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린쾨핑대 생물학과 매티아스 라스카 교수팀은 은방울꽃의 은은한 향기의 주성분인 부르지오날(bourgeonal)에 대한 냄새 역치 실험을 통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후각과 미각 분야 저널인 ‘케미컬 센시스’ 6월호에 발표했다. 냄새 역치란 냄새를 못 맡다가 맡게 될 때 냄새분자의 농도인데, 역치가 낮을수록 그 냄새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남녀 각각 25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부르지오날에 대한 남자의 평균 역치는 13ppb(피피비, 1ppb는 10억 분의 1)였다. 공기분자 10억 개 중에 냄새 분자가 13개 이상이면 냄새를 감지한다는 말이다. 반면 여자는 평균 역치가 26ppb였다. 즉 남자가 2배 더 민감했다. 1899년 이래 지금까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2~3배 냄새에 민감한 걸로 알려져왔다.
연구자들은 “부르지오날을 감지하는 냄새수용체인 OR1D2는 콧속 후각상피뿐 아니라 정자세포막에도 존재한다”며 “정자가 부르지오날을 감지해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한다는 2003년 연구 결과를 보고 혹시 남성이 이 냄새에 더 민감하지 않을까 해서 실험을 해봤다”고 말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여성의 난자나 주변 세포가 부르지오날과 비슷한 물질을 분비해 정자를 유도한다고 가정했으나 그 물질을 찾지는 못했다. 연구자들은 “남성이 왜 유독 부르지오날에 더 민감한지는 아직 잘 모른다”며 “사실 여성이 냄새에 전반적으로 더 민감한 이유도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