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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 ‘떡잎’부터 알아보고 키우는 창의발명캠프

‘내가 만든 자동차가 더 빠를 거야.’

청소년들이 기대에 찬 눈을 반짝이며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 경주에 참여한 청소년 2명은 자기가 만든 자동차를 출발점에 놓았다. 출발! 옆 친구가 만든 것보다 빨리 달리는 자신의 자동차를 보며 뿌듯해 하고, 경주에서는 비록 졌지만 도착지까지 잘 달리는 자동차를 본인이 만들었다는 생각에 만족해하기도 한다. 이곳은 ‘창의발명캠프’ 현장이다.



2009년 특허청은 발명에 재능이 있고 관심이 있는 ‘발명 장학생’을 100명(대학생 10명 포함) 선발했다. 그중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90명이 창의발명캠프에 참여했다. 이 캠프는 발명 장학생이 미래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발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선진기술을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나만의 롤러코스터 만들고 F1 경주도 하고

특허청에서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창의발명캠프는 지난 12월 14일에 충남 예산 덕산 스파캐슬에서 열렸다. 초·중등부는 2박 3일 일정으로 16일에 끝났지만, 고등부는 이날 일본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19일까지 캠프가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초·중·고등부로 나뉘었다.

롤러코스터는 어떻게 빙글빙글 돌아가는 레일을 한 번도 이탈하지 않고 제자리에 도착하는 것일까. 초등부의 주요 프로그램은 ‘나만의 롤러코스터(골드버그 장치)’였다. 매우 복잡한 기기들을 얽히고설키게 조합해 단순한 일을 처리하는 기계 장치를 골드버그 장치라고 부른다. 루브 골드버그라는 미국 만화가가 처음으로 이런 장치를 스케치한 데서 이름을 땄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롤러코스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물리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간단히 배우고, 5명이 1조가 돼 아이디어를 구상한 뒤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학생들이 롤러코스터가 달리는 레일을 연결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력이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롤러코스터가 완주할 때까지 레일을 연결했다가 다시 분리했다가 하는 작업을 여러 번 해야 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또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태어나는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구경하는 일도 재미있다.

중·고등부는 ‘나만의 롤러코스터’ 외에 다른 주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바로 ‘F1 자동차(드래그 레이스)’다. F1 경기는 400m나 되는 직선 코스에서 2대의 자동차가 겨루는 모터스포츠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10m로 축소한 트랙에서 청소년들이 각자 만든 모형 자동차로 경기를 한다. 먼저 F1 자동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배운 뒤 각자 아이디어를 짜내고 직접 설계해 제작한다. 나무 같은 재료를 손수 자르고 붙이고, 원하는 색을 칠한다.

한국발명진흥회 관계자는 “F1 자동차 프로그램은 창의적으로 공학 디자인을 하는 방법과 더불어 공기역학 메커니즘을 배우고 과학적인 사고능력과 능동적인 힘을 기를 뿐 아니라 협동을 통한 사회성도 키워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난 발명품을 잡아라’라는 특이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사람마다 가상의 돈(1억 원)을 주고 원하는 기발하고 유용한 발명품을 경매하는 게임이다. 발명품은 별난물건박물관에서 협찬 받은 전시물 20여 개다. 경매에 나온 발명품은 가운데 부분에 있는 자석을 붙였다 떨어뜨렸다 할 수 있어 누구에게나 꼭 맞는 돋보기안경, 의자 등받이에 걸어 꾸벅꾸벅 졸더라도 고개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모자, 바닥에 손가락을 끼우는 고리가 붙어 있어 한 손으로도 잔과 함께 들 수 있는 받침 접시 등이다.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팀별로 전시물들이 각각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했는지, 얼마나 실용적인지, 얼마나 창의적인지를 평가한다. 전시물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해 우선순위를 정한 뒤에는 경매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물론 팀원들끼리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일이 중요하다.

‘발명으로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과학, 시사 관련 주제를 제시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동아’와 ‘어린이과학동아’, ‘동아일보’ 같은 신문과 잡지의 기사를 참고자료로 제공하면, 청소년들은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토론한다. 그리고 과학적인 증거와 논리를 내세워 배심원들을 설득한다. 이번에 참고자료로 실렸던 기사는 과학동아 2009년 9월호의 ‘신종 플루 팬데믹 공포, 한반도 피해는 이제 시작!’과 더사이언스 2009년 11월 5일자 ‘발빠른 바이러스는 독하지 않다’ 등이었다.

해외 탐방 프로그램은 일본 도쿄에서 진행됐다. 고등부 청소년들은 선단기술관(TEPIA), 국립과학박물관, 과학미래관 등을 견학했다. 선단기술관은 정보통신, 도시 환경과 관련한 첨단 기술과 제품을 전시한 곳이다. 다음 날은 츠쿠바 우주센터를 방문했는데, 이곳에서 우주비행사 모의 훈련을 체험했다. 폐쇄된 곳에서 적응하는 훈련, 우주선 바깥과 비슷한 환경에서의 훈련,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 등을 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국내 프로그램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해외 탐방 프로그램은 외국의 선진 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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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사진 미래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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