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라…. 이거 참 희한하네.’
최근 친구의 권유로 트위터(twitter.com)에 가입한 이지현(29·회사원) 씨는 그 독특한 매력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트위터 사이트를 통해 다른 가입자와 140자 내외의 글을 나누는 구조로 인해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김연아 선수나 이외수 작가 같은 유명인의 트위터를‘팔로잉(추적)’ 대상으로 등록하면 그들이 일상적으로 올리는 글을 실시간으로 내 트위터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 트위터 열풍이 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위터란 ‘마이크로 블로그(소형 블로그)’로 불리는 새로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다. 미국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피겨 여왕김연아 선수가 트위터 가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쫓고 쫓기는 일방향 관계 맺기
트위터는 개설된 지 3년밖에 안 된 서비스지만 그 성장속도는 엄청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온라인에 따르면 전 세계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해 2월 47만 5000명에서 1년 사이 14배 증가한 700만 명이 됐다. 올해 5월 트위터 사용자 수는 3200만 명에 이른다.
트위터는 블로그처럼 개인의 웹 공간에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곳이다. 하지만 140자 내외로 글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짧은 말을 여러 차례 이어서 하는 일이 많다. 단문을 통한 소통은 트위터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글씨 입력창에 한국어를 적을 수 있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영어나 일어지만 국내 사용자들끼리라면 굳이 외국어를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PC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지만 휴대전화 단문 메시지(SMS)로 글을 주고받는 기능은
아직 한국에선 제공되지 않는다. 트위터에 가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트위터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Sign up now’를 클릭해 간단한 개인정보를 적으면 된다. 자신의 이름, 개인 URL로 쓰일 사용자명, 비밀번호, e메일 주소가 입력 내용 전부다.
가입이 끝나면 다른 사람과 얘기를 주고받을 통로를 구축하면 된다. 내가 얘기를 들으려는 상대인‘팔로잉(follwing)’, 내가 얘기를 들려주는 상대인 ‘팔로어(follower)’를 만드는 과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이제 막 가입한 사람이라면 화면 상단에 있는 ‘Find People’을 눌러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이름이나 사용자명을 검색하면 된다. 검색한 사람 가운데 원하는 트위터 가입자의 이름 옆에 있는‘Follow’을 클릭하면 ‘Following’으로 문자가 변하며 내 팔로잉 상대로 등록된다. 그때부터 상대가 쓰는 글은 실시간으로 내 트위터에 올라온다. 팔로어는 다른 사용자가 나를 등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별도로 할 일은 없다.
팔로잉과 팔로어의 핵심 개념은 일방향 관계 맺기다. 상대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누군가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내가 김연아 선수를 ‘팔로잉’ 상대로 등록했다면 김 선수가 한국 방문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쓴 ‘한국이다!! 드!디!어!’라는 글을 내 트위터에서 제한 없이 볼 수 있다.
이때 나는 김 선수에게“당신을 팔로잉해도 되겠느냐”는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 내 의사대로 김연아 선수의 트위터를 찾아 팔로잉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김선수가 남긴 글에 댓글까지 달 수 있다. 글에 커서를 올리면 자동으로 뜨도록 고안된 화살표를 클릭하거나 ‘@Yunaaaa’라고 친 뒤 사연을 적으면 된다. 유명인과 별 장벽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은 트위터 열풍을 일으키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일방향 관계는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조금 낯설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에선 어떤 상대와 일촌이 되고 싶으면‘신청’을 해야 한다. 상대는 신청한 사람을 확인해 보고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수락하면 나와 상대는 일촌이 된다. 전형적인 쌍방향 관계 맺기다. 트위터에서도 팔로잉을 건 상대를 차단할 수 있지만 이는‘사전’이 아닌‘사후’조치라는 점이 다르다.
트위터에선 팔로어가 됐다고 해서 나도 상대를 반드시 팔로잉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허락을 받지 않고 내 얘기를 듣기를 원했는데, 내가 상대 얘기를 들을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날 팔로어로 만든 사람 가운데 팔로잉 상대를 고르거나 아예 다른 사람을 검색해 팔로잉하면 된다.
