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평점★★★★★
잘 만들어진 해부학 실습 과정의 공포 체험수기.
영화 줄거리
선화, 중석, 기범, 은주, 경민, 지영은 최고의 외과의사를 꿈꾸는 의대 본과 1학년생이다. 같은 해부학 실습팀 일원인 이들은 죽은지 20년이 지난 시체를 실습용 카데바(해부용 시체)로 맞이한다. 그런데 그날 이후 이들은 알 수 없는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며 차례로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해부학교실’은 억울하게 죽은 카데바의 원혼에 의해 의대생들이 죽는다는 내용의 공포?미스터리 영화다. 사실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첫 실습 대상이 됐던 카데바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비록 이미 영혼은 떠나버린 육신에 불과하지만 난생처음 타인의 몸 안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한 개인에게 엄청난 정신적인 충격이다.
필자의 경우 60세의 할머니 시신을 배정받았는데, 후학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독지가란 말을 들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작은 키에 흰머리, 납작한 코의 할머니를 보면 실습대 위에서 메스에 의해 해부돼가던 카데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부드러운 근육, 질긴 힘줄
해부학은 말 그대로 인간의 육체를 분해해 각각의 구조물에 이름을 붙이고 그 기능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런 해부학이 역사에 등장한 때는 기원전 2세기였다. 로마 의사였던 갈렌(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은 콜로세움에서 투우사를 치료했는데, 그는 ‘인체 각 부위의 구조와 기능’ ‘해부학 지침’과 같은 의학 저서를 남겨 해부학의 시조가 됐다.
그뒤 해부학은 갈렌의 영향력 아래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다가 16세기에 이르러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에 의해 체계를 갖췄다. 베살리우스는 ‘인체의 구조’란 책에서 갈렌의 해부학적인 오류를 수정하며 골격, 근육, 혈액, 뇌 등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는 연구용 시체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무덤을 파헤치거나 교수형을 당한 시신을 훔쳐 해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요즘에는 시신 기증 문화가 확산돼있지만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5년 전만 해도 카데바 대부분은 무연고자의 시신이었다. 시립병원에 방치된 노숙자의 시신이 일정기간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실습용으로 쓰였다. 베살리우스처럼 죽은 자의 허락 없이 해부를 한 셈이다. 어쨌든 오늘날 사용하는 의학용어 대부분은 베살리우스의 시기에 정립됐다고 하니 그의 공적만은 인정해야한다.
영화는 흰 가운을 입은 의대생들이 돼지머리를 앞에 두고 제사를 지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런 제사는 앞으로 1년간 자신들이 메스를 댈 카데바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동물실험을 많이 하는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때 동물 위령제를 겸하기도 하는데, 의대생 사이에서는 이 제사를 잘 지내야 한 해가 평온하다는 미신이 있다.
제사가 끝나면 학생들은 해부학 실습실로 이동해 조별로 실습용 카데바를 배정받고 실습을 시작한다. 대개 한 조당 5~10명의 학생들이 카데바 한 구를 담당한다. 첫날은 시체의 털을 깎거나 닦는 일을 주로 한다.
이때 칼잡이 순서를 정하기도 하는데, 죽은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일이 싫은 이유도 있겠지만 피부를 자르고 조직을 파내는 일이 생각보다 귀찮고 힘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트럼프로 순서를 정하는데, 칼잡이 순서대로 주인공들이 죽으면서 미스터리가 고조된다.
일단 해부가 시작되면 피부를 얇게 벗겨낸다. 이때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노란 색깔의 피하지방 덩어리다. 이 지방덩이의표면은 매끈하고 감촉은 끈적거리는데, 크림빵 속의 크림과 비슷하다. 영화에서는 먹성 좋은 경민(문원주 분)이 피하지방이 묻은 빵을 삼키는 장면이 나온다.
피하지방은 백색지방세포와 갈색지방세포 두 가지로 이뤄지는데, 체온을 유지하는 방열판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생체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갈색지방세포의 경우 발열기능이 있어 겨울잠을 자는 동물에게 발달돼있다. 사람의 경우 소아에게서만 볼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백색지방세포로 대치된다. 이는 미숙했던 온도 조절 뇌중추가 발달하면서 갈색지방세포가 퇴화하기 때문이다.
