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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철도가 부활한다

토목공학, 미래를 엽니다!

편집자 주 - ‘토목공학, 미래를 엽니다!’는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동대구~부산 올해 말 개통,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 2014년 조기 개통, 2014년까지 수서~평택 고속철도 개통.

지난해 말 쏟아진 고속철도 건설 계획들이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된 이래 서울에서 대구는 물론이고 대전까지도 이전에는 차를 갖고 다니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고속철도로 교통편을 바꿨다. 고속철도가 중장거리 이동수단의 패러다임을 바꾼 셈이다.

“앞으로 고속철도망이 추가되면 서울과 부산, 서울과 광주가 2시간 생활권이 됩니다. 물론 고속철도 붐이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죠.”

대한토목학회 철도위원회 위원장인 대진대 도시공학과 김동선 교수는 ‘철도 르네상스’라고 부를 만한 최근의 철도붐이 세계적인 흐름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중국은 자체 기술력으로 평균속력 시속 350km의 고속철을 개발해 광저우~우한 1100km 구간에서 운행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앞으로 고속철도에 우리 돈으로 100조 원 이상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미국 역시 6개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계획을 내놓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도로에 비해 철도에 대한 투자가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양상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만.”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 분야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가운데 도로가 58%, 철도가 29%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이 관계가 역전돼 도로가 40%, 철도가 50%를 나눠 갖는다. 그렇다면 왜 세계는 철도에 주목하는 것일까.

“기차는 자동차에 비해 빠르고 비행기에 비해 편리합니다. 또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수송 수단이지요.”

철도 시스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기차를 모두 전철화하는 일이다. 전철은 기관차가 따로 필요 없을 뿐더러 매번 기름을 넣어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기관차에 있는 디젤엔진의 힘으로 움직인다. 지난해 무궁화호 급에 해당하는 전철 누리로(서울~신창)가 첫선을 보였다. 다만 전철화를 하려면 철로를 복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철도의 많은 부분이 단선이다.



“화물열차도 전철화를 하면 운송능력이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디젤기관차에 달 수 있는 운반차는 최대 25량 정도지만 전철은 그런 제한이 없으니까요. 철도의 상당부분을 이미 전철화한 중국이나 러시아를 가보면 100량이 넘는 화물열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철로를 만드는 토목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공사비도 많이 절감됐다. 호남고속철도의 경우 경부고속철도에 비해 약 20%가 줄었는데, 철로의 곡선반경을 줄이고 터널의 지름도 줄일 수 있게 설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교각 역시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지나치게 튼튼하게 만들어 자재를 낭비했다는 분석이 나와 좀 더 효율적인 설계로 바꿨다. 한편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있는 부산의 금정터널은 길이가 20.3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터널로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노면전차가 50년 만에 부활하는 이유



철도의 유형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실상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국철과 지하철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철도만 고집해왔다. 그러나 철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여건에 맞는 다양한 철도형태를 도입해야 한다. 오는 7월 개통될 경기 용인경전철 ‘용인 에버라인’은 운전석이 없는 객차 한 량이 움직이는 운송수단이다. 객차가 줄줄이 연결된 기존의 기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다.

“경전철은 1km당 건설비가 지하철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도심 적재적소에 소규모 경전철 노선을 만들면 효율적인 교통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용인경전철은 기흥 구갈역에서 에버랜드까지 15개 역으로 이뤄져 있는데, 내년에 지하철 신분당선이 완공돼 환승(구갈역)이 되면 경전철 라인에 사는 주민들의 교통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 위례(송파)신도시에는 트램(tram), 즉 노면전차가 운행될 예정이다. 해방 전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전차는 1960년대 사라졌는데, 50년 만에 다시 부활하는 셈이다. 이런 구닥다리 교통수단을 되살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노면전차의 부활은 현재 많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같은 나라는 가히 ‘노면전차 열풍’이라고 부를만 하다. 지난해 10월 13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불 트램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트램 전문업체들은 새로운 전차 기술을 여럿 소개했는데, 특히 바닥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새로운 형태의 트램이 주목받았다. 유럽에 돌아온 노면전차는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디자인도 유려해 도심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철도개발에 적극 참여한다면 서울에서 베이징까지 고속철도로 5시간 만에 갈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우리나라의 철도 르네상스는 이제 막 시작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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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강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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