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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로봇 레스토랑 방문은 지난 봄부터 추진한 일입니다. 지배인에서부터 종업원 그리고 요리사까지 모두 휴머노이드로 구성된 는 3년 전 개업 이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외 체인점이 벌써 248개이고, 일식 전문‘V-재팬’, 중식 전문‘V-차이나’, 양식 전문‘V-웨스턴’한식 전문‘V-코리아’로 세분화됐습니다. 로봇들의 애환을 그린 방송용 애니메이션이 50부작으로 제작돼 주목을 받았고 소설과 만화는 물론 캐릭터 사업까지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V-차이나’의 쿵후와‘V-코리아’의 사물놀이는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중입니다.

오늘 대통령인 제가 방문하는 곳은 대전에 있는 1호점입니다.

C 연구소 수석연구원 셋이 창업한 이 가게는 현재 ‘V-오리지널’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갑천을 바라다보며 선 아담한 5층 건물에서 1층과 2층은 레스토랑, 3층은 로봇 레스토랑 박물관, 4층은 체인 본부, 5층은 로봇 레스토랑 전문 연구소가 들어섰습니다.

마당쇠 로봇이 주차를 돕는 순간부터 가슴이 콩당콩당 뛰기 시작합니다. ‘강쇠’라는 우스꽝스런 이름표를 단 녀석은 여덟 개의 팔과 다리로 주차 공간을 지정하고 안내합니다. 레스토랑 정문 좌우에 나란히 서서 부채를 폈다 접었다 하며 방실방실 웃는 아가씨들도 역시 로봇입니다. 어디, 인사를 건네 볼까요.

-몹시 더운 날씨군. 레스토랑 안은 시원한가?
두 로봇이 부채를 흔들며 듀엣으로 랩을 주고받듯 답합니다.
-오늘 날씨는 최고 온도는 레스토랑 실내 온도는 - 맑음! 32도! 18도!
손에 들린 두 쌍의 부채가 하나로 모입니다. 함께 소리치는군요.
-이 여름 더위를 참을 수 없으시다면, 가까이 다가서세요!
부채가 흔들리자 바다 냄새와 함께 강력한 냉풍이 불어나옵니다.
경호원 둘만 남기고 기자들은 그 정도에서 출입을 금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거든요.

레스토랑으로 들어서자마자 무대에서 로봇들의 사물놀이가 시작됩니다. 호남과 영남 그리고 충청의 가락들을 적절히 섞어 자신들만의 독특한 소리를 만드는 것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음식 주문을 위해서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습니다. 입 모양만 보고도 로봇은 빅 햄버거 세트를 주문받아 갑니다. 사물의 장단이 급속하게 빨라질 즈음 햄버거 세트가 나옵니다. 로봇은 먼저 콜라를 내 왼편에 내려놓은 후 햄버거를 집어 탁자 중앙으로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햄버거를 탁자에 내려놓은 후에도 로봇의 팔이 햄버거를 놓고 물러서지 않습니다. 로봇과 눈이 마주칩니다. 경호원들의 시선은 모두 사물놀이 로봇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로봇의 작은 실수를 아직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겁니다. 사물놀이가 끝난 후 내게 다시 시선을 돌린 두 경호원이 깜짝 놀랍니다.

왜일까요? 나는 단지 로봇 팔을 고치려고 했을 뿐입니다. 고치려면 분해해서 속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런데 그 팔이 잘 떨어지지가 않더라고요. 잠깐 힘을 실어 당겼더니, 비서관들이 깜짝 놀랄 일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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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로봇 레스토랑’에는 최형채 대통령의 매력적인 저음이 내레이션으로 깔렸다. 성우도 아닌 대통령이 목소리 녹음을 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하자, 방금 스피커에서 들려왔던 베이스 음색이 뒤통수를 쳤다.
“이유는 간단하오. 태은해 선생에게 로봇 팔을 뜯어낸 정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라오.”