정보가 ‘광속’으로 퍼져 나가는 개방형 네트워크이 같은 트위터의 소통 구조가 가져온 가장 큰 결과는 네트워크의 확장이다. 한 마디로 얘기들이 순식간에 퍼져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추적하는 사람(팔로잉)과 나를 추적하는 사람(팔로어) 가운데 떨어진 특정 정보는 순식간에 트위터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신청과 허락 절차가 없어 소통할 수 있는사람 수 자체가 많은 데다 팔로잉과 팔로어로 엉켜 있는, 복잡하면서도 개방적인 네트워크가 정보가 소통되는 속도를 높인다. 트위터는 두 사람이 두 손을 맞잡고 있는 구조가 아니라 한 손씩은 다른 사람에게 내주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전문가인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는 “트위터는 싸이월드나 마이스페이스보다 조금 더 개방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르게 유통된다”고 지적했다.
문장력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140자 내외로 얘기를 주고받는 구조가 트위터의 폭발력을 배가시킨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운용 중인 블로그 대부분은 완결된 문장, 의미 있는 메시지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그렇지 않은 블로그를 누리꾼들은 버려졌거나 성의 없는 블로그로 간주한다.
하지만 트위터의 콘텐츠는 지극히 짧은 문장이다. 휴대전화나 PC를 이용해 아무 때나 생각나는 글을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트위터가 ‘수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유다. 트위터 역할은 아직까지 주로 사적인 소통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 들어선 공적인 수단으로 쓰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바로 정치권에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BarackObama)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그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곳으로 트위터를 운용했
다. 현재도 굴러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는 팔로잉 76만 명, 팔로어 196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트위터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보기술에 비교적 친화적인 젊은 층을 지지 기반으로 한 진보 정치인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가 4000~5000명의 팔로잉과 팔로우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러 여야 정치인들이 자신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유권자들의 견해를 듣는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올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GM, 애플,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신규 마케팅 수단으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미국 법인인 삼성USA가 개설한 트위터(twitter.com/SamsungTweets)를 보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와 있다. 주로 소비자 반응이다. 8월 12일(현지 시간)에 올라온 글 중에는 미국의전자제품 유통기업인 베스트 바이가 삼성전자의 52인치 LCD TV 가격을 9.99달러(1만 2500원)에 올린 실수에 관한 내용도 볼 수 있다.
영상 없이도 새 블로깅 터전될까
하지만 한국에서 트위터의 폭발력이 확대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국내에선 아직 SMS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스마트폰이 없으면 실시간 수다를 떠는 건 불가능하다. 전국 곳곳에 유무선 인터넷망이 연결돼 있긴 하지만 자리를 펴고 앉아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고 부팅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사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사진과 동영상을 선호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과 트위터가 정반대의 방향을 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핵심인 트위터를 국내 누리꾼들이 호기심 이상의 대상으로 생각할지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도 한국 사용자들은 동영상과 사진을 쉽고 많이 게재할 수 있는 블로그를 선호하고 있으며, 그 경향은 계속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트위터와 유사한 국내 서비스인 ‘미투데이’는 휴대전화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KAIST 정하웅 교수는 “트위터가 지금처럼 문자를 전송하는 서비스를 이어간다면 싸이월드의 방명록 같은 코너를 일부 잠식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보다는 문자와 영상이라는 각자의 자리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위터의 메뉴가 영어나 일어로 적혀 있는 점도 문제다. 간단한 조작법을 익히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사용자 환경이 외국어로 도배된 사실이 국내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가 의미 없는 수다만 떠도는 곳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도 있다. 8월 14일 시장조사기관 피어 애널리틱스는 “전체 트위터의 40%가 별 목적 없는 수다에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가 고프다”“빨리 퇴근하고 싶다”와 같은 혼잣말이 넘치고 있다는 뜻이다.
