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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불멸의 세포’ 헬라 세포 70여 년 만에 보상 받는다

암, 독감, 그리고 노화까지, 2009년 기준 6만 여 건의 생명과학 연구가 이 세포 하나로부터 출발했다. 헬라(HeLa) 세포 이야기다. 헬라 세포는 1951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에게서 채취된 뒤 70여 년간 다양한 생명과학 연구에 활용된 자궁경부암 세포다. 헨리에타 랙스의 이름을 따 헬라 세포라 불린다.

 

지난 8월 1일(현지시간), 헬라 세포를 무단으로 판매한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이 랙스의 유족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BBC,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헬라 세포의 역사는 1951년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시작됐다. 자궁경부암을 진단받은 랙스가 이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의료진이 동의 없이 그의 자궁경부에서 암 세포를 채취한 것이다. 당시는 흑인 차별이 횡행하고, 의료 윤리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랙스는 자신의 암세포가 채취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31세의 나이로 흑인 분리 병동에서 사망했다.

 

헬라 세포는 다른 세포에 비해 증식력이 높다는 장점 덕에 소아마비 백신 개발, 에이즈 연구, 인간의 유전자 지도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랙스의 유족들은 1975년까지도 헬라 세포의 존재와 연구 이용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헬라 세포의 이야기는 2010년 출간된 책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을 계기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이후 헨리에타 랙스 재단이 설립됐으며, 2020년 미국의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HHMI)가 세포 무단 사용에 대한 보상으로 수십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는 등 보상 절차가 시작됐다.

 

이번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의 합의는 랙스 사망 70주년을 맞은 2021년 10월 4일, 랙스의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당시 유족들은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이 헬라 세포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했으나, 유족에게는 어떠한 금전적 보상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족들은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이 랙스의 유전 물질을 불법적으로 상업화했다며 “흑인의 고통은 적절한 보상이나 인정 없이 수많은 의학적 진보와 이윤을 촉발했으며, (기업은)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나 인정 없이 이윤을 얻었다”고 했다. 랙스의 유족과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간의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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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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