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매력적인 여성과 대화를 하면 평소보다 활발해지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밝혀졌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제임스 로니 교수팀은 18~24세 남학생 149명을 상대로 호르몬 분비량의 변화를 실험한 결과,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여성과 단 5분만 대화를 해도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 바이올로지’ 9월 30일자에 발표됐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생식 기능뿐만 아니라 활력과도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코르티솔은 ‘매력녀’ 앞에서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다.
연구팀은 실험을 시작하기 전 남학생들의 침을 채취해 호르몬 양을 측정했다. 그 뒤 일부 남학생은 5분 동안 여학생과 대화를 나눴고 나머지는 남학생끼리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실험에 참가한 여학생들은 18~22세로, 실험 전 남학생들에게 호감도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7점 만점에 평균 5.83점을 얻었을 정도의 ‘매력녀들’이었다
실험을 시작한 지 20분, 40분이 지난 뒤 다시 남학생들의 침을 채취해 호르몬 분비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여학생들과 대화를 나눈 남학생들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은 14%, 코르티솔 분비량은 48%나 증가했다. 반면 남학생끼리 대화를 나눈 경우에는 대화 시작 전보다 두 호르몬 수치가 각각 2%, 7% 감소했다.
로니 교수는 “지금까지는 동물 세계에서 수컷이 맘에 드는 암컷을 만나면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며 “사람의 경우에도 남성이 매력적인 여성과 만나면 비슷한 호르몬 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호르몬 작용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뇌가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을 분비하도록 내분비선을 자극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