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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보통 사람들도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타고 다닐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 접착기술이 등장했다. 새 기술은 순식간에 붙였다 뗐다가 할 수 있는 게 특징.

미국 코넬대 연구팀을 잎을 먹고 사는 곤충인 잎벌레의 탁월한 벽타기 능력에서 착안해 이를 개발했다. 딱정벌레목(Coleoptera)의 잎벌레과(Chrysomelidae)에 속하는 곤충은 2만 5000여 종으로 전 세계에 분포해 있다.

코넬대 화학생명공학자 폴 스틴 교수팀은 이 잎벌레가 입을 타고 다니는 능력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잎벌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0년. 코넬대 토머스 아이즈너 연구팀이 잎벌레의 한 종류인 ‘플로리아산 무당벌레(Hemisphaerota Cyanea)’의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이 벌레는 자신의 몸무게보다 무려 60배나 되는 무게를 2분 동안 유지하면서 벽에 붙어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는 100배 정도의 무게를 감당해내는 접착력을 갖고 있다. 잎벌레의 접착방식은 대표적인 벽타기 동물인 게코 도마뱀과는 차원이 다르다. 게코 도마뱀이 ‘마른’ 접착방식이라면 잎벌레는 ‘젖은’ 접착방식을 쓴다. 잎벌레는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한다. 일례로 플로리아산 무당벌레는 다리 끝에 물을 내는 구멍이 있다. 이 구멍에서 나오는 물로 잎벌레는 잎에 붙어 다닐 수 있다. 마치 젖은 유리판 2개를 겹치면 잘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스틴 교수 연구팀은 이런 잎벌레를 모방해 새로운 접착장치(사진 속 원 안)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한쪽 면에 수많은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판이 있다. 이 면 아래로는 구멍으로 물을 뿜어내는 전자장치와 물이 들어 있는 부분이 있다. 전자장치는 ‘전자삼투유동(electro-osmotic flow)’이라는 원리를 이용해 낮은 전압을 가해 구멍으로 물을 내보낸다. 그렇게 되면 이 장치에는 접착력이 생긴다. 또 전압을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접착력은 사라진다. 간단한 전기조작만으로도 금세 떨어졌다 붙였다가 가능한 것이다. 시험모델의 경우 구멍이 1000개 정도이고 지름이 약 300μm(마이크로미터, 1μm=10-6)인데, 이 정도로는 클립 70개 이상인 30g 정도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 2월 1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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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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