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다가 잘못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단열변화는 외부로부터 열의 출입이 차단돼 있거나 부피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열역학적 변화다. 하지만 이 학생은 ‘열의 변화가 없는’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면담 결과, 이 학생은 단열변화에 대해서 알기는 아는데 정확한 개념 정립이 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홍미로운 점은 이 학생에게 단열변화에 관한 객관식 문항을 풀어보게 했더니 모두 정답을 써 냈다는 사실. 하지만 주관식 서술형 문항에서는 명백히 오답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해석한다. 이러한 과학 개념들은 마치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상당 부분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다. 주관식 서술형 문항은 이처럼 내 머릿속 과학 개념을 밖으로 꺼내보는 좋은 계기가 된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순간 모호하고 부정확한 개념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나만 알 수 있는 답
우리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답안을 작성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내가 답을 정확히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채점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음 학생의 답안을 살펴보자.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때 수식이나 그림을 적절히 이용하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글로만 풀어쓰면 어려운 내용이 단 몇 개의 수식만으로 쉽게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식과 기호를 사용할 때는 채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U(내부에너지 변화), P(압력), V(부피), T(온도) 등의 기호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기호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V↑=U↓→T↓’와 같은 표현은 모호하다. 등호나 화살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작성한 본인 이외에는 알 수가 없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답안에 적절한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앞뒤 없는 비논리
주관식 서술형 문항은 객관식 문항을 풀 때와 달리, 사고 과정과 문제 해결의 전개 과정이 드러난다. 답만 맞으면 된다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답안을 작성할 때 문제 해결의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부탄가스 연료를 사용해 조리할 때 통이 차가워지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는 문제에 대한 학생의 답안을 살펴보자.

답안이 매우 간단하다. 르샤틀리에 원리에 의해 차가워지는 것도 맞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듯하다. 과학적인 논리에는 사실과 사실을 연결하는 고리가 있는데, 이 연결고리는 개별사실을 ‘원인’과 ‘결과’로 연결한다. 연결고리는 법칙이 될 수도 있고 이론 또는 가정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도식화시켜 보겠다.

‘부탄의 기화’에서 ‘가스통이 차가워진다’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르샤틀리에 원리를 적용하는 과정은 여러 개의 논리적 사슬로 연결돼 있다.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논리전개 과정이 필요하다.

논리적 전개과정이 드러난 글을 쓴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결고리가 잘 나타나도록 글을 쓴다는 의미다. 이러한 전개과정을 답안으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좋은 답안 쓰려면 평소에 준비하자
무엇이든 그렇듯이 서술형 답안 쓰기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고 주관식 서술형 문항에 대비한 문제집을 따로 구입해서 풀 필요는 없다. 주변에 이미 준비돼 있는 것들을 이용하고 공부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교과서 100% 활용하기
서술형 답안 쓰기를 연습하는 데 교과서만 한 교재가 없다. 지금까지 문제집을 푸느라 교과서를 외면하고 있었다면, 당장 교과서를 꺼내서 펴보길 바란다.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주관식 서술형 문제들이 ‘생각 넓히기’, ‘탐구하기’, ‘과제 연구’라는 이름으로 재미있는 읽을거리와 함께 단원마다 배치돼 있다. 단원을 복습할 때마다 하나씩, 틈나는 대로 교과서를 읽다가 하나씩 풀어보도록 한다. 따로 종이를 마련할 필요 없이 답안을 적을 공란도 여유 있게 만들어져 있다.
[생각 넓히기]
다음 현상을 작용·반작용의 원리로 설명해 보자.
“겨울철 눈으로 덮인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천재교육, 물리1 교과서 중-
[생각 넓히기]
지구의 궤도와 혜성의 궤도가 만나는 곳에서는 혜성이 남기고 간 물질들이 지구의 중력권 내로 들어오는데, 이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 유성우이다. 유성우는 일 년에 수차례나 관찰된다. 1분 동안 많게는 수만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데, 지상에는 유성우의 흔적인 운석이나 운석 구덩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토의해 보자.
-천재교육, 물리1 교과서 중-
[과제 연구]
물의 비열은 다른 물질에 비해 매우 높다. 이러한 물의 특성이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중앙교육, 화학1 교과서 중-
[확인 문제]
물의 정수 과정에서 염소를 투입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중앙교육, 화학1 교과서 중-
이 문제들은 서술형 답안 쓰기를 처음 연습할 때 효과적이다. 대체로 50∼100자 정도 분량으로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글을 쓴다는 것 자체를 내 몸이 거부할지 모르지만, 처음이 가장 어렵다. 한 번 두 번 계속 쓰다 보면 점차 자신도 붙고 요령도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