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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눈’에서 ‘우주 물음표’까지

희한한 우주 사진 지상 퍼레이드

‘신의 눈’이라 불리는 나선성운 NGC7293. 지구에서 물병자리 방향으로 700광년 떨어져 있는 이 성운은 태양 같은 별이 최후에 바깥쪽으로 기체를 잇달아 뿜어내 탄생한 행성상성운이다. 적어도 2개 이상의 원반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치 파란 홍채에 충혈된 눈동자처럼 보인다. 군데군데 길쭉한 배경은하도 눈에 띤다. 이 성운의 실제 지름은 2광년이나 되고 겉보기 크기는 보름달의 4분의 1 정도다.

당신이 결정하라!

올해 초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에서 ‘세계 천문의 해’를 기념해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골라 달라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6개 후보 중에서 하나를 뽑는 이른바 ‘당신이 결정하라’. 총 14만 명 가운데 6만 7000여 명이 지지한 ‘Arp274’가 선택됐고, 지난 4월 1~2일에 허블우주망원경이 이 천체를 찍었다.

Arp274는 3개의 은하가 모여 있는 시스템인데, 가운데 나선은하가 다른 2개 은하보다 더 멀리 있다. 우주를 구성하는 블록은 별이 아니라 별이 수천억 개 모여 있는 은하다. 덩치 큰 은하들은 작은 별들보다 충돌하기 더 쉽다.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19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1일 공개한 ‘Arp194’ 사진을 보면 실례를 볼 수 있다. 우주에 그려진 커다란 물음표를 닮은 이 천체는 충돌하는 은하의 핵 2개가 합체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또 ESO에서 거대망원경(VLT)으로 찍어 지난 3월 16일 공개한 ‘Arp261’은 왜소은하 2개가 충돌해 독특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1 ‘우주 물음표’를 연상시키는 Arp194.

지구에서 세페우스자리 방향으로 약 6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천체에서는 충돌하는 은하의 핵 2개(위)가 뚜렷이 보인다. 한편 얼핏 보기에 파란 ‘다리’로 연결돼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먼 곳에 있는 은하(아래)도 있다.

2 세 쌍의 은하가 모인 Arp274.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4억 광년 떨어져 있는데, 가운데 나선은하가 다른 2개 은하보다 6500만 광년쯤 더 멀리 있다. 양쪽 2개 은하에서는 활발하게 생성되고 있는 별들이 파랗게 보인다.

3 충돌하는 두 은하 Arp261. 천칭자리 방향으로 약 7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천체는 마젤란은하 같은 왜소은하 2개가 충돌해 뒤엉킨 모습이다. 새로 태어나는 별들이 밝게 보인다.

바람개비인가, 우주 유령인가

지난 2월 10일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가시광선), 스피처우주망원경(적외선), 찬드라X선망원경으로 ‘바람개비은하’라 불리는 나선은하 M101을 각각 찍어 합성한 사진을 공개했다. 400년 전 갈릴레이가 20배율 굴절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던 시대에 비하면 이는 상상도 못할 장면이다. 허블의 가시광선 시야에는 M101에서 밝은 별들과 빛나는 기체의 소용돌이가, 스피처의 적외선 영상에서는 나선팔과 먼지띠가, 찬드라의 X선 영상에는 폭발하는 별들의 잔해와 블랙홀로 빨려드는 물질이 각각 포착됐다.

은하는 생김새에 따라 타원은하, 나선은하, 불규칙은하로 분류되는데, 이와 같은 분류를 무색하게 만드는 은하도 있다. 전형적인 나선은하와 전혀 다른 희귀한 나선은하인NGC4921, 나선은하와 타원은하의 경계에 있는 NGC7049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NGC4921은 별 탄생이 활발하지 않아 나선팔이 희미한 탓에 전체가 괴기스런 반투명한 해파리 같다.

1 특이한 나선은하 NGC4921. 머리털자리은하단 ‘아벨1656’의 구성원으로 지구에서 3억 20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보통 나선은하와 달리 별 탄생이 활발하지 않아 나선팔이 희미하다. 해파리나 유령처럼 보이는 이유다.

2 허블우주망원경, 스피처우주망원경, 찬드라X선망원경이 함께 촬영한 나선은하 M101. 지구에서 큰곰자리 방향으로 22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은하는 별명이 ‘바람개비은하’다. 가시광선, 적외선, X선 영상에서 돋보이는 부분이 각각 다르다.

3 나선은하와 타원은하의 경계에 있는 NGC7049. 지구에서 인디언자리 방향으로 1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은하는 먼지 고리가 외곽(헤일로)에 있는 무수한 별들의 빛을 받아 돋보인다. 먼지 고리를 제외하고는 타원은하와 비슷하지만 보통 타원은하에 비해 구상성단의 수가 상당히 적다.

15년 만에 벌어지는 이벤트

올해는 토성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지구에서 보면 토성의 고리 가장자리가 드러나 위성들이 토성을 가리는 현상이 잇달아 펼쳐지는 것. 토성 고리는 보통 비스듬히 위치하다가 15년마다 옆면을 보여준다. 오는 8월 10일~9월 4일에 토성은 고리 옆면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때 토성이 태양에 너무 가까워 토성 고리를 보기는 힘들 전망. 이런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 2월 24일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 디오네, 타이탄, 미마스가 차례로 토성을 가리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속 촬영했다.

요즘 붉은 행성 화성에는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MRO)이 주변을 돌면서 전에 볼 수 없던 표면의 특징을 이 잡듯이 찾아내고 있다. 과거에 용암이 재빨리 식으며 수축할 때 생긴 지형인 주상절리,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잔물결 같은 지형, 과거에 물이 흘렀던 수로들에 주변보다 침식에 강한 물질이 채워져 양치식물처럼 생긴 지형…. 화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계속되고 있으니 박테리아 수준이라도 화성 생명체가 발견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1 4개의 위성이 토성을 가리는 퍼레이드. 지난 2월 24일 허블우주망원경이 2시간 간격으로 찍은 2장의 사진. 위 사진에서 커다란 오렌지색 위성이 타이탄이고 토성 왼쪽의 고리 근처에서 밝게 빛나는 위성이 디오네다. 아래 사진에서는 4개의 위성이 토성을 가렸는데, 왼쪽부터 엔셀라두스, 디오네, 타이탄, 미마스가 보인다. 사진에서 검은 점은 위성의 그림자.

2 양치식물일까. 지난 3월 22일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이 찍은 지형. 과거에 물이 흐르던 수로들에 주변보다 침식에 강한 물질이 채워진 뒤 주변만 바람에 깎여 수로들이 높아졌는데, 그 모양이 양치식물을 연상시킨다.

3 지난 2월 9일 화성정찰궤도선이 찍은 프록터 크레이터(운석충돌구덩이) 내부. 바람으로 만들어진 잔물결 지형과 거대한 모래언덕이 동시에 잡혔다.

4 지구 밖에서 처음 발견된 주상절리. 화성에서 과거에 용암이 홍수를 만나 재빠르게 식다가 수축하고 부서져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결과는 ‘지올로지’ 2월호에 실렸고, 사진은 화성정찰궤도선이 2007년 10월 31일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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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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