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생활은 화학제품에 감싸여 있다. 이들 화학제품 없는 현대생활이란 아예 존재할 수도 없을 것이다. 화학제품을 만들려면 주로 석유로부터 얻어지는 원료 물질에 화학적·물리적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단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우선 원료를 수송장치를 거쳐서 반응기나 열 교환장치로 보내 생성물을 얻어야 한다. 그 속에는 원하는 제품 성분과 그렇지 않은 부산물이 섞여 있어 각종 분리 장치를 거치게 해 이들을 갈라내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화학공학의 영역이 크게 확대돼 생물공학 유전공학을 비롯해 반도체나 기억소자 제조에까지 그 수법이 운영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에너지 과다사용에 따르는 다양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온난화 현상이 갖가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 이 문제 해결에도 화학공학자의 기여가 기대되고 있다.
나는 원래 화학을 위주로 하는 공업 화학분야를 공부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일찍이 이것만으로는 우리나라 화학공업에 기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6.25 전 미국에 건너가 화확공학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배워왔다. 그 후 한국 최초의 정유 공장인 현재의 유공과 충주 및 나주에 세워졌던 비료 공장의 건설과 성능 검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몸담아왔던 학교를 정년퇴임하기 전인 최근까지 태양열 이용과 에너지의 저장법, 열펌프 역삼투막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약 30여명의 이 분야 후진을 길러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했다고 믿고 있는 나의 학문과, 또 내 뒤를 잇고 있는 제자들은 평생 화학공학에만 매달려온 내겐 더 없이 소중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