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과학동아 독자들에게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대학 동아리 얘기를 소개하고 싶으면
cyrix99@donga.com으로 e메일을 보내면 된다.

A 똘똘이
대회에서 1등은 못하더라도 바닥에 그어진 선을 잘 따라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현규(08학번) 씨는 ‘똘똘이’란 이름을 붙였다.
B 마우스로봇
복잡한 미로에서 출구를 찾아 빠져나가는 지능형 로봇이다. 벽을 인지하는 센서와 모터로 구성된다. 조다연(08학번) 씨는 “가능한 작고 가볍게 만드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 리버4
청소로봇 리버는 빗자루로 먼지를 쓴 뒤 흡입구로 먼지를 빨아들인다. 원재승(04학번) 씨는 “적외선센서로 계단이나 난간을 인식하고 초음파로 벽 위치를 알아내 피한다”고 말했다.
D 가는거야
방송인 노홍철의 유행어 ‘가는거야~’
에서 따온 이름. 이름의 덕을 본 걸까. 윤상필(07학번) 씨의 ‘가는거야’는 지난 아주대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E 록타이트
위급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할 때 쓰는 극한작업로봇이다. 벽을 감지하는 센서와 건물 내부를 보여주는 카메라가 있다. 김동훈(05학번) 씨는 “로봇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 강력접착제 ‘록타이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말했다.
F 전농동 드리프트
양현철(06학번) 씨는 일본의 유명 레이싱 애니메이션 ‘도쿄 드리프트’마니아다. 서울시립대가 자리잡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전농동’과 ‘도쿄 드리프트’에서 ‘드리프트’를 따와 이름을 붙였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로봇 ‘트랜스포머’나 전투기와 같은 속도로 하늘을 나는 ‘아이언맨’의 로봇형 슈트를 만드는 일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까. 그런데 ‘로봇을 만드는데 불가능은 없다’고 외치는 겁 없는 신예들이 있다. 트랜스포머와 아이언맨을 능가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로봇마니아, 서울시립대 마이크로로봇 연구회 ‘제틴’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틴은 ‘Zero to infinite’의 줄임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1993년 제어계측학과 소모임으로 시작한 제틴은 1997년 대학 동아리로 확대되며 다양한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미로를 빠져나가는 마우스 로봇부터 지름 30cm 크기의 청소로봇, 화재나 테러 같이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데 쓰이는 극한작업로봇을 만든다.
올해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지 16년째를 맞는 제틴은 마이크로로봇 분야에서 ‘동방불패’(절대 지지 않는 동아리방이라는 뜻)다. 회원들이 대회에 ‘떴다’하면 우승은 물론 대부분의 상을 휩쓸기 때문이다. 제틴은 1998년 홍익대 마이크로 마우스대회 금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로보월드 2007’ 청소로봇 부문에서는 산업부장관상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한양대 대회와 12월 충남대 대회, 올해 8월에 있었던 아주대 대회에서는 모두 1위를 휩쓸었다. 각종 대회에서 회원들이 입상하는 횟수는 매년 20회가 넘는다.
회원들은 요즘 ‘라인트레이서’에 푹 빠졌다. 라인트레이서는 바닥에 그어진 직선 주로와 곡선 주로를 적외선 센서로 인식해 스스로 속도를 높였다 줄이는 지능형 로봇이다. 가로 약 13cm, 세로 약 20cm의 라인트레이서는 100m를 9.69초에 돌파한 우사인 볼트와 맞먹을 정도로 빠르다. 라인트레이서는 직선 주로에서 초속 10~12m로 달리며 곡선 주로는 초속 2.2~2.7m로 돈다.
로봇은 매력적이지만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물리학, 전자, 전기, 기계공학 지식뿐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론을 모두 섭렵했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힌다. 양현철(06학번) 씨는 “대회를 앞두고 며칠 밤을 꼬박 새 로봇을 만들었는데 납땜 하나가 잘못 돼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라인트레이서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개월, 비용은 약 100만 원. 라인트레이서의 ‘심장’인 모터 에 들어가는 돈만 70만 원이 넘는다.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입증한 회원들은 비용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이크로로봇 회사에서 시험용 로봇을 제작해 달라고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김동훈(05학번) 씨는 “프로젝트를 하며 경험과 실력을 쌓을 뿐 아니라 로봇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도 마련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한국을 제패한 회원들은 이제 일본 정복에 나선다. 회원 11명은 11월 21일~ 23일 ‘전 일본대회’에 참가한다. 회장 원재승(04학번) 씨는 “반드시 우승해서 한국로봇공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돌아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과학동아 독자들에게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대학 동아리 얘기를 소개하고 싶으면
cyrix99@donga.com으로 e메일을 보내면 된다.