트위터가 1인 미디어로서 기능할 것이라는 일부의 희망 섞인 전망을 부정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껏 한국인들이 경험한 적 없는 빠른 정보유통 속도, 개방적인 소통 구조에 대한 높은 평가는 여전하다. 아직 본격 상륙하지 않은 트위터의 잠재력을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국내 사용자들이 트위터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친구의 권유로 트위터(twitter.com)에 가입한 이지현(29·회사원) 씨는 그 독특한 매력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트위터 사이트를 통해 다른 가입자와 140자 내외의 글을 나누는 구조로 인해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김연아 선수나 이외수 작가 같은 유명인의 트위터를‘팔로잉(추적)’ 대상으로 등록하면 그들이 일상적으로 올리는 글을 실시간으로 내 트위터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 트위터 열풍이 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위터란 ‘마이크로 블로그(소형 블로그)’로 불리는 새로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다. 미국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피겨 여왕김연아 선수가 트위터 가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쫓고 쫓기는 일방향 관계 맺기
트위터는 개설된 지 3년밖에 안 된 서비스지만 그 성장속도는 엄청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온라인에 따르면 전 세계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해 2월 47만 5000명에서 1년 사이 14배 증가한 700만 명이 됐다. 올해 5월 트위터 사용자 수는 3200만 명에 이른다.
트위터는 블로그처럼 개인의 웹 공간에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곳이다. 하지만 140자 내외로 글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짧은 말을 여러 차례 이어서 하는 일이 많다. 단문을 통한 소통은 트위터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글씨 입력창에 한국어를 적을 수 있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영어나 일어지만 국내 사용자들끼리라면 굳이 외국어를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PC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수 있지만 휴대전화 단문 메시지(SMS)로 글을 주고받는 기능은
아직 한국에선 제공되지 않는다. 트위터에 가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트위터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Sign up now’를 클릭해 간단한 개인정보를 적으면 된다. 자신의 이름, 개인 URL로 쓰일 사용자명, 비밀번호, e메일 주소가 입력 내용 전부다.
가입이 끝나면 다른 사람과 얘기를 주고받을 통로를 구축하면 된다. 내가 얘기를 들으려는 상대인‘팔로잉(follwing)’, 내가 얘기를 들려주는 상대인 ‘팔로어(follower)’를 만드는 과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이제 막 가입한 사람이라면 화면 상단에 있는 ‘Find People’을 눌러 자신이 원하는 사람의 이름이나 사용자명을 검색하면 된다. 검색한 사람 가운데 원하는 트위터 가입자의 이름 옆에 있는‘Follow’을 클릭하면 ‘Following’으로 문자가 변하며 내 팔로잉 상대로 등록된다. 그때부터 상대가 쓰는 글은 실시간으로 내 트위터에 올라온다. 팔로어는 다른 사용자가 나를 등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별도로 할 일은 없다.
팔로잉과 팔로어의 핵심 개념은 일방향 관계 맺기다. 상대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누군가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내가 김연아 선수를 ‘팔로잉’ 상대로 등록했다면 김 선수가 한국 방문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쓴 ‘한국이다!! 드!디!어!’라는 글을 내 트위터에서 제한 없이 볼 수 있다.
이때 나는 김 선수에게“당신을 팔로잉해도 되겠느냐”는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 내 의사대로 김연아 선수의 트위터를 찾아 팔로잉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김선수가 남긴 글에 댓글까지 달 수 있다. 글에 커서를 올리면 자동으로 뜨도록 고안된 화살표를 클릭하거나 ‘@Yunaaaa’라고 친 뒤 사연을 적으면 된다. 유명인과 별 장벽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은 트위터 열풍을 일으키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일방향 관계는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조금 낯설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에선 어떤 상대와 일촌이 되고 싶으면‘신청’을 해야 한다. 상대는 신청한 사람을 확인해 보고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수락하면 나와 상대는 일촌이 된다. 전형적인 쌍방향 관계 맺기다. 트위터에서도 팔로잉을 건 상대를 차단할 수 있지만 이는‘사전’이 아닌‘사후’조치라는 점이 다르다.
트위터에선 팔로어가 됐다고 해서 나도 상대를 반드시 팔로잉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허락을 받지 않고 내 얘기를 듣기를 원했는데, 내가 상대 얘기를 들을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날 팔로어로 만든 사람 가운데 팔로잉 상대를 고르거나 아예 다른 사람을 검색해 팔로잉하면 된다.