피하지방 근처에는 피부밑신경이라는 얇은 신경이 있다. 메스를 피부 깊숙이 찌르면 쉽게 끊어질 수 있어 해부할 때 조심해야 한다.
사실 공포영화를 볼 때 머리털이 쭈뼛 서거나 손에 땀이 나는 이유는 뇌가 느낀 공포감이 피부밑신경을 통해 피하조직에위치한 입모근(立毛筋)과 땀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피부와 피하지방층을 벗기면 근육과 인대, 힘줄, 뼈, 혈관이 나타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해부가 시작된다. 대개 근육은그 생김새를 딴 라틴어 명칭에 ‘muscle’이란 영어 단어를 붙여 부른다. 예를 들어 장딴지를 이루는 근육은 납작한 가자미(sole)를 닮았다고 해 가자미근(Soleus muscle)이라 불린다.
실제 해부를 하다보면 근육은 부드럽고, 힘줄과 인대는 질기고 뻑뻑해 메스로 자를 때 느낌이 매우 다르다. 이런 섬세한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필자의 지도를 받아 실습용 메스 하나만 들고 돼지 뒷다리를 해부하기도 했다.덕분에 실제 촬영에서 연기자들은 실수 없이 해부 실습장면을 한 번에 찍었다.
시체는 냉장고에 보관?
사실 의대 해부학 실습시간은 외국어 학원강의에 비유할 수 있다. 암호같이 복잡한 의학용어는 전 세계 의사들의 언어소통을 위해 필요한 외국어이고, 카데바 옆에 펼쳐놓은 해부학 교과서는 외국어 가이드북인 셈이다.
해부학 공부 방법 또한 언어 공부와 같다. 학생들은 먼저 교과서에 그려진 그림대로 카데바의 피부를 벗기고 근육을 절개해 내부에 숨겨진 신경과 혈관을 찾아내고, 각각에 붙은 의학용어를 암기한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 단순히 뼈 하나의 이름만 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뼈의 상단에 붙은 인대와 주변을 지나는 혈관, 중간 부위를 교차하는 신경, 하단 쪽에 위치한 근육, 끝부분에 연결되는 연골과 뼈를 모조리 외워야 한다.
일례로 목이 패인 드레스를 입은 여성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어깨뼈(쇄골, clavicle)의 경우, 3개의 인대와 6개의 인대가 붙는 자리가 있고 뼈가 닿는 면도 3군데가 있어 대략 18개의 단어를 암기해야만 한다. 인체에 있는 뼈만 해도 206개나 되는데, 거기에 붙은 근육과 인대를 생각하면 외워야할 분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해부학의 하루 실습시간은 대개 4~5시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주일에 세 번씩 두 학기 동안 공부한다. 이때 오랜 실습시간 동안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일이 항상 문제가 된다. 영화에서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냉장고가 그 역할을 하는데, 음산한 진동음으로 공포감을 자극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표현된 것이다.
원래는 실습실에 시체 보관 냉장고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카데바는 생물표본 보존액으로 쓰이는 포르말린 용액으로 처리돼 상온에서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다. 포르말린은 37% 포름알데히드 수용액으로 무색투명하고 냄새가 퀴퀴한 액체다.
1981년 발표된 쉥케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은 30ppm 농도의 포르말린에 1분간 노출되면 기억력 상실, 정신집중 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필자는 의대 1학년 내내 이 포르말린 냄새로 고생했는데, 실습 도중에는 머리가 멍해지고 실습이 끝난 뒤에는 몇 시간 동안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처럼 해부학은 정신과 육체의 강인함을 요구하는 학문이다. 의사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첫 관문인 셈이다. 예비 의사들은 해부학을 통해 정상 인체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후에 질병의 원인과 경과를 연구하는 병리학을 배우면서 서서히 한명의 의사로 성장한다. 해부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의학의 발전도, 의술의 완성도 불가능하다. 영화에는 이런 해부학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여럿 나타난다.
