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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에너지 개발은 이제 인류 모두에게 절박한 과제가 됐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해졌고, 기존의 에너지원이 점차 고갈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에너지는 화석연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인 매장량의 한계성과 환경오염원 배출이 없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의 생산과 저장, 이용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원소번호 1번, 원자량 1.0079에 불과한 수소원자 2개로 이뤄진 수소분자(H2, 수소 기체는 분자 상태다)는 가볍고 잘 타는 기체다. 산소(O2)와 반응하면 쉽게 불이 붙고 때론 강한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수소가 산소와 반응해 연소하면 에너지와 물이 나온다. 역으로 전기를 이용해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할 수도 있다. 주목할 점은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같은 공해물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고 효율 좋은 에너지’라는 별명도 이처럼 독특한 수소의 성질에서 유래했다.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목적 외에도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수소가 너무나 풍부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수소는 물과 화석연료, 생물체 등 지구 어디에든 존재한다. 지구의 3분의 2를 뒤덮고 있는 물은 무한정 수소를 공급할 수 있고 사용 후엔 다시 물로 돌아간다. 전자의 방출·흡수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기를 무한대에 가깝게 생산할 수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오래된 방식이자 지금까지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1백 년 전 개발된 전기분해법. 하지만 전기분해방식은 투입된 에너지에 비해 산출되는 수소량이 너무 적어 비효율적이다. 특히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세대에너지로서는 낙제점일 수밖에 없다. 천연가스와 물을 고온에서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또한 과도기적인 방법이다.
- 과학동아 2004년 10월호 ‘新에너지혁명이 시작된다’

(나) 1950년대 수소를 이용해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처음 제시된 뒤, 과학자들은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쉽게 뽑아 쓸 수 있는 용기를 개발하려고 애써왔다. 공업용 수소는 기체 상태에서 고압으로 압축해 탱크에 저장한다. 하지만 수소를 많이 저장할수록 수소기체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저장 용기는 두껍고 무거워졌다. 수소를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액화저장방식을 사용하면 탱크가 두꺼워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액화저장방식은 수소를 액화 온도인 -253℃까지 냉각시키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많이 든다.

과학자들의 관심은 수소를 상온에서 낮은 압력으로 저장하는데 모아졌다. 그래서 떠오르는 것이 수소저장합금이다. 금속에 수소를 화학 결합시켜 금속수소화합물(예를 들면, Mg2NiH4)을 만들면 상온에서 수소를 고체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따른다. 저장된 수소 양에 비해 금속수소화합물이 지나치게 무거운데다 이들 사이의 금속 결합이 너무 단단해 수소를 다시 빼내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과학자들은 나노물질에서 희망을 찾았다. 수소의 저장과 분리가 쉬운 가볍고 표면적이 넓은 물질에, 탄소로 이뤄졌으면서 대롱이나 공 같이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가 강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 과학동아 2009년 02월호 ‘휴대전화에서 차세대 수소저장물질 찾는다’



(라) 1800년대 초 탄광에서는 백금을 조명으로 사용했다. 백금 조각을 그릇에 담아 탄광에 갖고 들어가면 탄광 안의 일산화탄소와 산소가 백금 표면에서 이산화탄소로 바뀌며 열을 방출하는데, 열에 백금 조각이 달궈지면서 빛을 냈다. 화학자들은 백금이 촉매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훗날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철을 촉매로 암모니아를 합성해 191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떻게 고체가 기체 반응의 촉매가 되는지 몰랐다. 그로부터 89년 뒤인 2007년,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산하 프리츠하버연구소의 게르하르트 에르틀(71) 교수는 철이나 백금 같은 고체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방법론을 제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프리츠 하버가 고안한 암모니아 합성법의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밝혀낸 것이다.

