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지하철을 비롯한 많은 도시철도가 건설되고 있으나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가벼우면서 적응력이 뛰어난 '전차의 후예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대도시의 교통난이 심각해지면서 경전철(LRT:Light Rail Transit)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노선 선정을 추진, 1996년까지는 한 두개의 시범노선에서 이를 실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전철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이 종종 제기되는 이유는 경전철에 관한 확실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경전철이라고 불리는 기종에는 여러가지 기술방식이 채용되고 있으며 아직도 새로운 기종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전철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운행된 바 있는 노면전차의 후예이나 노면전차와는 달리 주로 분리된 고가궤도상에서 운행되며, 20세기 후반의 첨단과학기술을 응용하는 고도의 자동운전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가볍고 작은 전철

경전철의 경(輕)은 일반적으로 차량의 중량이 가볍다는 것보다는 차량 편성당 수송량이 적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의 발달은 1970년대 후반부터 가속되어 온 도시화와 이에 따른 도시교통의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지하철을 중심으로 한 많은 도시철도가 건설되었으나 과다한 건설비와 건설에 따른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있고, 간선의 경우 기존 전철과 같은 대량수송수단이 필요하지만 지선의 경우 기존 전철보다 적은 수송량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되었다.

경전철은 적은 건설비를 투입하고 기존의 전철보다 적은 수송수요에 대비하여 개발된 도시철도로서 일반적으로 소규모의 차량 편성과 짧은 배차간격으로 승객에게 최대의 편의를 줄 수 있게 설계되고 있다.
 

(그림) 도시지역 경전철의 수송범위
 

작은 것이 특징

기존 도시전철의 차량폭은 3m 정도인데 비하여 경전철의 경우는 2.5m 정도가 일반적이며 길이도 이와 유사한 비례로 축소돼 차량의 전체적인 부피와 무게가 절반 내외로 작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이 차량의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터널, 교량, 궤도구조 등 총 건설비의 70~80%를 점하는 궤도부문의 건설비용이 기존 도시전철의 50~70% 수준으로 절감된다. 따라서 재정기반이 약한 중소도시에서도 자력 건설이 가능해지며 채무부담을 경감하여 흑자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첨단 경전철은 운행자동화(ATC:Automatic Train Control) 설비에 의한 자동운전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완전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운영비의 약 60%를 점하는 인건비 부문의 대폭 절감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차량의 효율적인 배차로 첨두(peak, 러시아워)시간대의 승객수요에 대한 적응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즉 기존 전철의 첨두시 배차간격이 2.5분 내외지만 경전철은 승객수가 적고 급가감속이 가능하여 열차 자동운전방식으로 최대 1분 정도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당 수송효율이 현저히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의 몇몇 조사대상 시스템의 경우 승객 1인, 1마일당 운행원가가 완전자동운행 첨단경전철은 4.9-9.8센트, 일반 경전철은 11.6-43.6센트이나 대량수송 지하철 및 전철은 20.9-49.6센트로 나타난 바 있다.

기존 도시전철의 최소곡률반경은 약 2백m 내외지만 경전철의 경우는 기종과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최대로 30m까지도 가능하다. 따라서 비좁은 간선도로의 십자(十字)교차로 통과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기존 도시 전철이 따라올 수 없는 높은 적응력을 갖고 있다.

한편 차량의 언덕주행능력도 기존 도시철도가 3% 미만인 반면 경전철의 경우 기종에 따라 최고 6~7%까지 가능하여 시가지 언덕구간 및 언덕주거지역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 경전철의 장점은 기존 전철이 들어갈 수 없는 중소규모 주거지역까지 노선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과, 짧은 배차 간격으로 운행됨으로써 승차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점, 쾌적한 승차감, 저렴한 요금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주로 가벼운 고가 구조물로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답답한 지하 공간을 탈피하여 도시공간을 교통장애 없이 상쾌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전철은 넓은 의미로 볼 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운행된 적이 있는 노면 전차 등을 포함한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오늘날 각국에서 신설되고 있는 경전철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존의 노면교통에 방해를 주지 않는 경량고가궤도 또는 좁은 단면의 지하철용이라는 점이다. 이에 해당되는 시스템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자기부상열차(Magnetically Levitated Transit)

자기부상열차는 전자석의 힘으로 떠서 바퀴없이 움직이는 최첨단 교통시스템으로서, 1960년대 기술의 태동기를 거쳐 1970년대부터 영국 독일 일본을 필두로 실용화 연구가 급속히 진행돼 왔다.

가장 먼저 실용화에 성공한 나라는 영국으로서 1974년에 버밍햄공항 내 단거리구간용 셔틀인 BPM을 실용화하여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 없이 자동 운행해 오고 있다.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나라는 독일과 일본으로서, 독일은 장거리용 고속모델인 트랜스래피드 모델을 실용화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고, 일본은 장거리용 초고속모델인 MLU를 국책사업으로 개발하면서 민간 차원에서 도시형 중저속 모델인 HSST를 실용화하기 위한 최종시험을 실시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9년에 과학기술처의 국책연구사업으로 도시형자기부상열차 개발사업을 착수하여 한국기계연구원 자기부상열차사업단과 민간 철도차량업체의 협조로 현재까지 40인승 시속 50㎞정도의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한 바 있다.

