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붉은 단풍은 노란 단풍이‘똑똑하게’진화한 것


왜 한국과 캐나다의 단풍잎은 빨갛고 유럽 단풍잎은 노랄까. 지역마다 단풍잎 색깔이 다른 이유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 하이파대 생물교육과 심차 렙야둔 교수와 핀란드 쿠오피오대 자르모 호로파이넨 교수팀은 “단풍은 원래 노랗게 물들지만 진딧물을 쫓기 위해 빨갛게 물들도록 진화했으며, 산줄기가 뻗어 있는 모양에 따라 진화의 정도가 다르다”는 주장을 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뉴 파이톨로지스트’ 6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500만 년 전에는 지구상 모든 나뭇잎이 녹색이었고 빙하기를 몇 번 겪으면서 잎이 물들게 됐다. 잎이 녹색인 이유는 색소 중에 녹색을 띠는 클로로필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식물은 광합성 양이 줄어들어 엽록체를 분해해 뿌리나 줄기에 저장시킨다. 이때 상대적으로 클로로필보다 카로티노이드 양이 많아지면서 노란색이 되는 게 보통이다.

빨간 단풍잎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이 낸다. 클로로필이 식물체 안에서 복잡한 메커니즘을 거치면 안토시아닌이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나무들이 이렇게 잎을 일부러 붉게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렙야둔 교수는 “식물은 잎에서 아미노산을 빨아 먹는 진딧물이 노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붉은 단풍을 만들도록 진화했다”며 “지리적 조건에 따라 진딧물의 영향이 달라 단풍 색깔도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북아메리카와 한국 같은 동아시아는 산줄기가 남북으로 뻗어 있어 기후가 변하면 동식물이 살기 좋은 장소를 찾아 남쪽이나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기후 변화에 관계없이 진딧물에게 시달렸고 붉은 단풍을 만들도록 진화했다.

반면 유럽은 산줄기가 동서로 뻗어 있어 동식물이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진딧물을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이 수가 줄거나 멸종했다. 나무가 굳이 잎을 붉게 만들면서까지 진딧물을 쫓을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연구팀은 최근 유럽에서도 스칸디나비아에 있는 관목들은 붉은 단풍을 만든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관목은 키가 작아 눈 속에 묻히기 때문에 진딧물과 함께 살아남는다”며 “진딧물을 쫓기 위해 붉은 단풍을 만들도록 진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도시·지역·지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