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얼마 전 새로 만난 사람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두 사람의 얼굴이 계속해서 헷갈린다면? 타인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 것과 머리가 나쁜 것은 결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베이징노멀대 인지신경과학교실 지아 리우 교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뇌인지과학과 낸시 캔위셔 교수 공동 연구팀은 사람 얼굴을 구분하는 능력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지능과는 관계없다고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1월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베이징에 사는 7~19세의 일란성 쌍둥이 102쌍과 이란성 쌍둥이 71쌍을 모아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이 얼마나 서로 다른지를 조사했다. 유전적인 면에서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거의 일치하며 이란성 쌍둥이는 50% 정도 유사하다.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이 이란성보다 일란성 쌍둥이끼리 더 비슷하다면 유전적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과학자들은 실험에 참가한 쌍둥이들에게 서로 다른 20명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 20장을 1초에 1장씩 보여줬다. 이어 그중 10장을 낯선 사람 20명 사진과 섞은 뒤 골라내게 했다.
일란성 쌍둥이끼리는 낯선 얼굴 사진들에서 조금 전 자신이 봤던 사진을 고르는 능력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캔위셔 교수는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지능과는 상관없는 유전적 요인 때문”이며 “어떤 유전자가 얼굴 인식에 관여하는지 밝혀내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