사업단과 협력하여 현대정공이 개발한 93EXPO자기부상열차는 행사기간중 사실상의 실용화시험을 거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단에서는 이 기간중의 운행실적과 현재 건설 추진중인 1㎞시험선로(한국기계 연구원 내)에서의 본격 도시형모델 시험운전을 거쳐 90년대 후반에는 60인승 최대시속 1백40㎞급의 완전한 도시형자기부상열차를 실용화할 계획이다.
 

40명의 승객을 태우고 대전엑스포에서 운행중인 현대정공의 저속형 자기부상열차
 

□리니어모터카(Linear Motor Car)

리니어모터카는 리니어모터(Linear Motor, 線型誘導電動機)라 불리는 직선형 모터를 추진장치로 채택한 것으로서 현재 세계적으로 실용화되고 있는 경전철 방식 가운데 자기부상열차와 더불어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된 방식의 하나다.

리니어모터는 회전형모터를 잘라서 펼쳐놓은 것과 같은 구조로서 이러한 구조적 특성에 따라 원하는 직선운동을 동력전달장치 없이 직접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리니어모터카 자기부상열차 공장자동화시스템 등 수송 시스템을 주축으로 활용이 급신장되고 있는 첨단 동력발생장치다.

리니어모터카의 특성은 주로 리니어모터의 특성에 기인하는데, 이중 중요한 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일반 전동차에서와 같이 바퀴가 추진력을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차체를 궤도상에 유지시키는 기능만 담당하기 때문에 보기(bogie)로 불리는 구동장치가 매우 축소 경량화되어 차량 전체가 가벼워진다. 또 터널 단면적을 크게 줄여 건설비를 경감할 수 있으며, 보기 구조가 간단하여 차량의 회전반경을 대폭 줄일 수 있음은 물론, 바퀴의 미끄러짐에 의한 언덕주행 한계가 없어 급경사구간도 터널공사 없이 건설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리니어모터카 개발 실용화 수준은 캐나다와 일본이 앞서 있다.

캐나다의 UTDC사 모델은 지난 1985년에 최초로 운행된 터론토의 스카보로선(Scarborough Rapid Transit)을 비롯하여 밴쿠버, 미국의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실용화되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도 캐나다와 유사한 모델을 개발하여 1990년의 오사카 만국 꽃박람회 개최에 즈음 최초의 노선을 개통하였으며, 현재 도쿄 시내 도영12호선을 일부 완성 개통하고 순환선 공사를 추진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기계연구원 내 자기부상열차사업단에서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최적설계를 위한 이론적 연구와 축소모델 제작에 그치고 있지만 도시형 실용화모델 개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운행 중인 리니어모터카 UTDC 모델
 

□모노레일카(Monorail Car)

레일이 하나로 돼 있는 모노레일카는 경전철로 분류되는 신교통시스템이 보편화되기 훨씬 이전부터 관광단지나 위락시설을 중심으로 실용화돼 왔던 수송시스템이다. 중소 용량의 경우 레일 설치가 간단하고 안전성도 비교적 높다. 근래 일본 등지에서는 모노레일방식에 의한 경량전철 건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모노레일의 형식은 콘크리트 또는 철제 보(beam)에 차량이 얹혀서 주행하는 방식이며, 보의 측면에는 차량이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용 바퀴가 설치되고 있다.

이 형식의 대표적인 시스템은 일본이 도쿄 올림픽에 즈음하여 개통한 하네다선을 들 수 있으며, 현재에도 동경시내와 하네다 공항을 연결시키는 주력교통수단으로 손색없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일부 레일 하단에 차량이 매달리는 방식(현수식)도 실용화(일본의 지바타운리너 등) 되고 있는데 아직 대중교통수단으로 보편화되고 있지는 않다.

□고무차륜열차(Rubber Tire Transit)

일종의 궤도전기버스(new tram)로서 대표적인 시스템은 프랑스의 VAL과 영국의 브리웨이. 일본의 궤도버스 등을 들 수 있다.

고무차륜열차는 자동차와 같은 고무타이어를 사용함으로써 기존 전동차와 비교하여 곡률반경이 작고 접촉력이 좋아 급경사구간(7%까지)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과 승차감이 좋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으로는 도로차량과 마찬가지로 고무분진을 발생하여 완전한 무공해 교통수단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VAL 시스템은 1983년 프랑스의 릴리시에 처음 개통된 후 완전자동운전과 극히 짧은 배차간격 (최소 1.1분)으로 성공적인 운행을 해오고 있으며, 최근까지 프랑스 국내 외에 8개의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일반 경전철

일반경전철은 회전전동기와 철차륜을 이용한 전통적인 전기철도차량과 기본적으로 동일한방식이지만, 수송수요가 비교적 적은 노선에서 경제성 있게 운행할 수 있도록 규모를 축소한 전철을 총칭하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시스템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수십년간 운행된 적이 있는 노면전차, 협궤 열차, 중소용량의 고가궤도열차 등이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시스템은 국별, 시스템 제작사 별 형식이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종래의 전동열차기술이 대체로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도시의 비대화가 진행되어 대량수송 지하철 수요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전성기를 거쳤던 시스템으로도 볼 수 있다. 캐나다의 터론토 시내전차 등 노면전차가 부활되고, 영국 런던의 도크랜드 경전철처럼 신시가지 고가궤도 노선 등이 건설되는 것을 볼 때 일반 경전철 확산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인근 사업단장

🎓️ 진로 추천

  • 교통·철도공학
  • 도시공학
  • 전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