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사대는 범인이 남긴 지문의 흔적을 찾아 범행현장 곳곳에 지문감식용 분말을 뿌린다. 분말이 묻은 지문 형상을 특수 테이프에 묻혀 떼어낸다. 여기에 형광물질을 입혀 지문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비슷한 지문을 찾으면 범인 검거는 시간문제. 그런데 이 과정이 하루 종일 걸릴 때가 다반사다. 그 사이 범인이 도망쳐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지문 감식반은 가능한 한 빨리 지문을 채취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 인도공대 사티시 두베이 교수팀은 초음파를 물체의 표면에 쏜 뒤 반사된 초음파를 분석해 지문을 3차원으로 보여주는 휴대용 지문 단층촬영기를 개발해 ‘응용물리학저널’ 11월 16일자에 발표했다. 이 기기는 물체의 표면에 남은 지문 잔여물을 초음파를 이용해 감지한다. 초음파는 물질이 빽빽한 정도에 따라 색을 다르게 보여주는데, 물체 표면과 손가락이 닿은 뒤 잔여물이 남은 곳의 차이를 영상으로 나타낸다. 단층촬영을 하듯 지문의 단면을 찍어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셈이다.
테이프로 지문을 찍어낼 땐 표면에 있는 먼지까지 묻어나와 지문이 오염될 수 있지만, 휴대용 지문 단층촬영기를 이용하면 지문의 무늬만 고스란히 얻을 수 있어 감식하기 편리하다. 두베이 교수는 “분말과 화학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지문의 소유자를 찾기까지 100만분의 1초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