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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제국의 빛과 그림자

“매일 아침 한 손에는 커피잔을 든 채 밤새 있었던 따끈따끈한 뉴스를 훑어요. e메일과 블로그를 둘러보고 실시간 검색 순위도 확인하죠. 특별한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은 지식iN의 도움을 받아 괜찮은 레스토랑을 찾아냅니다.”

회사원 김 대리는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할 때까지 ‘네이버 공화국’에서 하루를 보낸다. 신문 대신 네이버 뉴스를 읽고 네이버 메일과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한다. 일할 때 네이버의 검색엔진을 두루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궁금증이나 고민은 지식iN에게 묻곤 한다.

네이버의 초록색 검색창에는 하루 평균 1억개의 키워드가 입력된다. 김 대리처럼 네이버에 아예 ‘상주’하는 회원 수만 해도 2300만명에 이르고, 1분마다 약 3000명이 네이버를 찾는다. 이제 네이버는 잠시 머물다 가는 포털사이트나 단순한 검색엔진이 아닌 촘촘한 지식으로 짜인 거대한 네트워크가 돼버렸다. 모기업인 NHN이 ‘Next Human Network’의 약자인 것처럼 말이다.

스포츠서울에서 IT분야를 담당하던 저자는 지난 8년 동안 NHN을 취재했다. 2001년 당시 네이버컴의 대표였던 이해진 씨와 인터뷰하며 순수한 공대생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 질긴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날 이후로 저자는 이해진 대표가 꿈꾸는 ‘인터넷 유토피아’의 관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어린 시절 백과사전 마니아였다. 틈만 나면 백과사전을 들춰보다보니 아예 책을 줄줄 외울 정도였다. 그때 그는 백과사전의 소유 유무에 따라 아이들의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면서 ‘지식의 격차’를 실감했다. 결국 ‘평등한 지식 소유’와 ‘전방위 검색 서비스’라는 네이버 지식검색의 모델은 어린 시절 이 대표의 경험에서 싹튼 셈이다.

이 대표의 친구였던 넥슨의 김정주 대표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대표, NHN 공동 창업자인 한게임의 김범수 대표까지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유명인의 사적인 얘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는 네이버의 그림자도 놓치지 않았다.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한 네이버가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실어나르며 광고 수익을 독차지했고, 웹의 자생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는 콘텐츠 개발자에게 수익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구글의 모델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한 개인이나 기업의 이야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NHN이 지식검색으로 성공하고 웹2.0과 UCC의 광풍을 해쳐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국내외 IT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짚어준다.
 

이것이 네이버다


이것이 네이버다 윤선영 지음 (창조적지식공동체 싱크, 416쪽, 1만원)

P r o f i l e
윤선영 한양대를 졸업하고 1989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IT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날카로운 비판력을 지닌 기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작가적 마인드로 NHN의 신화를 통찰력 있게 취재해왔다.
 

조용훈

나를 바꾼 과학책_조용훈 연세대 경영학과 4년 feedquaker@hotmail.com
 

통섭


통섭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 옮김 |사이언스북스 558쪽 |2만5000원

고등학교 시절 배워야 할 과목이 뭐가 그리 많은지 사물함이 없던 나에게 책가방은 언제나 무거운 교과서 보따리였다. 초등학교 때의 전과가 너무 그리웠다. 한권이면 전과목이 ‘오케이’니 얼마나 좋았던가. 대학에 들어가자 수많은 학문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했고 전공이라는 이름으로 한 우물을 깊게 파라고 강요받았다. 사실은 누군가가 파놓은 길을 더듬어 가는 일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번 교차로에 서게 됐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을 통합하는 학문은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섭’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 실마리가 있다. 에드워드 윌슨은 르네상스시대 이후부터 잘게 쪼개져 버린 학문의 기원을 역추적하며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같은 지식은 본질적으로 통일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외톨이 학문 간의 대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저자의 시도는 크로스오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 분야의 전문가이기보다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준전문가로서 경력을 쌓고, 여러 학문 사이에서 맥을 짚어내는 ‘멀티태스커’가 환영받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력을 원한다면 통섭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갑자기 새로운 길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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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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