잘 만들어진 해부학 실습 과정의 공포 체험수기.
영화 줄거리
선화, 중석, 기범, 은주, 경민, 지영은 최고의 외과의사를 꿈꾸는 의대 본과 1학년생이다. 같은 해부학 실습팀 일원인 이들은 죽은지 20년이 지난 시체를 실습용 카데바(해부용 시체)로 맞이한다. 그런데 그날 이후 이들은 알 수 없는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며 차례로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해부학교실’은 억울하게 죽은 카데바의 원혼에 의해 의대생들이 죽는다는 내용의 공포?미스터리 영화다. 사실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첫 실습 대상이 됐던 카데바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비록 이미 영혼은 떠나버린 육신에 불과하지만 난생처음 타인의 몸 안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한 개인에게 엄청난 정신적인 충격이다.
필자의 경우 60세의 할머니 시신을 배정받았는데, 후학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독지가란 말을 들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작은 키에 흰머리, 납작한 코의 할머니를 보면 실습대 위에서 메스에 의해 해부돼가던 카데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부드러운 근육, 질긴 힘줄
해부학은 말 그대로 인간의 육체를 분해해 각각의 구조물에 이름을 붙이고 그 기능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런 해부학이 역사에 등장한 때는 기원전 2세기였다. 로마 의사였던 갈렌(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은 콜로세움에서 투우사를 치료했는데, 그는 ‘인체 각 부위의 구조와 기능’ ‘해부학 지침’과 같은 의학 저서를 남겨 해부학의 시조가 됐다.
그뒤 해부학은 갈렌의 영향력 아래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다가 16세기에 이르러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에 의해 체계를 갖췄다. 베살리우스는 ‘인체의 구조’란 책에서 갈렌의 해부학적인 오류를 수정하며 골격, 근육, 혈액, 뇌 등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는 연구용 시체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무덤을 파헤치거나 교수형을 당한 시신을 훔쳐 해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요즘에는 시신 기증 문화가 확산돼있지만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5년 전만 해도 카데바 대부분은 무연고자의 시신이었다. 시립병원에 방치된 노숙자의 시신이 일정기간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실습용으로 쓰였다. 베살리우스처럼 죽은 자의 허락 없이 해부를 한 셈이다. 어쨌든 오늘날 사용하는 의학용어 대부분은 베살리우스의 시기에 정립됐다고 하니 그의 공적만은 인정해야한다.
영화는 흰 가운을 입은 의대생들이 돼지머리를 앞에 두고 제사를 지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런 제사는 앞으로 1년간 자신들이 메스를 댈 카데바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동물실험을 많이 하는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때 동물 위령제를 겸하기도 하는데, 의대생 사이에서는 이 제사를 잘 지내야 한 해가 평온하다는 미신이 있다.
제사가 끝나면 학생들은 해부학 실습실로 이동해 조별로 실습용 카데바를 배정받고 실습을 시작한다. 대개 한 조당 5~10명의 학생들이 카데바 한 구를 담당한다. 첫날은 시체의 털을 깎거나 닦는 일을 주로 한다.
이때 칼잡이 순서를 정하기도 하는데, 죽은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일이 싫은 이유도 있겠지만 피부를 자르고 조직을 파내는 일이 생각보다 귀찮고 힘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트럼프로 순서를 정하는데, 칼잡이 순서대로 주인공들이 죽으면서 미스터리가 고조된다.
일단 해부가 시작되면 피부를 얇게 벗겨낸다. 이때 제일 눈에 띄는 것이 노란 색깔의 피하지방 덩어리다. 이 지방덩이의표면은 매끈하고 감촉은 끈적거리는데, 크림빵 속의 크림과 비슷하다. 영화에서는 먹성 좋은 경민(문원주 분)이 피하지방이 묻은 빵을 삼키는 장면이 나온다.
피하지방은 백색지방세포와 갈색지방세포 두 가지로 이뤄지는데, 체온을 유지하는 방열판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생체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갈색지방세포의 경우 발열기능이 있어 겨울잠을 자는 동물에게 발달돼있다. 사람의 경우 소아에게서만 볼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백색지방세포로 대치된다. 이는 미숙했던 온도 조절 뇌중추가 발달하면서 갈색지방세포가 퇴화하기 때문이다.