그는 전자를 고체표면에 산란시켜 회절된 영상을 얻는 방법(저에너지 전자회절법)을 이용해 고체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정교하게 분석했다. 10-10mmHg (760mmHg=1기압)을 유지하는 초고진공 장치를 이용하면 금속 시료의 표면을 깨끗하게 처리하고, 원하는 양의 기체만 금속표면에 접촉하게 해 반응하는 기체의 양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백금 표면에 접근한 수소기체는 원자 상태로 표면에 흡착돼 백금과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수소원자가 일정한 패턴으로 정렬되기도 했고, 수소에 의해 백금 원자가 다시 정렬되며 표면에 있는 원자의 구조가 변하기도 했다. 이는 금속 표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한 최초의 연구였다. 그는 저에너지 전자회절법과 초고진공 장치 같은 당시의 최신 기술을 이용해 고체표면화학을 고전적 단계에서 현대적 단계로 끌어올렸다. 고전적 단계가 철이 녹스는 현상은 철, 수증기, 산소가 접촉해 산화철이 만들어진다고 이해한 수준이라면 현대적 단계는 산화철이 형성되는 과정을 원자와 분자 차원에서 분석하는 수준이다
- 과학동아 2007년 11월호 ‘암모니아 합성 과정, 원자 수준에서 보는 고체표면화학’

1)현재 이용되는 수소 생산방식들의 문제점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라.

2)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는 기체 또는 액체수소 저장방식이 아니라 금속수소화합물을 이용한 고체수소 저장방식을 사용한다. 그 이유와 각각의 방식이 가질 수 있는 단점을 서술하라.

3)수소 기체가 금속에 흡장되기 위해선 수소 분자가 수소 원자로 분해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속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4)연료전지는 물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연료전지를 만들 때 양극(+)과 음극(-)에 어떤 기체를 넣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두 극과 전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화학반응식으로 각각 기술하라. 또한 백금을 전극으로 사용하는 이유와 만들어진 이온이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라.

전문가 클리닉
1)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소 생산방식들이 대체 에너지의 사용목적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합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개선책을 제시하도록 합니다.

2) 부피저장밀도와 무게저장밀도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또 자동차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생각해보고 적합한 연료 저장방식을 찾아봅니다. 각각의 수소저장방식들이 갖는 장·단점에 주목하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3) 교과서에 나오는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과 ‘조건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금속 표면에서 수소 분자가 원자로 나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4) 순수한 물의 형태와 전기 분해 결과 발생하는 기체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수소 기체가 수소 이온으로 변할 때 촉매가 필요한지 분석합니다.

예시답안
1) 메탄을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분해하는 방식은 전 세계 수소 사용량의 절반을 생산할 정도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수소 생산방식이다. 이 과정을 화학반응식으로 기술하면 CH4+2H2O → 4H2+CO2인데 부산물로 수소뿐 아니라 온실기체인 CO2가 산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 전기분해 방법도 마찬가지다. 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전기는 대부분 원자력 발전과 화력발전으로 얻어진 것이므로 이 역시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라고 볼 수 없다.

새로운 수소 생산방식은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먼저 전기 분해에 사용되는 전기를 재생 가능한 대체 에너지인 풍력이나 태양광으로부터 얻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도 가능하다.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 생물의 수를 늘리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2) 수소를 기체나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식은 수소를 저온·고압상태로 유지시키면서 충격에 강한 특수 저장용기를 필요로 한다. 수소는 충격을 받으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고체수소 저장방식은 수소를 고온·저압 상태에서 다루므로 기체·액체 저장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자동차 생산업체는 실내공간을 늘리기 위해 성능이 동일하다면 작은 부품을 선호한다. 고체수소 저장방식은 기체나 액체 저장방식에 비해 부피저장밀도가 크므로 적은 부피에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실제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고체수소 저장방식은 기체나 액체수소 저장방식에 비해 무게저장밀도가 크다. 물체를 이동시킬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체수소 저장방식은 기체나 액체 저장방식에 비해 적은 공간을 차지하는 반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는 단점이 있다.

3) 금속이 없는 상태에서 수소분자가 저절로 원자형태로 분해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반응이 일어날 만큼의 충분한 에너지(활성화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분자와 금속이 만나면 금속이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주므로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금속은 화학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정촉매로 작용했다.

4) 물을 전기 분해하면 양극(+)에서는 산소가, 음극(-)극에서는 수소가 발생한다. 연료전지는 물 전기 분해의 역반응이므로 양극에 산소기체를, 음극에 수소기체를 넣어주면 된다. 각 극에서의 화학반응식과 전체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양극(+) : 1/2O2+2H++2e- → H2O
음극(-) : H2 → 2H++2e-
전체 : H2+1/2O2 → H2O

백금은 음극에서 수소기체가 수소 이온과 전자로 나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촉매 역할을 한다. 순수한 물은 H2O, OH-, H3O+의 세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수소 이온은 H2O, OH-와 결합해 H3O+, H2O상태로 양극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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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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