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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안경활용법 봄철의 은하여행

'우리은하'를 벗어나 새로운 '우주의 창'을 열어보자.

많은 천체 관측자들이 10×50쌍안경으로 몇십개의 은하들을 관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비록 14인치나 20인치 반사망원경의 라이벌이 되지 못하나, 많은 은하들은 쌍안경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당신의 손바닥안에 쥐어진 조그만 도구로 수백만 광년 이상 떨어진 거대한 천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은하 관측은 쉽지 않다. 대부분 은하들은 표면 광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찾기조차 힘들다. 이 작업을 쉽게 성공하려면 도시 불빛의 영향이 없는 시골의 투명한 밤하늘 아래에서 해야한다. 그리고 11×80이나 14×100과 같은 대형쌍안경이 있으면 매우 쉽다. 그러나 이것들은 매우 비싸고 삼각대를 필요로 한다. 10×50 쌍안경은 은하를 관측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것이 사실이나, 처음 은하들의 위치를 파악해보려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유익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은하들은 수십개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은하군이나 은하단의 일원으로 존재하고 있다.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함께 '국부 은하군'(local galaxy group)으로 불리는 집단에 속해 있다. 은하군들은 또 은하단으로 불리는 거대한 집합체에 속해 있다. 쌍안경으로 보이는 은하들은 은하군속에 가장 밝고 큰 은하들이다. 가을철 하늘에 떠있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삼각형 자리의 M(Messier)33 그리고 조각구 자리의 은하군들이 밝은 은하의 하나다. 여기에서는 봄철 밤하늘속의 밝은 은하들을 찾아 보기로 하자.
 

쌍안경으로 본 M81(오른쪽)과 M82(왼쪽)


큰 곰자리의 은하군

쌍안경으로 볼만한 가장 좋은 은하는 큰곰자리 북쪽에 놓여있는 M81과 M82다. 이 두 은하는 각각 6.9등급(M81)과 8.4등급(M82)의 광도를 가지고 38′(보름달 혹은 해의 크기가 30′임)떨어져 있다. M81은 작은 타원형의 가스체와 같은 희미한 작은 빛다발이며 M82는 동서로 길게 늘어진 모습이다. M81은 Sb형 나사선은하로 별들이 은하 중심에 밀집돼 달걀모양의 밝은 성운상을 이루고 있다. M82는 매우 활동적인 은하로 핵으로부터 물질이 방출되고 있다. 표면밝기가 불규칙하고 중(中)구경 망원경으로는 중심부근이 어둡게 보여 마치 가운데가 잘린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두 은하는 큰곰자리 은하군의 중심을 이루고 지구로부터 약 8백5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이 지역 은하들은 용자리 카파성 동쪽에서 큰곰자리 북쪽, 그리고 기린자리 서쪽으로 펼쳐져 있다.

이 지역 은하중 또 하나의 멋있는 은하는 Sc형 나사선은하 NGC(New General Catalogue) 2403이다. 이 은하는 M81, 82로부터 14˚ 서쪽, 별이 드문 기린자리 부근에 놓여 있다. NGC2403은 8.4등급의 밝기와 가로가 17.8′, 세로가 11.0′의 크기를 가진다. 꽤 큰 편이다. 그러나 이 은하는 외따로 위치하기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다. 10배의 쌍안경으로는 작고 밝은 핵주위에서 타원형의 헤일로(halo, 은하무리)를 느낄 수 있다.

하늘에서 가장 큰 정면모습(face-on)은하가 M101이다. 가로가 26.9′, 세로가 26.3′의 크기(보름달보다 조금적다)인 M101은 전체 광도가 7.7등급이나 너무 확장된 은하면 때문에 표면밝기는 매우 어둡다. 아주 어둡고 투명한 밤하늘 아래서만이 7×50 쌍안경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독자들이 이 은하를 찾는다면 M101은 달크기 1/4정도인 상대적으로 밝은 은하핵만 희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M101은 약 1천5백만 광년 떨어져 있고, 그 직경만 10만 광년이 넘을 것이다. 이것은 북두칠성 손잡이 주위에 넓게 산재해 있는 큰 은하들 가운데 하나다.

이 지역의 유명한 또 하나의 은하는 M63이다. Sb형 은하인 M63은, 사냥개 자리의 18 19 20번과 23번 별로 이루어진 5~6등급의 별무리에서 1.5˚북쪽에 위치한다. M63의 밝기는 8.6등급, 직경은 12.3′~7.6′이다. 쌍안경으로 보면 동서 가로로 얇은 빛의 선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은하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8등성 별이 서쪽 가장자리에 놓여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별은 우리 은하내의 별이다.

M101은하군의 가장 유명한 대상은 거대 나사선은하 M51이다.큰곰자리 이타별 남서 35˚에 위치한 이 은하는 소용돌이 은하로 유명하다. 7배 쌍안경으로는 작은 원만 보이며, 크기에서 M101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표면광도가 높아 훨씬 쉽게 볼 수 있다. 대형 쌍안경으로 보면 북쪽에 작은 돌출부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NGC 5195로 불리는 작은 동반은하다.
 

대형망원경으로 본 M81(위)과 M82(아래)


초신성 폭발도?