사람 죽어나가는 것 정도는 눈도 꿈쩍 않고 바라볼 담력을 지녔지만 무척 놀랐다. 감색 점퍼 차림에 챙이 넓은 야구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사내는, 분명, 대한민국 대통령 최형채였다. 맞은편에 앉은 그는 내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에 태 회장을 뵌 적이 있다오. 콧매가 꼭 그분을 빼닮았소.
” 딸이 아버지를 닮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태 회장의 손가락 하나도 닮고 싶지 않다.
부전여전(父傳女傳) 운운을 아직도 인사라고 건네는 걸까. 한심해!

대통령은 늘 깔끔한 정장 차림이다. 제주도 여름휴가를 가서도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풀지 않았다. 양복바지에 주름 잡히는 것이 싫어서 의자에 앉기조차 꺼리는 대통령으로 풍자만화에 담길 정도였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캐주얼한 모습도 무척 잘 어울렸다. 곧은 허리에 넓은 앞가슴에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뿜어 나온다고나 할까. 매일 새벽 조깅과 수영으로 단련한 몸이었다. 대통령은 벽에 걸린 괘종시계를 흘끔 본 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변장을 하고 주치의의 병원에 머물 시간이 많지 않은 듯했다.

“감 박사님! 전두엽 피질이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김지하 시인의 시구를 잊은 것도, 로봇 팔을 잡아 뜯어낸 것도 바로 그 전두엽 피질 때문이라고 했지요?”
그때까지도 나는 이 엉뚱한 대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이보다 10년은 젊게 보이는 대통령과 치매를 곧바로 연결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자, 잠깐만요.” 우선 대화를 끊었다. “그러니까 지금 대통령님이 치매에 걸렸다는 건가요? 40대 대통령이 치매에 걸리다니요?” 대통령이 미소 지었다. “올해 딱 쉰이오.” 감 박사가 거들었다. “치매라고 해서 꼭 노인들만 걸리는 건 아니지. 젊은이들에게도 곧잘 발병하는 픽 병(Pick's disease)에 대해서는 배웠을 텐데……” “픽!” 대통령이 내 말을 받았다. “그렇소. 전두엽 피질부터 조직이 퇴화하면서 발병하오. 이마에서 정수리 쪽으로 퇴화가 진행되면서 인격 장애와 행동 장애 그리고 기억장애가 생긴다고 하오. 내가 바로 그 픽 병에 걸렸소.”

픽 병에 걸린 환자가 자신의 병을 설명하는 것도 어색한데,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는 이 상황 전체를 연극적인 분위기로 몰았다. 나는 감 박사를 보며 확인하듯 물었다. “확실한가요?” 감 박사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제야 낯선 사내들이 내 집 앞에 잠복했던 이유도, 감 박사가 재미없는 동영상 두 편을 보여준 까닭도 알아차렸다. 대통령이 치매에 걸렸기 때문이며 내가 치매 환자들의 미술치료를 업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래도 궁금증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는다. 나보다 백 배는 뛰어난 미술치료 권위자들이 있지 않은가. 노인정에서 흔히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라면 몰라도 대통령에게 그림을 그리고 찰흙 반죽을 하라고 명령을 내릴 자신이 없다.

“싫어요.” “이유가 뭡니까?” 대통령이 곧장 물었다. 이유야 천 가지라도 댈 수 있지! 밀어붙인다고 일이 다 될 줄 아나 본데, 어림없어. “제가 맡은 환자의 미술치료가 끝나지 않았고……” 감 박사가 끼어들었다. “환자가 오늘 소천해서 문상을 다녀오던 길 아니었나?” “내일부터 새로 돌볼 환자들이 예약돼 있습니다.” “그 환자들은 이미 다른 미술치료사로 예약을 바꾸었네.” 점점 더 화가 났다. “박사님이 뭔데 맘대로 제 환자를 가로채시는 거죠? 이건 제 일이라고요.” 이번에는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박사님은 잘못 없소. 내가 그리 한 게요. 여러모로 부담이 되리라 짐작하오. 허나 감 박사님이 태 선생을 적극 추천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소. 도와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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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도움을 청한다고 선뜻 응낙할 내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나 태은해의 동의 없이 진료 계획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사실을 용서하기 힘들었다. 대통령이라도 그런 짓을 할 권리는 없다. 감 박사가 예약을 취소했던 환자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약속을 잡았다.

