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은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선포한‘여성 건강의 날’이었다. 임신과 출산때 꼭 지켜야 할‘5계명’과 주요 자궁질환‘5가지’, 그리고 매년‘5월’에는 정기검진을 받자는 내용의‘555캠페인’이 펼쳐졌다. 이제 여성 스스로가 자궁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무관심이 키운 병, 자궁근종
주요 자궁질환에는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이 있다. 특히 자궁근종은 우리나라 35세 이상 여성 10명 중 2~3명의 비율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자궁근종은 말 그대로 자궁의 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크기는 팥 알갱이만 한 것부터 10cm가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뱃속에서 혹을 키우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혹의 개수나 크기로 수술 결정해
갑자기 생리 양이 많아지고 질에 출혈이 있거나 아랫배가 뻐근하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아랫배를 손으로 만졌을 때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이미 자궁근종이 많이 자란 상태다. 자궁근종이 있다고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심한 생리통을 느끼고 불임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혹의 개수가 100여개 정도로 많거나 크기가 클 때는 어쩔 수 없이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
미혼 여성도 안전지대 아니다
자궁근종에 대한 진실 하나, 성경험이 없거나 나이가 어려도 걸릴 수 있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은데, 폐경 뒤 자궁근종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봐서 호르몬과 관련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진실 둘, 자궁근종은 암과는 다른 양성종양이므로 생명에 지장이 없다. 대신 나이가 젊을수록 혹이 빨리 자랄 가능성이 크므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 진단하나
자궁근종은 초음파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좀더 자세한 검진이 필요할 때는 질 속으로 작은 내시경을 넣어 자궁 내부를 살피는 자궁경검사를 한다. 자궁경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이며 통증도 거의 없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검진을 꺼리기 때문에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를 찍다가 자궁근종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재발하기 쉬운 자궁근종
일단 자궁 속에서 작은 혹이 발견되면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혹이 점점 커지거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자궁경을 넣어 자궁 내벽에 붙어있는 혹을 제거한다. 근종이 클 때는 개복수술로 근종을 제거해야 한다. 수술 전 호르몬을 투여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줄여 혹을 축소시키기도 한다. 근종을 제거하면 임신 능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10명 중 1명꼴로 재발한다.
여성이여! 자궁의 건강을 챙겨라
미혼 여성이 쉽게 드나들기엔 아직 산부인과의 문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자궁과 관련된 질환의 대부분이 차일피일 미루다 병을 키울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자궁근종은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길 확률이 높고 젊을수록 진행되는 속도가 빠르다. 아랫배가 뻐근하거나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다면 일단 용기를 내 초음파검사를 받자. 검사 방법도 간단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내 안에 자궁이 있다는 걸 잊고 살았다. 한달에 한 번씩 봐달라고 신호를 보냈는데…. 난 벌을 받아 마땅하다. 무지하고 무신경했으니까.”드라마‘여우야 뭐하니’의 여주인공은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울음을 토해냈다. 결혼도 안한 처녀가 자궁근종이라니‘죽을병’처럼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자궁근종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고 꼭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니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