피하지방 근처에는 피부밑신경이라는 얇은 신경이 있다. 메스를 피부 깊숙이 찌르면 쉽게 끊어질 수 있어 해부할 때 조심해야 한다.
사실 공포영화를 볼 때 머리털이 쭈뼛 서거나 손에 땀이 나는 이유는 뇌가 느낀 공포감이 피부밑신경을 통해 피하조직에위치한 입모근(立毛筋)과 땀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피부와 피하지방층을 벗기면 근육과 인대, 힘줄, 뼈, 혈관이 나타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해부가 시작된다. 대개 근육은그 생김새를 딴 라틴어 명칭에 ‘muscle’이란 영어 단어를 붙여 부른다. 예를 들어 장딴지를 이루는 근육은 납작한 가자미(sole)를 닮았다고 해 가자미근(Soleus muscle)이라 불린다.
실제 해부를 하다보면 근육은 부드럽고, 힘줄과 인대는 질기고 뻑뻑해 메스로 자를 때 느낌이 매우 다르다. 이런 섬세한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필자의 지도를 받아 실습용 메스 하나만 들고 돼지 뒷다리를 해부하기도 했다.덕분에 실제 촬영에서 연기자들은 실수 없이 해부 실습장면을 한 번에 찍었다.
시체는 냉장고에 보관?
사실 의대 해부학 실습시간은 외국어 학원강의에 비유할 수 있다. 암호같이 복잡한 의학용어는 전 세계 의사들의 언어소통을 위해 필요한 외국어이고, 카데바 옆에 펼쳐놓은 해부학 교과서는 외국어 가이드북인 셈이다.
해부학 공부 방법 또한 언어 공부와 같다. 학생들은 먼저 교과서에 그려진 그림대로 카데바의 피부를 벗기고 근육을 절개해 내부에 숨겨진 신경과 혈관을 찾아내고, 각각에 붙은 의학용어를 암기한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 단순히 뼈 하나의 이름만 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뼈의 상단에 붙은 인대와 주변을 지나는 혈관, 중간 부위를 교차하는 신경, 하단 쪽에 위치한 근육, 끝부분에 연결되는 연골과 뼈를 모조리 외워야 한다.
일례로 목이 패인 드레스를 입은 여성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어깨뼈(쇄골, clavicle)의 경우, 3개의 인대와 6개의 인대가 붙는 자리가 있고 뼈가 닿는 면도 3군데가 있어 대략 18개의 단어를 암기해야만 한다. 인체에 있는 뼈만 해도 206개나 되는데, 거기에 붙은 근육과 인대를 생각하면 외워야할 분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해부학의 하루 실습시간은 대개 4~5시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주일에 세 번씩 두 학기 동안 공부한다. 이때 오랜 실습시간 동안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일이 항상 문제가 된다. 영화에서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냉장고가 그 역할을 하는데, 음산한 진동음으로 공포감을 자극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표현된 것이다.
원래는 실습실에 시체 보관 냉장고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카데바는 생물표본 보존액으로 쓰이는 포르말린 용액으로 처리돼 상온에서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다. 포르말린은 37% 포름알데히드 수용액으로 무색투명하고 냄새가 퀴퀴한 액체다.
1981년 발표된 쉥케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은 30ppm 농도의 포르말린에 1분간 노출되면 기억력 상실, 정신집중 곤란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필자는 의대 1학년 내내 이 포르말린 냄새로 고생했는데, 실습 도중에는 머리가 멍해지고 실습이 끝난 뒤에는 몇 시간 동안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처럼 해부학은 정신과 육체의 강인함을 요구하는 학문이다. 의사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첫 관문인 셈이다. 예비 의사들은 해부학을 통해 정상 인체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후에 질병의 원인과 경과를 연구하는 병리학을 배우면서 서서히 한명의 의사로 성장한다. 해부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의학의 발전도, 의술의 완성도 불가능하다. 영화에는 이런 해부학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여럿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