A 똘똘이
대회에서 1등은 못하더라도 바닥에 그어진 선을 잘 따라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현규(08학번) 씨는 ‘똘똘이’란 이름을 붙였다.
B 마우스로봇
복잡한 미로에서 출구를 찾아 빠져나가는 지능형 로봇이다. 벽을 인지하는 센서와 모터로 구성된다. 조다연(08학번) 씨는 “가능한 작고 가볍게 만드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 리버4
청소로봇 리버는 빗자루로 먼지를 쓴 뒤 흡입구로 먼지를 빨아들인다. 원재승(04학번) 씨는 “적외선센서로 계단이나 난간을 인식하고 초음파로 벽 위치를 알아내 피한다”고 말했다.
D 가는거야
방송인 노홍철의 유행어 ‘가는거야~’
에서 따온 이름. 이름의 덕을 본 걸까. 윤상필(07학번) 씨의 ‘가는거야’는 지난 아주대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E 록타이트
위급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할 때 쓰는 극한작업로봇이다. 벽을 감지하는 센서와 건물 내부를 보여주는 카메라가 있다. 김동훈(05학번) 씨는 “로봇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 강력접착제 ‘록타이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말했다.
F 전농동 드리프트
양현철(06학번) 씨는 일본의 유명 레이싱 애니메이션 ‘도쿄 드리프트’마니아다. 서울시립대가 자리잡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전농동’과 ‘도쿄 드리프트’에서 ‘드리프트’를 따와 이름을 붙였다.

제틴은 ‘Zero to infinite’의 줄임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1993년 제어계측학과 소모임으로 시작한 제틴은 1997년 대학 동아리로 확대되며 다양한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미로를 빠져나가는 마우스 로봇부터 지름 30cm 크기의 청소로봇, 화재나 테러 같이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데 쓰이는 극한작업로봇을 만든다.
올해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지 16년째를 맞는 제틴은 마이크로로봇 분야에서 ‘동방불패’(절대 지지 않는 동아리방이라는 뜻)다. 회원들이 대회에 ‘떴다’하면 우승은 물론 대부분의 상을 휩쓸기 때문이다. 제틴은 1998년 홍익대 마이크로 마우스대회 금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로보월드 2007’ 청소로봇 부문에서는 산업부장관상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한양대 대회와 12월 충남대 대회, 올해 8월에 있었던 아주대 대회에서는 모두 1위를 휩쓸었다. 각종 대회에서 회원들이 입상하는 횟수는 매년 20회가 넘는다.
회원들은 요즘 ‘라인트레이서’에 푹 빠졌다. 라인트레이서는 바닥에 그어진 직선 주로와 곡선 주로를 적외선 센서로 인식해 스스로 속도를 높였다 줄이는 지능형 로봇이다. 가로 약 13cm, 세로 약 20cm의 라인트레이서는 100m를 9.69초에 돌파한 우사인 볼트와 맞먹을 정도로 빠르다. 라인트레이서는 직선 주로에서 초속 10~12m로 달리며 곡선 주로는 초속 2.2~2.7m로 돈다.
로봇은 매력적이지만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물리학, 전자, 전기, 기계공학 지식뿐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론을 모두 섭렵했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힌다. 양현철(06학번) 씨는 “대회를 앞두고 며칠 밤을 꼬박 새 로봇을 만들었는데 납땜 하나가 잘못 돼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라인트레이서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개월, 비용은 약 100만 원. 라인트레이서의 ‘심장’인 모터 에 들어가는 돈만 70만 원이 넘는다.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입증한 회원들은 비용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이크로로봇 회사에서 시험용 로봇을 제작해 달라고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김동훈(05학번) 씨는 “프로젝트를 하며 경험과 실력을 쌓을 뿐 아니라 로봇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도 마련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한국을 제패한 회원들은 이제 일본 정복에 나선다. 회원 11명은 11월 21일~ 23일 ‘전 일본대회’에 참가한다. 회장 원재승(04학번) 씨는 “반드시 우승해서 한국로봇공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돌아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