다음 날 아침, 작지만 쌩쌩 잘도 달리는 경승용차에 몸을 싣는데 연락이 왔다. 그 환자가 어젯밤 잠을 자다가 조용히 소천했다는 것이다. 환자의 미술 솜씨는 구경도 못한 채 문상부터 다녀온 후 그다음 환자 보호자와 통화를 했다. 이틀 후 첫 만남을 갖기로 하고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출발했다. 치매를 앓는 환자는 70대 후반의 할아버지였고 보호자는 60대 후반인 그의 아내였다. 노부부는 고층 아파트 30층 꼭대기에 살고 있었다. 번잡한 지하 주차장에 겨우 차를 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층까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순간 할머니가 잠옷 차림으로 후다닥 뛰어들었다. 1층에 닿을 때까지 할머니는 벌벌벌 떨기만 했다. 나와 처음 만나기로 약속한 할아버지가 방금 아파트 유리창 밖으로 몸을 날렸다는 것이다. 또 문상을 다녀온 후 그다음 환자 보호자에게 전화를 넣었다. 예약된 마지막 환자였다. 통곡이 귓속으로 밀려들어왔다. 환자가 운명한 직후였다.

이 세 건의 연이은 죽음은 우연이다. 허나 모두 나와 예약한 환자들에게 닥친 불행이었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 번째 문상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폭우와 함께 도로가 무척 막혔다. 사라 본의 오래된 CD를 틀어놓고 앉아 있자니 눈물까지 흘렀다. 인생이란 이렇듯 덧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등바등 평생을 열심히 죄짓지 않고 살아도 무서운 병에 걸려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또한 삶이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평소에는 발신자를 꼭 확인하고 받지만 눈물이 앞을 가려 휴대전화부터 켜고 귀에 갖다 댔다.

“이제 내 차례인 듯해 전화했소.” 대통령이었다. 역시 대한민국 대통령은 못할 일이 없구나. 예약환자들이 줄줄이 목숨을 잃은 사실을 보고받고 전화를 한 것이다. 불쾌함이 더했다. “예약받은 적 없어요.” “지금… 울고 있소?” 물기 어린 목소리를 감추기 어려웠다. “누가 운다고 그래요? 그냥 코가 좀 막혔을 뿐이라고요. 어쨌든 전 예약 받은 적 없어요. 치료를 강요받았을 뿐이죠.” 대통령의 목소리가 더욱 차가워졌다. “좋소. 그럼 지금 예약을 하겠소. 단 한 번도 예약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감 박사님께 들었소.” 미술치료를 시작하며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대통령은 하필 내 가장 중요한 원칙을 건드렸다. 치료비가 많든 적든 혹은 없든 상관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아무리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 원칙까지 바꿀 수 없었다. “알겠어요. 예약을 받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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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는 매주 목요일 밤 대통령의 서재에서 주기적으로 대통령의 건강을 살폈다. 나는 간호사 복장을 하고 감 박사와 동행했다. 조성희. 낯선 명찰을 달았다. 벌써 손을 써놓았는지 출입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서재는 지극히 사사로운 대통령의 공간이었다. 현관과 창문 곳곳에는 경호원들이 배치돼 있지만,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에서는 공적 업무를 보지 않았다.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풍문이 공공연하게 퍼진 퍼스트레이디도 이곳으로 들어오려면 대통령의 허락을 얻어야 했다.

시집 몇 권을 제외하곤 과학 관련 서적과 저널이 대부분이었다. 왼쪽 책장에는 하나 가득 뇌 관련 서적이 정리돼 있었다. 발병 후 따로 모아 검토한 듯 군데군데 포스트잇이 책갈피처럼 꽂혔다. 명사들의 서재에서 흔히 보는 세계문학전집이나 수필집 등은 단 한 권도 없었다. 탁상용 달력이나 액자 혹은 못난이 인형 등도 찾기 어려웠다.