또 다른 은하군은 사냥개 I 은하군이다. 약2천1백만 광년 떨어진 거리에 여러 밝은 은하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 중에는 M94 M106 그리고 머리털 자리 중심의 M64와 같이 잘 알려진 은하들도 포함돼 있다. M94는 거의 정면 나선은하로 약8.2등급의 광도와 11.0′~9.1′의 크기를 가진다. 10배 쌍안경으로 보면 흐릿한 별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대부분의 빛이 작은 중심핵과 안쪽 나선팔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M64는 또다른 Sb형 은하로서 8.5등급의 긴 원반같이 보인다. 이 은하는 머리털 자리 35번 별인 5등성의 동북쪽 1˚ 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M106은 사냥개I 은하군에서 가장 찾아보기 쉽다. 8.3등급의 광도와 18.2′~7.9′의 큰 크기로, 7배 망원경으로도 가늘고 긴 모습을 볼 수 있다.

센타우르스 자리에도 많은 은하들이 모여 있는데 이 은하군에는 바다뱀자리와 M83과 NGC5128의 두 유명한 은하가 포함돼 있다. 이 은하군은 -30˚이하에 위치해 우리나라에서는 고도가 지평선에서 20˚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

M83은 전형적인 Sc형 은하로 지난 60년간 4개의 초신성이 폭발했다. 이것은 지난 1천년간 우리 은하내에서 폭발한 초신성과 같은 숫자다.

NGC5128은 모든 은하 가운데서 가장 흥미로운 천체다. 우리나라에서 관측조건이 좋다고 알려진 경남 화왕산 지역에서 조차 고도가 7~8˚에 불과한데, 큰 공과 같은 모습과 중앙을 가로지르는 암흑대의 거대함이 두드러져 매우 인상적이다. 또 바로 아래는 오메가성단으로 알려진 우리 은하 최대의 구상성단이 있다. 이는 가장 멋있는 관측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서울 근교에서는 불가능하다. M81과 M82의 한쌍에 비교할 만한 은하가 사자자리 세타성 아래에 있는 M65와 M66이다. 이 둘은 12′떨어져 있으며 M65는 남북으로 세워져 있는 모습이며 M66은 작은 타원형 모습이다.

두 은하 모두 표면 밝기가 고르게 높기 때문에 한 시야에 선명히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날 80㎜ 쌍안경을 사용하면 M66의 위쪽 35′의 위치에 성운같은 작은 빛줄기가 보이는데, 이것이 옆모습 (edge-on)은하 NGC3628이다. 이 은하도 M65정도의 밝기다. 더 크기 때문에 어둡게 보인다. 표면 광도가 낮아 찾기가 쉽지 않다.

M65, M66 그리고 NGC3628로 구성된 이 은하 트리오는 약 3천만 광년의 거리에서 세타별과 아이오타별 사이 10여개 은하군들의 중심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 은하군은 사자자리 은하군 동쪽 반면만 보여준다. 나머지 반면은 세타별 사이에 있는 20여개의 은하군들이다. 이곳에는 M95 M96 그리고 M105가 포함된다. 이 은하군들은 더 큰 구경의 쌍안경으로만 관측할 수 있고, 이중 M96만이 10×50 쌍안경에게 작고 흐릿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봄하늘의 은하군들을 살펴보았다. 만약 우리가 봄철하늘에서 특별한 장소를 향하면 소위 은하단이라 불리는, 은하들이 가장 밀집된 지역을 볼 수 있다. 이 은하단의 중심은 머리털자리 남쪽에서 처녀자리 서쪽으로 놓여져 있다. SKY Atlas 2000.0이나 Uranometia 2000.0과 같은 상세한 성도로 은하의 분포를 조사해 보면, 북두칠성, 사냥개자리 머리털자리 그리고 처녀자리 서쪽에 걸쳐 수많은 은하들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아챌 것이다.

은하들의 밀도는 이 축을 벗어날수록 급격히 낮아지고 몇몇의 은하들이 사자자리 동쪽, 작은사자자리 그리고 처녀자리 109번과 110번 별 주위에 놓여 있지만 다른 봄철 별자리에는 은하들이 거의 없다.

봄철의 밤하늘은 은하들로 가득차 있다.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먼 거리를 적게는 수백만년에서 수천만년을 달려온 빛들임을 생각해 본다면, 그 희미한 작은 빛은 우주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은하관측은 우리 삶의 세계를 한껏 넓혀줄 것이다.
 

M101은하군 중 하나인 거대나사선은 하M51. 고배율 쌍안경으로 본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대형망원경을 이용해 찍은 M51(위) 은하와 M101은하군(아래)


메시에(M) 넘버와 NGC넘버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아마추어천문학자인 메시에(Messier)는 소형망원경을 가지고 딥스카이(Deep Sky, 은하 성운 성단을 통털어 말함)를 분류했다. M81 M101 등의 M은 바로 메시에의 첫글자를 딴 것이다. 분류번호는 1에서 1백10까지. 그후 미국의 천문학자 드레이프는 기존의 메시에 목록과 허셀 목록을 합쳐 새로운 분류목록을 만들었다. 이것이 NGC(New General Catalogue)다. 분류종류는 1만3천개. 메시에 분류는 NGC에 모두 포함돼 있으나 일반 아마추어들이 관측할 수 있는 은하나 산개성단 구상성단은 모두 메시에분류에 들어가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메시에분류가 더 익숙하다.

은하의 분류
은하는 보통 모양에 따라 나사선(spiral)은하, 봉나사선(spiral bar)은하, 불규칙(irregular)은하, 타원(ellipse)은하로 분류한다. 나사선은하중 팔이 짧은 것은 Sa, 팔이 길어 핵주위를 소용돌이처럼 휘감고 있는 것을 Sc로 분류하고 중간 것을 Sb라 한다. 봉나사선은하도 마찬가지. 팔의 발달 정도에 다라 SBa SBb SBc로 나뉜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Milky Way)는 Sb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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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교육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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