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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 2025] 다시 이어지는 세계

포식과 피식, 성장과 소멸, 탄생과 죽음.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생명도 멈춘 듯 보이는 세계도 사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 생명이 다하면 다른 생명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균형을 이루며, 모든 존재는 서로의 시간 위에 살아간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이 2025년, 제61회를 맞았다. 113개국 6만 점이 넘는 출품작 중 19점이 수상한 가운데 그중 생태계의 거대한 순환 속 찰나의 숨결을 포착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생명의 집요한 지속성과 회복력을 담은 장면들을 통해 자연이 들려주는 고요한 호흡을 느껴보자.

 

치명적인 유혹

Chien Lee  I  말레이시아  I  식물 및 균류(부문)

 

벌레잡이식물은 색과 향, 꿀로 곤충을 깊은 소화액 웅덩이로 유혹하며 정교한 함정을 완성한다. 일부 종은 자외선을 반사해 곤충만을 위한 화려한 전시를 펼친다. 작가는 해가 지고 주변 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단 몇 분, 그 신비로운 장면을 담아냈다.

 

거미의 은신처

Jamie Smart  I  영국  I  10세 이하

 

이슬에 젖은 거미줄 위 왕거미 한 마리가 숨어 있다. 방사형 줄기를 중심으로 끈끈한 나선형 실을 엮은 그물에서 먹잇감이 걸리기를 기다린다. 거미줄이 흔들리는 순간, 고요 속 긴장이 폭발하며 사냥이 시작된다.

 

빛에 갇힌 순간

Simone Baumeister  I  독일  I  자연의 미학

 

거미 한 마리가 자동차 전조등 빛 사이에서 사냥의 순간을 기다린다. 곤충들은 도시의 인공빛에 이끌려 모여들고 거미는 그 빛을 자신에게 유리한 사냥의 도구로 사용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 속에서도 거미는 생존 방식을 찾아간다.

 

모자장수 애벌레

Georgina Steytler  I  호주  I  행동: 무척추동물

 

유칼립투스잎을 갉아 먹는 나방 애벌레의 머리에는 탈피 때마다 쌓인 껍질이 층층이 있다. 기이한 머리 장식은 포식자의 공격을 피하는 방어 수단이다. 포식과 방어가 맞물린 야생에서 작은 생명 또한 자기 하루를 이어간다.

 

연회

Audun Rikardsen  I  노르웨이  I  바다: 큰 그림

 

대서양의 어선 주변, 갈매기들의 소란스러운 연회가 펼쳐졌다. 해마다 청어를 노리는 새들이 어선을 따라다니다가 그물에 걸려 익사한다. 연구자와 어민은 이를 막기 위해 공존의 방법을 찾고 있다. 인간의 산업과 자연의 본능이 만나는 경계에 균형이 자리하길 기대한다.

 

유령도시의 방문객

Wim van den Heever  I  남아프리카 공화국  I  도시의 야생동물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은 자연이 색다른 방식으로 회복되는 순간을 담은 작품이 수상했다. 나미비아의 버려진 다이아몬드 광산 마을 사이를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하이에나 종인 갈색하이에나가 거닐고 있다. 인간의 문명이 떠난 곳을 야생이 되찾으며, 그곳에 새로운 질서와 생명력이 자리한다.

 

파괴 이후

Andrea Dominizi  I  이탈리아  I  15~17세

 

이탈리아 레피니 산맥의 오래된 너도밤나무 벌목지에서 작가는 하늘소를 발견했다. 곤충이 죽은 나무를 파고들면, 그 사이로 균류가 스며들고 나무는 분해돼 서서히 흙과 영양분으로 돌아간다. 사라진 숲의 자리에 다시 싹트는 생명처럼 자연은 파괴의 끝에서도 순환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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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배성윤 에디터
  • 사진

    Natural History Museum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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