결벽증 환자가 따로 없군. 너무 단정해. 밥맛이야! 냉기가 흘렀다. 대통령은 아직 집무실에서 서재로 오지 않은 듯했다. 시집들이 꽂혀 있는 책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고은, 신경림, 서정주, 김춘수 등 낯익은 시인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감석경 박사와 환경운동단체에 몸담았다. 이 낡은 시집들도 추측하건대 그 시절 탐독한 것이 아닐까. ‘김지하 시선집’을 뽑아들자 덜컹 소리와 함께 책장이 통째로 반원을 그리며 튀어나왔다. 나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책장 뒤로는 벽 대신 텅 빈 공간이 나타났다. 빛을 등지고, 양손에 프라모델(플라스틱 모델)을 움켜쥔 채 대통령이 백 미터 달리기를 하듯 곧장 나아와서 나를 덮쳤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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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감 박사의 응급조치를 받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내 이마에도 작은 생채기가 생겼다. 이 정도는 약과다! 미술치료를 하다 보면 머리카락을 뽑히기도 하고 팔을 꺾이기도 한다. 그래도, 아프긴 아프다. 감 박사를 따라서 책장 뒤 밀실로 들어섰다.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사방 벽을 따라 놓인 삼층 진열대엔 태권 V 로봇이 가득했다.

방 한가운데엔 만들다가 중단한 거대한 괴물 로봇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머리가 일곱 개, 팔이 다섯 개, 다리는 부러진 놈까지 열 개가 넘었다. 가슴에 붙은 V는 발바닥에 낫처럼 박혀 있기도 하고 목에 감겨 있기도 했다.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이에요? 저 괴물은 또 뭔가요?” 감 박사는 대답 대신 출입문 옆에 두 주먹을 머리 위로 뻗은 로봇의 눈에서 작은 칩을 꺼내 벽에 비추었다. 괴물 로봇을 만드는 대통령의 모습이 녹화된 동영상이다.

우선 여기저기 흩어진 프라모델들이 눈에 띈다. 다리와 엉덩이까지만 만든 놈, 어깨와 머리만 만든 놈, 팔에 다리만 이어붙인 놈, 발바닥에 머리를 늘어뜨린 놈. 저렇듯 만들다가 실패한 프라모델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두거나 아니면 해체해 다시 조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보통이다.

실패의 흔적들을 이렇듯 많이 나열해놓고 그 속에서 또다시 프라모델을 만드는 일은 흔치 않다. 대통령은 또다시 조립하던 프라모델을 왼편으로 던져둔다. 이놈은 더 흉측하다. 양손을 이어 붙인 다음 손목에 머리통을 하나씩 매단다. 다리와 엉덩이까지 만든 놈을 여기에 붙여보려 한다. 비록 상체는 없지만 정확히 균형만 잡아서 붙인다면 머리 둘 달린 창의적인 로봇이 될 법도 하다.

그런데 대통령은 두 다리를 끝까지 찢은 다음 머리 둘을 무릎에 각각 매단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미완성작들을 하나하나 엮어 붙인다. 손길이 빨라진다. 얼굴은 더 험악해지고 짜증까지 배어난다. 만들면 만들수록 그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건 아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만든다. 끝없이 자신이 원하는 로봇을 찾아서. 나를 잊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척척 해내던 일을 더 이상 못할 때 그 충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는 지금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만들 수 있는 로봇을 조립도 못하고 쩔쩔맨다. 자신의 삶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리라. 나는 누구인가. 로봇 하나 조립하지 못하는 나는, 아, 나는 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괴물로 바뀐 것이 아닐까. 끝내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침잠한다. 지금 그는 운다. 슬픔에 잠겨 있다. 그 슬픔을 다독거려주고 싶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두 손과 두 발, 머리와 몸통이 따로따로 떠오르기는 하는데 그것들이 하나로 잘 합쳐지지 않는 듯하다. 연결은 되지만 그 사이에 미세한 틈이 보이고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다른 것을 우겨넣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보면 틈 사이에 팔이 있고 다리가 있고, 어느 것이 틈이고 어느 것이 처음 몸체인지도 헷갈리고……. 대통령이 갑자기 고개를 돌린다. 조립하던 프라모델을 양손에 든 채 벌떡 일어선다.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하다. 그리고 달린다.

밀실을 뛰쳐나와서 나 태은해를 덮치기 0.5초 전의 모습이다.

200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어수현
  • 김탁환 교수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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