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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하는 별난 동물 이야기


지금까지 궁금증을 가졌을 만한, 또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을 만한 동물에 대한 수수께끼가 있다. 목도 길고 다리도 긴 기린은 머리를 하늘로 들었다가 땅으로 내릴 때 피가 머리에 쏠려 어지럽지 않을까. 고래의 나이는 귀에 들어 있는 귀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데, 사실일까. 천적이 보기에 빈 방처럼 보이도록 속임수를 써서 집을 짓는 새도 있을까.

기린은 키가 5m가 넘어서 물을 마시려면 머리를 5m 이상 내려야 한다. 보통 동물이라면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뇌혈관이 터질 수도 있겠지만 기린은 아무렇지도 않다. 기린 뇌 속에 ‘괴망’이라는 소동맥의 집합체가 있어 일시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가 몰리지 않는다. 고래의 귀지에는 ‘나이테’가 새겨져 있다. 먹이를 많이 먹는 여름에는 지방분이 많이 쌓여 밝은 색 층을 이루고 겨울에는 반대로 어두운 색 층이 쌓이기 때문이다. 층의 개수를 세면 고래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셈이다.

‘아궁이새’라 불리는 스윈호오목눈이(Remiz pendulinus)는 풀과 나뭇잎, 소똥, 모래, 흙을 섞어 아궁이 모양의 집을 짓는데, 한가운데에 칸막이를 치고 아래층에만 알을 낳는다. 바깥에서 천적이 집 안을 들여다봤을 때 빈집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동물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재미난 상식이 될 법한 질문들의 답이 바로 이 책에 들어 있다. 저자 사네요시 타츠오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산리즈카 오료 목장, 노게야마 동물원에서 일했고 브라질로 건너가 여러 지역에서 동물을 연구했다. 그는 동물들의 특이한 이야기에 주목했다. ‘정말 있었던 이상한 생물’, ‘재미난 동물학자 사네요시 타츠오의 동물해체신서’를 펴낸 데 이어 이번에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곤충의 특별한 이야기를 한 권에 묶었다.

이 책이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가 재미있는 까닭은 내용이 신선하고 새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백과사전에 실린 이론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저자가 직접 보고 경험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밥을 많이 먹어 몸이 무겁고 느릴 것으로 생각되는 돼지가 사실은 날렵하고, 사람이나 다른 가축을 공격할 만큼 포악하다는 내용은 독자들이 믿기 어렵다. 수많은 영화와 만화에서 돼지는 토실토실 귀엽고 약한 캐릭터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빌어 돼지의 습성을 설명했다. 책을 한 줄씩 읽어 나가면서 독자들은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

이야기마다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정밀한 일러스트를 보면 마치 직접 동물을 보면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져버린다. 빨판 같은 입을 이용해 암벽을 등반하는 메기나 종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알을 품는 수컷 개구리는 일러스트가 없이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재치 있고 우스꽝스럽게, 또 사진만큼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눈길이 머무는 이달의 책



| 호모 무지쿠스 |
대니얼 레비틴 지음 | 장호연 옮김 | 마티 | 396쪽 | 1만 8500원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한 뒤 음악이 탄생했는지, 아니면 음악과 함께 인간으로 진화했는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에 답을 알려주는 책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음악과 함께 비로소 인간이 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음악이 인간의 삶에 끼친 영향과, 음악과 인간이 함께 진화한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호모 무지쿠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인간에게 ‘언어 본능’에 맞서는 ‘음악 본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근거로 언어를 사용하기 전에도 지금처럼 천둥소리, 바람소리, 언덕에서 돌이 굴러가는 소리, 새와 원숭이가 내는 소리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음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또 노래를 부르면 인간관계에서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화학물질(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점도 꼽았다.

물론 저자는 사람이 음악적으로 진화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인간의 대뇌피질에 위치한 전전두엽의 진화는 인간을 언어와 예술에 반응하고 능숙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오랜 세월 동안 인간과 함께 진화해온 음악은 인간을 예술에 빠져들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생각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생각했을 때 응원가가 문득 떠오르는 것, 바로 인간이 ‘호모 무지쿠스’라는 증거다.


한국의 공룡화석

국립문화재연구소 편 | 궁리 | 297쪽 | 5만 원

페이지마다 커다란 컬러 화보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화석이다. 경남 고성에서 발견된 새와 공룡의 발자국 화석부터 경남 하동의 공룡 알과 뼈 화석, 전남 해남의 익룡 화석까지 중생대 한국에서 살았던 생물의 다양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생긴 화석들의 모습이 놀랍다.

내추럴 셀렉션

데이브 프리드먼 지음 | 김윤택, 김유진 옮김 | 지성사 | 631쪽 | 1만 7800원

이 책은 미국 전 지역에서 ‘2009년 베스트소설’로 선정된 도서다. 인간의 눈을 피해 깊은 바다에서 진화해 육지로 올라온 변종 동물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가상 소설이다. 해양생물학자 6명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SF 스릴러물과 다르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반전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백만 광년의 고독

김보영, 김창규, 박성환, 배명훈, 유광수, 정소연, 고드 셀라 지음 | 오멜라스 | 296쪽 | 1만 원

과학동아가 2009년 3월호 ‘소백산천문대에서 펼쳐진 2박 3일 상상력의 향연’으로 풀어냈던 워크숍에 참여했던 SF작가들과 천문학자들이 드디어 책을 냈다! 이 책에는 7편의 SF가 실려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단편 ‘백만 광년의 고독’에는 인공지능과 그를 탄생시킨 인간의 의식이 하나가 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SF 고전인 올라프 스태플든의 ‘스타메이커’를 연상시킨다.


지구 온난화 주장의 거짓과 덫

이토 키미노리, 와타나베 타다시 지음 | 나성은, 공영태 옮김 | 북스힐 | 302쪽 | 1만 4000원

“과연 탄소 배출 감축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까.” 기후전문가인 저자들이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했던, 지구를 지키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만을 위하는 시간적, 금전적 낭비였다고 경고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을 선동하는 지금의 주장들이 어떤 면에서 오류가 있고 거짓됐는지 과학적인 자료를 들어 치밀하게 반박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떠나는 주말 지질 여행

한국지구과학회 지음 | 이치사이언스 | 262쪽 | 1만 5000원

특이한 해안지형이나 지층을 비롯해 한국에 있는 대표적인 지질 학습장 9곳을 소개한다. 책의 첫머리에는 초·중·고교 과정에서 어떤 지형이 등장하는지 자세히 나와 있으며, 각 지역별로 가족과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교통이나 코스, 지형에 대한 설명 등 알찬 정보를 제공한다. 책에 나와 있는 정보를 토대로 주말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절대우위 영단어 1900DS, 절대필요 영숙어 1000DS

(주)아이이 인스티튜트 | 각 3만 3000원

‘절대우위 영단어 1900DS’는 시사영어사에서 발간한 동명의 영어 학습 교재를 바탕으로 토익, 수능 등 각종 영어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영단어 1900개를 듣고 쓰면서 학습하는 영어 트레이닝 소프트웨어다. 이와 비슷하게 영숙어 1000개를 학습할 수 있는 닌텐도DS용 ‘절대필요 영숙어 1000DS’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영어를 듣고 터치펜으로 화면에 쓰면서 외울 수 있다.

2010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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