정보가 ‘광속’으로 퍼져 나가는 개방형 네트워크이 같은 트위터의 소통 구조가 가져온 가장 큰 결과는 네트워크의 확장이다. 한 마디로 얘기들이 순식간에 퍼져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추적하는 사람(팔로잉)과 나를 추적하는 사람(팔로어) 가운데 떨어진 특정 정보는 순식간에 트위터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된다.
신청과 허락 절차가 없어 소통할 수 있는사람 수 자체가 많은 데다 팔로잉과 팔로어로 엉켜 있는, 복잡하면서도 개방적인 네트워크가 정보가 소통되는 속도를 높인다. 트위터는 두 사람이 두 손을 맞잡고 있는 구조가 아니라 한 손씩은 다른 사람에게 내주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전문가인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는 “트위터는 싸이월드나 마이스페이스보다 조금 더 개방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르게 유통된다”고 지적했다.
문장력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140자 내외로 얘기를 주고받는 구조가 트위터의 폭발력을 배가시킨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운용 중인 블로그 대부분은 완결된 문장, 의미 있는 메시지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그렇지 않은 블로그를 누리꾼들은 버려졌거나 성의 없는 블로그로 간주한다.
하지만 트위터의 콘텐츠는 지극히 짧은 문장이다. 휴대전화나 PC를 이용해 아무 때나 생각나는 글을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트위터가 ‘수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유다. 트위터 역할은 아직까지 주로 사적인 소통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 들어선 공적인 수단으로 쓰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바로 정치권에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BarackObama)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그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곳으로 트위터를 운용했
다. 현재도 굴러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는 팔로잉 76만 명, 팔로어 196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트위터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보기술에 비교적 친화적인 젊은 층을 지지 기반으로 한 진보 정치인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가 4000~5000명의 팔로잉과 팔로우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러 여야 정치인들이 자신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유권자들의 견해를 듣는 창구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올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GM, 애플,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신규 마케팅 수단으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미국 법인인 삼성USA가 개설한 트위터(twitter.com/SamsungTweets)를 보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와 있다. 주로 소비자 반응이다. 8월 12일(현지 시간)에 올라온 글 중에는 미국의전자제품 유통기업인 베스트 바이가 삼성전자의 52인치 LCD TV 가격을 9.99달러(1만 2500원)에 올린 실수에 관한 내용도 볼 수 있다.
영상 없이도 새 블로깅 터전될까
하지만 한국에서 트위터의 폭발력이 확대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국내에선 아직 SMS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스마트폰이 없으면 실시간 수다를 떠는 건 불가능하다. 전국 곳곳에 유무선 인터넷망이 연결돼 있긴 하지만 자리를 펴고 앉아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고 부팅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사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사진과 동영상을 선호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과 트위터가 정반대의 방향을 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자를 주고받는 것이 핵심인 트위터를 국내 누리꾼들이 호기심 이상의 대상으로 생각할지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도 한국 사용자들은 동영상과 사진을 쉽고 많이 게재할 수 있는 블로그를 선호하고 있으며, 그 경향은 계속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트위터와 유사한 국내 서비스인 ‘미투데이’는 휴대전화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KAIST 정하웅 교수는 “트위터가 지금처럼 문자를 전송하는 서비스를 이어간다면 싸이월드의 방명록 같은 코너를 일부 잠식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보다는 문자와 영상이라는 각자의 자리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위터의 메뉴가 영어나 일어로 적혀 있는 점도 문제다. 간단한 조작법을 익히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사용자 환경이 외국어로 도배된 사실이 국내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가 의미 없는 수다만 떠도는 곳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도 있다. 8월 14일 시장조사기관 피어 애널리틱스는 “전체 트위터의 40%가 별 목적 없는 수다에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가 고프다”“빨리 퇴근하고 싶다”와 같은 혼잣말이 넘치고 있다는 뜻이다.
트위터가 1인 미디어로서 기능할 것이라는 일부의 희망 섞인 전망을 부정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껏 한국인들이 경험한 적 없는 빠른 정보유통 속도, 개방적인 소통 구조에 대한 높은 평가는 여전하다. 아직 본격 상륙하지 않은 트위터의 잠재력을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국내 사용자들이 트위터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